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합리화 ‘목불인견’
2015년 02월 05일 23시 43분
이명박 전 대통령이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에서 주장한 해외 자원투자 회수율 114.8%!
과연 진실일까?
공교롭게도 이 수치는 지난 1월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국회에서 주장한 바로 그 수치에 다름 아니다.
투자 회수율은 외부 기술평가 기관과 회계법인이 참여해 실적과 전망을 토대로 엄정하게 계산돼야 하고, 그 근거를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침에 의해 1주일여 만에 급조됐다. 야당의 거듭된 요구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근거를 명확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회계 전문가들은 볼레오, 하베스트, 암바토니 등 개별 사업에서 스스로 선정한 외부 평가 기관의 실적 전망까지도 무시하고 희망 섞인 전망 만을 기초했기 때문에 회계상 의미없는 수치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 전 대통령 측이 이 수치를 거듭 언급하고 있는 것은 부실 자원 외교로 투자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사실을 덮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
실제 회고록에는 1조 3천억 원의 천문학적인 손실을 초래한 석유공사의 하베스트 날 투자와 같은 엉터리 해외 자원 투자에 대한 반성과 성찰은 찾아볼 수조차 없다. 이미 감사원은 강영원 전 석유공사 사장을 검찰에 고발했고, 당시 투자 자문사였던 메릴린치 한국지사에 대한 의혹도 커지고 있다. 더구나 자문사의 대표는 당시 김백준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아들이었다.
하지만 이 전대통령은 퇴임한 지 2년도 안된 상황에서 자원 외교를 평가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우물가에서 숭늉을 찾는 격이라며 국회 국정조사마저 무력화시키려 하고 있다.
그러면서 UAE 원전 수주 과정이 전적으로 자신의 노력으로 이뤄졌고, 수주 과정에서 떠안은 무상 물류 비축기지 제공 등 우리가 부담해야 할 비용을 UAE 측이 우리에게 준 선물로 둔갑시키는 등 자화자찬으로 일관했다.
참여연대와 민변 등 시민 사회 단체와 MB 자원외교 진상규명 국민모임은 이 전 대통령의 사저를 항의 방문해 더 이상 회고록 뒤에 숨지 말고 떳떳하다면 국정조사 청문회에 자진 출석해 진실 규명에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결국 이 전대통령의 회고록은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천문학적인 혈세가 낭비된 자원 외교의 진상 규명을 원하는 국민적 요구를 더욱 확산시키는 부메랑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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