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사상 첫 직선…“위기 극복 돌파구 마련”

2014년 11월 28일 21시 27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이 설립 이래 처음으로 직선제 임원 선거를 실시한다. 80만여 명의 조합원 중 유권자는 67만여 명 이다. 공직선거를 제외하면 한국 사회에서 가장 큰 규모로 치러지는 선거다. 직선 투표는 내달 3일부터 9일까지 이뤄진다.

직선제는 10년 전부터 논의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선거 비용, 선거인 명부의 신뢰성, 부정선거 시비 등의 우려로 오랫동안 시행되지 못하다가 1년 전부터 준비한 끝에 올해 직선제를 치르게 됐다.

하종강 성공회대 노동대학장은 “임원 선거 결과가 전체 조합원들의 뜻보다 소수 대의원들의 뜻이 관철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전체 조합원의 뜻을 반영하는 후보가 선출될 가능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현장은 직선제 실시에 대체로 긍정적인 분위기다. 김용석 민주노총 청주대지부 조합원은 “현장에선 민주노총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직선제를 통해 임원을 선출하면 아무래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거 같다"고 전했다.

이번 선거에는 위원장, 수석부위원장, 사무총장 등 세 명이 짝을 이뤄 모두 네 팀이 출마했다. 민주노총 여성할당제 규약에 따라 각 팀에는 여성 후보가 한 명씩 포함됐다.

위원장 후보는 정용건, 한상균, 허영구, 전재환(기호 순) 후보다. 후보들은 공통적으로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무게를 뒀다. 후보들은 또 조합원 외에 국민들과의 공감대도 넓혀가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후보들은 현재 민주노총이 위기라고 진단했다. 조합의 낮은 조직률, 일상적인 해고, 비정규직 문제 등 한국의 노동 상황이 열악해지고 있지만 문제해결을 위한 민주노총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내외부에서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노총의 위기를 타개하는 방법으로는 대정부 투쟁에 나서야한다는 게 후보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그러나 투쟁 방식에는 온도차가 있었다. 한상균, 허영구 후보는 내년에 당장 대정부 투쟁에 돌입해야한다는 의견이다. 반면 정용건, 전재환 후보는 1년의 준비기간을 거친 후 2016년부터 대정부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노동계 일각에서는 선거에 각 후보 진영의 구호만 존재할 뿐, 구체적인 비전이 없다는 비판도 제기한다.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장은 “민주노총이 앞으로 비정규직, 정규직 간에 임금격차를 어떻게 줄여나갈 수 있는지, 연대는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 문제 해결을 위해 민주노총 정규직 노동자가 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현재 후보들을 보면 “어떤 방식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건지 뚜렷하지 않은 한계가 있다”며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노 소장은 밝혔다.

이번 직선제로 민주노총이 노동 운동의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뉴스타파는 노동 전문가들에게 민주노총의 첫 직선제를 바라보는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아래 동영상은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장과 하종강 성공회대 노동대학장의 인터뷰 영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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