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법관 기피 신청은 불법 기소 자백이다
2024년 11월 22일 11시 02분
김종익씨를 비롯한 민간인을 불법 사찰했던 공직윤리지원관실 소속 장진수 주무관. 그는 사찰관련 컴퓨터 하드디스크 자료를 삭제하고 증거를 인멸했다는 혐의로 지금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그는 뉴스타파를 만나 자신의 자료파기 행위가 청와대의 직접적인 지시에 의한 것이라고 털어놓았습니다.
[장진수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 “그게 7월 7일입니다. 압수수색이 들어오기 이틀 전이었고 7월 7일 오전에 제가 진경락 과장님한테 전화를 받았습니다. 진경락 과장님이 저한테 전화를 하셔서 청와대 최종석 행정관한테 전화를 해봐라, 그거였습니다. 그래서 바로 끊고 전화를 최종석 행정관한테 제가 했죠. 그랬더니 긴히 할 얘기가 있으니 청와대로 올라와라, 그런 말씀이셨고. 그래서 제가 청와대로 이제 바로 올라가죠. 연풍문 앞으로.. 자전거를 타고..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지금 1팀원들 컴퓨터하고 진경락 과장님의 컴퓨터를 완전히 물리적으로 파기하라, 그거였거든요. 물리적으로 파기하라, 소프트웨어적인 것으로는 검찰에 가면 다 복원된다. 100프로 복원되고. 어림없다. 그걸로는 물리적으로 다 파기하라, 이런 얘기였고. 망치로ㅗ 부셔도 좋고 한강물에 갔다가 버리면 더 좋은데 뭐 이런 얘기였죠. 이것은 오전이고요. 오전 11시에 있었던 지시고. 지시내용이 그랬던 거고, 그때 바로 이루어진 건 아니고요. 제가 업체 검색하고 사무실에 한참을 있었어요. 한참 앉아 있었는데 오후 2시 40~50분경에 최종석 행정관님이 저한테 다시 전화가 왔어요. 다시 청와대로 올라와라. 빨리 올라오라고 그래서 너무 늦게 아직도 못해서 한소리 듣겠구나. 그렇게 생각했어요. 가니까 전화기를 한 대 주시더라고요. 전화기를.” (이른바 대포폰?) “그게 대포폰인데. 그때 분명히 말씀하셨거든요. 이게 이영호 비서관이 오전까지 쓰던 건데 아마 몇 통화한 것도 있을 텐데. 어쨌든 이 전화기를 들고 가라, 그랬어요. 이 전화기 안에 전화번호가 한 개 저장되어 있는데 이걸로 수시로 보고를 하면서 일을 해라. 저는 제가 늦게 해서 이걸 안 하고 있으니까 전화기까지 주면서 수시로 보고를 하라고 하면서 빨리 하라는 의미로 알아들었죠.” (대포폰에 들어있는 전화번호 주인공은 누구였습니까?) “그것도 대포폰이었던 걸로 지금 나와요. 검찰조사에 가니까 그것도 다 대포폰이었던 거로 나오고 끝번호는 제가 받았던 번호는 9111. 그 안에 저장된 끝번호는.. 제가 중간 번호는 못 외웁니다. 지금. 중간 번호는 5008이더라고요.” (통화하셨어요? 이걸로?) “예. 그렇게 계속 통화를 하면서/” (누구하고 통화하셨어요?) “최종석 행정관이죠. 그거로 전화를 하면 최종석 행정관이 받는 거예요. 그래서 계속 통화를 하면서 갔죠. (하드디스크 삭제하기 위해) 수원을 다녀오게 됐죠.”
장씨를 만나 컴퓨터 하드디스크 완전 파기를 지시했던 최종석 행정관은 과연 누구일까. 최종석 행정관은 이명박 정부에서 실세 그룹으로 불리는 영포라인의 핵심인 이영호 청와대 고용노사 비서관의 직속 부하입니다.
장씨는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사실상 이영호 청와대 고용노사 비서관의 관할이라며 몇 가지 사실을 밝혔습니다.
[장진수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 "제가 처음 인수인계 받은 거 중에 하나가 활동비를 드리는 건데요. 이영호 비서관은 2백. 그 밑에 국장님 한 분 계시거든요. 그 분은 오십. 최종석 행정관은 삼십. 그렇게 진과장님한테 드리면 진과장님이 알아서 갖다 드린다. 그러니까 그렇게 해라. 그렇게 해서 발령받고 바로 8월초니까. 제가 바로 그 일부터 했던 거 같아요. 운전은 제가 평소에도 계속 이영호 비서관이 어디로 나가실 때 차를 대라 그러면 제가 그대로 그랬죠. 예, 제가 처음 발령받았을 때 전임자가 저한테 인수인계할 때 그 부분을 당부를 하셨거든요. 알려주셨거든요. 이비(이영호 비서관)는 성격이 좀 급한 면이 있다. 있어서 자기가 좀 늦게 가서 혼난 적이 있다. 그리고 차가 막혀도 빨리빨리 잘 가야 된다. 목적지까지. 이비(이영호 비서관)라고해요. 저도 그때 이비라는 거 처음 들었어요. 이영호 비서관을 뜻한다 하더라고요. 이비가 뭐냐고 저도 물었죠. 이비가 뭐냐고 물으니까. 아.. 이영호 비서관.“
통상적인 보완조치로 알고 지시를 따랐을 뿐이라는 장씨. 그런데 민간인 불법사찰이 사회 문제로 커진 후 장씨는 증거인멸 죄로 검찰에 의해 기소되어 1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게 됩니다.
