[자유언론실천선언 50년㉕] 자유언론의 길 ‘우리대장 천관우’
2024년 11월 22일 11시 00분
미국의 극우 정파방송 폭스 뉴스는 2008년 미국 대선때부터 수 년동안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이슬람 교도인양 방송했습니다.
이슬람 극단주의자로 낙인 찍어 공화당의 정파적 이익에 봉사하기 위한 의도였습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이 우리나라와 비슷한 국가의료보험체제를 도입하려 하자 공산주의자,사회주의자라고 몰아부쳤습니다.
빨갱이의 낙인을 찍어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을 좌초시키기 위해서였습니다.
언론이 정부나 정당의 정책을 합리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별다른 증거 없이 특정 단체나 정당,인물등을 '종북 좌파로 모는것은 언론의 금도를 넘어서는 정치적 선전 선동술입니다.
최근 이른바 '이석기 녹취록' 파문으로 불거진 한국 사회의 비이성적 종북 몰이를 뉴스타파가 보도합니다.
2001년 9.11 테러는 미국인들에게 큰 상처였습니다. 테러에 대한 공포는 이슬람에 대한 혐오로 이어졌습니다. 반 이슬람 분위기가 확산됐습니다.
오바마가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폭스방송은 이런 반 이슬람 정서를 이용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을 이슬람 신자라고 낙인 찍어 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확대 재생산하려 했습니다.
"오바마는 이슬람 교도로 길러졌다는 뉴스가 나왔지요"
"오바마가 모스크 건립을 찬성합니다. 많은 미국인들이 그가 이슬람 교도라고 믿는데 이런 그의 행동은 그가 믿는 종교를 보호한다는 인상을 주는 겁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한 이 후 교회를 안 나갔다고요? 그 동안 몇 주나 지났죠? 맞습니다. 11주가 지났어요. 이제는 미국이 기독교 국가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네요."
폭스등 극우보수적 정파 언론의 영향을 받은 상당수 미국인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이슬람교도라고 믿었습니다.
폭스 방송은 많은 미국인들이 오바마가 이슬람교라고 믿는다는 여론조사가 나오자 이를 다시 방송에 활용했습니다.
루머를 조장해서 그게 여론을 형성하면, 다시 국민 여론이 이렇다며 퍼뜨리는 일종의 선전, 선동술이었습니다.
"국민의 4분의 1이 오바마가 이슬람 교도라고 믿는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는데요. 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보세요?"
"물론 그의 언행때문이죠."
폭스는 또 국가의료보험체제 도입을 추진하던 오바마 대통령을 계급투쟁을 부추기는 사회주의자라고 몰아 부치기도 했습니다.
"대통령의 연설은 공산, 사회주의자 선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정당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는 데에서는 사회주의 냄새가 많이 납니다."
오바마에게 사회주의자라는 이미지를 덧씌워 극우보수 진영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려 하는 시도들은 그 후에도 계속됐습니다. 인터넷에는 오바마 대통령과 마오쩌둥 등 대표적인 공산주의자들을 합성한 사진들이 나돌았습니다.
국가정보원이 흘린 이른바 “이석기 녹취록”.
내란음모혐의를 입증할 증거능력이 있는지 여부와는 별개로 이 녹취록 파문은 우리사회를 다시 매카시즘 선풍으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박석균 / 서울시 불광동]
"거의 통진당 이념을 볼 때 거기에 동조하는 사람은 색깔이 있는 사람들 아닙니까?"
우리나라에 수 만 명의 종북 간첩이 있다는 해묵은 주장도 다시 나왔습니다.
[박찬성 대한민국 어버이연합 고문]
"3만에서 5만 명이 간첩이다 이거야."
여당 국회의원은 이번 사건을 정치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내비쳤습니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
"오늘 이 사건을 계기로 국회에서,아니 대한민국에서 종북 세력을 뿌리 뽑는데…"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이석기 의원 체포 동의안 표결 때 기권했거나 무효표를 던진 의원들을 종북이라고 주장했고, 홍지만 새누리당 원내 대변인은 민주당이 종북 좌파 이석기 의원 탄생의 숙주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홍지만 새누리당 원내대변인]
"민주당이 국회의원 이석기 의원의 탄생에 숙주 역할을 했다."
종편 채널인 TV조선은 문재인 전 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이석기 의원과의 인연을 강조했습니다.
"문재인 의원은 민혁당 사건으로 형을 살았던 이석기 의원이 광복절 특사로 2번이나 혜택을 봤을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습니다. 어제는 이 의원에 대한 체포 동의안 처리를 가능하게 하는 회기 결정 표결 때 기권했습니다. 무슨 인연이라도 있는 걸까요?"
보수신문들도 이른바 이석기 녹취록 정국, 종북몰이 정국 조성에 앞장섰습니다. 트위터 등에서도 이석기 의원과 문재인 의원, 또는 민주당을 연관시키는 주장들이 난무했습니다.
녹취록 파문이 불거진 8월 28,9일에는 특히 '종북'이라는 단어가 폭증했습니다.
남북이 대치한 상황에서 “종북”이란 딱지는 정치, 사회적 사형선고와 다를 바 없습니다. 그러나 정확히 무엇이 종북인지, 누가 종북인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박기령 / 서울시 연희동]
(종북 세력의 존재에 대해 무섭다는 생각도 드셨나요?)
"네. 그렇고 진짜 지하 조직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이다원 / 서울시 신대방동]
"'이런 사람도 진짜 있긴 있었구나' 이런 생각하고..."
(또 누가 종북세력이라고 생각하세요?)
"저는 잘 몰라요."
2008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폭스 방송이 오바마 당시 상원의원을 이슬람 극단주의자로 낙인 찍으려 했을 때 CNN은 폭스 등의 보도는 확인된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오바마가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에 살았을 때는 불과 여섯살이었다는 점도 상기시켰습니다.
"그때 오바마 상원의원의 나이는 여섯살이었습니다. 그는 기독교인이고 지금은 시카고 교회에 다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CNN은 그러면서 확인되지 않는 루머가 인터넷과 언론 보도를 넘나들며 대중에겐 점차 사실로 인식되는 상황을 개탄했습니다.
"불행히도 이런 현상은 잘못된 뉴스의 먹이사슬에서 비롯됩니다. 확인되지 않는 정보를 인터넷이나 중소 매체에 흘리고 이를 거대 언론사들이 받아쓰면서 점차 거짓 루머가 사실로 인식되어 버리는거죠."
우리는 과거 독재정권이 추한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민주화 세력을 좌경용공으로 몰아 극도의 탄압을 자행했던 아픈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무분별한 종북 몰이는 과거 유신과 5공 독재 시절의 악몽을 되살리게 하고 있습니다.
뉴스타파 최경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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