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언론...일방적 줄다리기
2016년 05월 26일 17시 28분
공사에 투입된 대형 운반선이 강풍에 밀리면서 항구에 정박된 어선들을 덮쳤습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어선 두 척이 침몰하고 한 척은 파손됐습니다.
사고를 일으킨 배는 웬만한 고층 건물 크기의 대형 운반선입니다. 바람이 닫는 횡풍압 면적이 넓어서 바람의 영향이 클 수밖에 없는 배를 바람이 세게 부는 날 무리하게 해군기지 공사에 투입했다가 일어난 사고였습니다.
이 운반선을 운반시킨 시공사는 삼성물산이지만 뉴스에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사고를 전하면서 사고 주체도 알려주지 않는 부실한 보도입니다. 시공사 삼성물산이 등장하지 않는 건 KBS뿐만이 아닙니다. 신문, 방송 할 것 없이 또 보수, 진보 매체 가릴 것 없이 죄다 삼성을 숨기고 감췄습니다.
기사를 검색해 보니 중앙 매체 가운데에서는 딱 두 곳이 삼성을 언급했습니다. 조선일보의 인터넷 기사와 뉴시스 기사가 전부였습니다.
언론에 따라서는 고위로 삼성을 봐준 것은 아니라고 항변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KBS의 경우 그런 항변을 하기 어렵습니다. KBS는 사고지역 어민들의 삼성에 대한 불만을 취재하고도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KBS 사고가 일어나 화순항의 어민 대표를 인터뷰했습니다.
북풍이 이렇게 불 때는 접안하지 말고 가만히 있었으면 이상 없는데. 돌풍이 불어서 (이렇게 된 것 같습니다).
강용문 화순어촌계장
들으신 대로 삼성 얘기는 없습니다. 같은 사람을 인터뷰 한 제주방송 뉴스 화면입니다.
저희들 그 선조협의회나 우리 어촌계에서는 좀 용납하기가 좀 힘들 거고. 그런 면에서는 삼성 측에는 철저한 어떤 대책을 마련해줘야 될 겁니다.
강용문 화순어촌계장
어민 대표는 삼성에 대해 일종의 경고를 보냈습니다. 이 어민 대표는 KBS와 인터뷰를 할 때는 삼성에 대해 말하지 않았던 것일까요? 아닙니다. 두 화면에 잡힌 마이크를 보면 KBS와 제주 방송이 동시에 인터뷰를 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 MBC 9시 뉴스 3월 11일
“항구에 정박 중이던 어선들이 침몰하고 파손됐습니다.”
제주 방송 KBS와 함께 어민들을 인터뷰한 MBC는 인터뷰 없이 이 사건을 세 문장만 보도하고 말았습니다. 역시 삼성의 ‘ㅅ’자도 안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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