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회] 강정특집 2탄_강정의 운명은?

2012년 03월 10일 07시 06분

기자

시공업체가 구럼비 발파 신청을 한 이후로 공사현장의 대치상황은 이른 아침부터 시작됐습니다.

“육지에서 온 경찰들이 지금 불법적인 구럼비 폭파를 위해서 지금 이렇게까지 불법 폭력적인 만행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여지없이 항의하는 사람들은 범법자가 되고 현장에서 즉시 체포됩니다.

[강정마을 주민] “지금 강정 주민들을 파리똥 만큼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지금 말이야. 그걸 알아야 해요. 파리 새끼 하나 지나가는 거나 마찬가지야. 주민을 인간으로 취급을 안 하니까 인간으로 취급을 안 해.”

불상사가 예견되자 도지사를 비롯한 제주도 내 정치권이 뒤늦게 나섰습니다.

[우근민 제주 특별자치도지사] “구럼비 발파를 비롯한 공사 진행을 즉각 일시 보류하고 그 동안 축적된 자료 등에 근거하여 제주도와 해군이 함께 공증한 검증에 나서 주실 것을.”

지난 주말 발파 신청이 접수된 후 이들이 부랴부랴 움직인 결과는 검증을 위한 일시적 공사보류 요청이 전부였습니다. 다분히 미봉책이었습니다.

[우근민 제주 특별자치도지사]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럼비 암반을 발파하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잘 코치... 코치 하자고.”

우근민 지사는 당장 발등에 불이 된 발파 문제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한 채 회견장을 떠났습니다. 뉴스타파 취재팀은 서귀포 경찰서에서 그를 만났습니다.

[우근민 제주 특별자치도지사] (약속은 하고 오셔서 말씀을 하신 건가요? 면담을, 서장하고?) “아니요. 약속은 안 하고 내가 기자회견 하고 그냥 왔어요. 나 하고 도의 의장하고.” (근데 결국 못 만나신 거잖아요.) “아 지금 무슨 과장인지 알아?” “경북과장..” “전북과장하고 경북과장. 그런데 전화는 통화했어요. 서장이. 다른 곳을 일보고 있는데 내가 전화 했어요. 전화통화 했어요.”

(지금 지사님 입장은 어떤 건가요? 발파 승인도 있고 그런데요.) “근데 업무 자체는 경찰서장이 업무.. 네. 경찰서장 업무니까 신청이 들어왔고 앞으로 어떤 절차를 밟느냐, 그런 것 확인하고.” (해경이나 해군, 경찰들의 강정 주민들에 대한 공권력 남용이 이게 굉장히 심각하잖아요. 이 부분에 대한 우려를 도지사님께서 말씀을 하신다면요?) “그런데 나는 분명히 얘기를 합니다. 법을 지키고 불법으로 하지 않고 이렇게 해나가는 게 좋고.”

“허가는(?) 자제를 해야죠.”

우 지사의 경찰 방문이 아무런 성과도 없이 끝난 후 해군의 삼엄한 경비를 뚫고 발파 강행을 몸으로 막기 위해 활동가들이 구럼비로 향했습니다.

(구럼비 가세요? 왜요?) “구럼비는 지금 막 발파작업이 20분 전에 시작됐대요. 그래서 빨리 가서 발파작업을 막아야 될 것 같애요. 지금 막으려고요.” (근데 직접 어떻게 막습니까. 발파가 진행됐는데.) “일단 사람이 근처에 있으면 발파를 중단해야 되니까 법적으로요. 가서 깃발 흔들고 근처에 갈 수 있는 만큼 가까이 가려고요.”

바다 쪽에서 구럼비를 향해 보트가 다가가자 이내 해경의 고속정이 잽싸게 다가옵니다.

“위험합니다!”

“잡는 사유가 뭔가요?”

(지금 왜 잡고 있습니까? 왜 잡고 있는지 물어보잖아요.)

뉴스타파 팀이 취재 중이라고 밝혔지만 막무가내로 보트를 밧줄로 묶고 끌어내 포구 쪽으로 격리시킵니다. 심지어 활동가들이 탄 카약은 해경 보트에 부딪히며 뒤집혔습니다.

바다 한켠에서는 해군 함정을 이용해 발파용 화약이 공사현장으로 반입됩니다. 당초 경찰에 신고한 육상경로를 이용하지 않아 화약류 단속법 위반에 해당됩니다.

[홍희덕 통합진보당 의원] “배로 갖고 왔다. 불법 아니냐? 불법에 대해서 어떻게 책임질 거냐? 그랬더니 단장 말고 기술을 담당하고 있는 실장이라고 대령이 있는데 불법이라면 자기가 책임지겠다.” 야당 정치인들도 강정 마을을 찾아 발파 강행에 대해 거세게 항의했지만 경찰은 막무가내였고 공사현장의 접근도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지난 연말 국회에서 올해 국방부가 요청했던 예산이 대부분 삭감됐고 이것은 당연히 총선 이후 해군기지 사업에 전면 재검토와 백지화를 예고하고 있는 것입니다.”

[정동영 민주통합당 의원] “반드시 책임 추궁 할 것입니다. 무슨 권한으로 이렇게 선량한 시민들 기본적인 권리 억압하고 탄압하는지.”

주민 수에 버금가는 경찰 13중대가 배치된 강정마을. 주민들에겐 별다른 수단이 없어 보였습니다.

400년 넘게 오순도순 살아온 삶의 터전에서 지난 5년 동안 막강한 국가 공권력에 맞서 외롭고 줄기차게 싸움을 해온 강정마을 사람들.

[강동균 강정마을 회장] “내일 정도 버티게 되면 또 뭔가 정치권에서도 있지 않겠습니까? 한 번 믿어도 보고 이 삼 일 한번 힘을 내봅시다.”

“파이팅”

계속 싸우겠다는 강정마을 사람들. 이들은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고병현 강정마을 주민]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어디 주민들을 이렇게 못살게 하고 당신도 우리 국민들이 아니면 어떻게 대통령이 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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