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전문선박 있어야 '제2 세월호' 막는다

2014년 07월 08일 20시 08분

제2의 세월호 참사를 막기 위해서는 구조전문 잠수지원선(DSV)를 하루 빨리 확보하고 전문인력을 양성해야 한다고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심해잠수 전문가가 지적했다.

DSV(Diving Support Vessel)는 잠수지원선박을 뜻하는 용어로 감압챔버와 표면공급식 잠수장비, 심해용 유압장비, 다이빙벨, 크레인 등 각종 잠수 장비를 장착해 잠수사들의 작업에 최적화된 선박을 말한다.

미국 LA에 거주하는 심해잠수 전문가 석부천 씨는 세월호 사고 초기의 현장 방송화면에서 구조용 DSV를 한 척도 찾아볼 수 없었다면서 DSV 없이 잠수 작업을 통해 물 속에 가라앉은 선체 내부의 실종자를 구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석 씨는 수영선수 출신으로 스쿠버 잠수를 배운 뒤 한국의 잠수 관련 단체에서 5년 동안 잠수 강사를 하다가 미국으로 건너가 권위있는 잠수학교로 손꼽히는 ‘College of oceaneering’에서 교육받았다. 석 씨는 졸업 후 세계적인 심해건설 및 구난업체인 미국의 ‘칼 다이브(Cal Dive International)’에서 2년 동안 심해잠수사로 근무했다.

석 씨는 세월호 선체의 유리창을 잠수사들이 해머로 깼다는 소식을 듣고는 어이가 없었다면서 유리창 제거를 위해서는 당연히 수중 유압장비를 활용해야 했고, 이런 장비를 완벽하게 갖춘 잠수지원선이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소방관이 화재현장에서 불을 진압하기 위해서는 소방차가 반드시 있어야 하듯이 잠수사도 수중 구조작업을 하기 위해서 DSV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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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전세계 어디에도 잠수 관련 민간업체 가운데 구조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는 없다면서 정부가 구조장비와 전문인력을 갖춰 구조능력을 보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세월호 참사 이후 구조 책임 기관인 해경은 잠수지원선이 없어서 각종 잠수장비가 장착된 언딘의 바지선을 사용했으며, 표면공급식 잠수장비도 언딘 것을 빌려 사용했다. 해경 특수구조단은 공기통 잠수방식을 사용하는 스쿠버 잠수사로만 구성돼 있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언딘의 바지선도 구조가 아닌 인양에 최적화된 선박이어서 감압챔버에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이 2명에 불과하고 자체 동력이 없는 바지선이어서 기동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사고해역에 언딘의 바지선이 완전히 정박한 것은 사고 후 일주일이나 지난 시점인 4월 23일이었다.

석 씨는 해군이 보유한 청해진함과 통영함도 DSV의 하나지만 청해진함은 잠수함 구난이 주목적이고 통영함도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DSV여서 인명구조에 최적화된 DSV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또 DSV가 반드시 통영함처럼 클 필요는 없다면서 크기는 작더라도 기동성 있는 DSV가 동해와 남해, 서해에 최소한 1대씩은 있어야 세월호와 같은 해양사고가 났을 때 인명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해양구조당국은 이런 DSV를 운용할 수 있는 전문인력과 잠수전문가를 시급히 양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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