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을 위한 행진곡’과 국론 분열
2014년 04월 11일 22시 30분
나는 가수 요조입니다. 1981년에 태어난 내가 이 노래를 부른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의아해했습니다. ‘용기 있다’ 말하는 이도 있었죠. 노래를 부르는 일에 왜 ‘용기’가 필요할까요?
이 노래는 82년 봄, 광주에서 태어났습니다. 정식 음반으로 발표되지도 않았고, TV나 라디오에 나오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참 많은 사람들이 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민주화를 원하는 사람들, 사람답게 살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서로에게 전하며 알려졌지요. 그리고 노래는 아직까지 살아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이 노래가 태어난 5월의 광주에서도 맘 놓고 부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어떤 이는 ‘북한을 찬양하는 노래가 아니냐’ 따져 묻고, 어떤 이는 노래를 만든 사람의 행적을 문제 삼습니다.
노랫말을 쓴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노래 안에 기쁨과 슬픔과 희망이 아로 새겨져 있다고 했습니다. 노래를 부르지 못하게 하는 것은 기쁨과 슬픔과 희망을 앗아가는 걸 뜻한다고요.
그래서 나는 오늘도 이 노래를 부릅니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먼저 떠난 사람들을 위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릅니다.
글 구성 : 김근라 내레이션 : 요조 연출 : 박정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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