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부소방서 소속 노석훈 소방장은 지난 8월 사고를 당해 왼손 팔목을 잃었다. 전신주에 붙어있는 말벌을 제거해달라는 신고를 받고 작업하던 중 2만 2천 볼트의 고압선에 감전돼 사고를 당한 것이다. 생명을 건진 것이 다행일 만큼 큰 사고였지만 노 소방장은 그 누구를 원망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왜 그 작업을 내가 했을까, 그런 후회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내가 아니면 다른 동료가 올라갔을테고 더 나쁜 결과가 발생했을 수도 있지 않습니까? - 노석훈 소방장
이런 그에게 대한민국은 어떻게 응답하고 있을까? 노 소방장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지난 3개월 간 자비로 부담한 치료비가 2천만 원을 훌쩍 넘었다. 절단된 팔목을 대신할 의수 비용 역시 공무원연금공단든 5백만 원만 지원한다. 5백만 원으로 선택할 수 있는 의수는 손의 모양을 재현해놓은 미관용 의수 뿐이다. 노 소방장의 아내 이민정 씨는 정교하지는 않더라도 손가락을 움직일 수 있는 3천 8백만원 짜리 의수를 선택했다. 공단으로부터 5백만 원을 되돌려 받아도 3천3백만 원을 개인이 부담하는 것이다.
지난 3년 간 부상을 당한 120명의 소방관 중 공상 처리된 소방관은 단 21명에 불과하다. 심지어 화재 진압 중 화상을 당해도 본인이 치료비를 부담해야 할 정도로 소방관들의 처우는 열악하다. 위험을 무릅쓰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헌신하면서도 정작 그 업무로 인해 그들의 생명이 위협 받았을 때, 국가로부터 버림받고 있는 대한민국 소방관들의 현실을 뉴스타파 <목격자들>이 취재했다.
방송 : 2015년 11월 21일 토요일 밤 11시 시민방송 RTV 다시보기 : newstapa.org/wit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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