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의 밀알, 한 해고노동자의 7.30 도전기

2014년 08월 01일 01시 24분

야권의 참패로 끝난 7.30 재보궐 선거에 눈여겨 볼만한 후보가 한 명 있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으로 정리 해고자들의 복직을 위해 싸워온 무소속의 김득중 후보. 결과는 득표율 5.6%로 낙선이었다.

김 후보는 지난 5년 동안 정치권이 쌍용차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만 했을 뿐 아무 것도 해결해주지 않았다며, 직접 해결하기 위해 여의도 국회에 도전장을 냈다.

또 쌍용차 사태 뿐 아니라 사회적 타살 앞에서 침묵하는 여당과 제대로 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 야당에 대한 불신도 김 후보가 출마를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선거 운동이 시작되자 많은 시민들은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선거 자금 1억 5천만 원도 1500명 시민들의 십시일반으로 마련했다.

“다각적인 시각으로 정치도 참여해야한다고 생각하고 노동자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부분도 정치에 녹아나야하기 때문에…” [평택시민 / 비전동]

“노동자도 정치에 참여해야지 자기들이 정당한 권리를 가질 수 있는 거고 노동자가 잘 살아야지 회장이 노동자가 있어야 회장이 있는 거지. 해고를 당한사람이 노동자의 아픔을 알잖아요. 그런걸 위해서라면 해고노동자도 나올 수 있는 거죠. 좋아요. 그렇잖아요. 눈물 젖은 빵을 안먹은 사람은 그 심정을 모른다고.” [평택시민 / 구문동]

그러나 중앙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다른 후보들을 따라잡기엔 역부족이었다. 같은 지역에 출마한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후보들은 당 대표들의 지원유세를 비롯해 수많은 언론들의 관심을 받고 있었다.

“사실 언론이 그렇잖아요. 끝발있는 데는 다 거기로 가잖아요. 양당 정치에서 노동자 후보가 당선되길 원하는 데는 없죠. 그런 의미에서 철저히 외면하려고 하고 그런 거예요. 이미 알고 시작했기 때문에 그것이 부럽다든가 서럽다든가 그렇진 않아요”

선거 운동 중에 김 후보는 무려 5년만에 처음으로 자신이 일하고 내쫓겼던 쌍용차 공장 내부를 방문할 수 있었다. 국회의원 후보 자격이었기에 가능했다.

“그 순간 국회의원 후보라는 건 잊고 갔다. 옛 동료를 만나는 다른 공간이 아니라 내가 일했던 그 공간에서 만난다는 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뻤다. 다들 놀랐다. 제가 그런 것처럼 공장에 있는 분들도 같은 느낌을 받았다. 반갑게 얘기했고 빨리 와서 일해야 하는 거 아니냐 스스럼 없이 얘기해주고 포옹해주고 그런 게 많았다.”

선거운동을 마치고 이창근 선거본부 홍보팀장은 “이번 선거를 계기로 수많은 문제 해결을 위해 지금처럼 당당하게 나설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이번 선거를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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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득중 후보는 “선거 운동을 하면서 자신의 얘기를 하기 부끄러울 정도로 힘들게 사시는 분이 많은 걸 느꼈고 본인들의 얘기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며 오히려 자신보다 고통스런 삶을 사는 이 시대 약자들의 이야기를 다 듣지 못해 안타까왔다고 소회를 털어 놓았다.

김득중이 얻은 득표율 5.6%, 그가 바라는 현실을 앞당기는데 한 톨 밀알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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