그대로 형이 확정된다면 더 이상 공무원 생활을 못할 위기에 처한 장씨는 자신에게 직접 파기 지시를 내렸던 최종석 청와대 행정관을 만나 재판정에서 사실을 털어놓고 정상참작을 받겠다는 입장을 밝힙니다.
[장진수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 “제가 이렇게 앉아 있었죠. 최행정관이 여기에 있었고.”
@ 최종석-장신수 대화 녹취
장진수 : 제가 뭐 이대로 가다가는 아무 정상참작도 될 것도 없고 공무원도 그만둬야 하는데 저는 진짜 검찰에서 문제 안 삼기로 다 약속돼 있다고 해서 한 건데... 최종석 : 그래 그래 뭐 나도 힘이 들고 매한가지 직을 걸고 한 사람이었고, 어차피 여기서 관련된 당사자 중의 한 사람이니까. 겨우 틀어막고 있는데. 결론은 뻔한 거 아냐. 전면 재수사 불가피 하고 여태까지 검찰수사 한 거 전부 다 그냥 못 넘어갈테고...그러면 이제 문제는 여기에 관련됐던 모든 사람들이 이제 다수사선상에 다시 오르고 재수사 해야 될 거라고. 그럼 우리 민정수석실도 자유롭지 못할테고 우리 총리실 다 자유롭지 못할테고... 장진수 : 제가 그걸 뭐 그렇다고 제가 안아가라는 말씀은 그거는 저는 납득이 안 됩니다. 최종석 : 검찰 구형을 벌금형 정도로 낮춰주면 어떻나? 원하는 게 뭐야. 자네가 어떤 입장인지 알지만 나로서는 보호해야 할 사람이 자네뿐만 아니라 이인규, 원충연, 김충곤, 진경락 다 있단 말야. 내가 어떤 형태로든 방법 찾아오면, 그러면 자네가 내 얘길 들어줄 텐가? 장진수 : 네. 방법을 한번 찾아보시면 뭐. 최종석 : 내가 공인모무사 해가지고 평생 먹고 살 테니까. 자네 평생 내가 책임져 줄 테니까. 내가 그 정도 능력은 돼. 누구 도움 안 받더라도. 그럼 되겠나. 극단적인 얘길 하지 말고. 나도 패를 까야 될 거 아냐. 그리고 캐쉬를 달라고 그러면 이거 못 믿겠다, 평생 못 믿겠다, 이러면. 캐쉬라고 달라 하면 내가 그것도 방법 찾아줄게. 그럼 내가 지난번에 얘기했던 거 자네한테 농담처럼 들렸을지 모르겠는데. 현대자동차 기획조정실장급, 지금 부사장인데. 그 사람이 자네를 취업시키기로 했어. 최악의 경우. 나는 이 부분에 대해서 솔직하게 좀자네한테 섭섭해. 자네한테 내가 지금까지 단 한 차례라도, 왜냐하면 다들 자기 목이 걸린 일이기 때문에 나도 당사자고, 단 한 차례라도 자네한테 빈말, 허풍 한 번도 쳐본 적 없어. 장진수 : 저도 믿고 따랐습니다. 믿었습니다. 믿고 따랐는데, 그런데 그게 아닌 것 같단 생각이 드네요.
그러나 장씨가 법원에서 사실을 밝히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자 이영호 비서관측에서는 현금 2천만 원을 건네 입막음을 하려 했다고 폭로했습니다.
[장진수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 “2심이 끝나고 2천만 원을 저한테 진경락 과장님이 들고 왔죠. 차를 타고 왔죠. 제가 종로구청 앞에 제가 서 있었고 차가 왔어요. 그래서 운전석에서 조수석 쪽으로 창문을 내리고 봉지를 내밀었어요. 그래서 검은 비닐봉지 네 묶음 2천망 원인데 받으라고. 어서 받아가라고 하는 거를 제가 못 받겠다고 그냥 두고 내렸죠. 그러니까 과장님이 좀 언성을 높이셨어요. 이거를 안 받아가면 어떻게 하냐 자기가. 지금 돌아가서 뭐라 그러냐. 이영호 비서관한테 뭐라 하느냐. 그 말씀을 하시는 거죠. 8월 8일 다시 모 인사께서 저를 찾아오셨죠. 아니 제가 찾아갔죠. 전화가 와서 만나자, 그래서 제가 신길동으로 찾아갔고 그분이 그때 2천만 원을 주셨죠. 이영호 비서관이 마련한 거라고 처음에는 그분이 이거 자기가 주는 거라고 그러셨어요. 나중에 두 시간 동안 저희가 술도 먹고 하며서 이거 이영호 비서관이 마련해 주신 거니까 좀 받으라고 그러고."
사건 발생 직후부터 민간인 불법 사찰의 몸통이 청와대라는 세간의 의혹은 장씨의 폭로로 인해 점차 사실로 확인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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