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회] 변상욱칼럼_대선을 앞둔 마지막 꼼수

2012년 06월 30일 06시 11분

인천공항 지분 내각 문제가 다시 불이 붙었습니다. 왜 이렇게 팔아치우려고 하는 것일까. 나름 사정이 있겠죠. 간단히 얘기하면 국가 재정은 점점 나빠지는데 부유층을 위주로 해서 세금은 깎아줬습니다. 세금 세입이 줄어들었으니까 세외 수입이라도 늘어야 됩니다. 그래서 2012년에 세외 수입은 전년도 대비로 16%나 높게 잡혀 있습니다. 이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건가. 가장 간단한 방법은 갖고 있는 재산을 파는 겁니다. 그게 바로 공기업 민영화, 공기업 지분 매각입니다. 기업은행, 산업은행, 인천공항 등등 계획된 잘 판다면 한 2조3천억 원 정도가 들어오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 계산도 엉터리라는 것입니다. 얼마 전에 국회 예산정책처가 정부의 예산 결산을 분석한 자료를 보면은 정부의 공기업 매각대금 자체가 과다하게 책정돼 있다는 거죠.

예를 들면은 기업은행 같은 경우 2011년에 주식 매각 대금은 7천3백억 원 정도 됐습니다. 그런데 2012년에는 무려 42.1%나 높게 잡아서 1조2백30억 원으로 돼 있습니다. 유럽 금융위기 때문에 세계 금융시장이 난리가 났는데 어디 가서 우리 주식을 그렇게 비싸게 팔아올 수가 있겠습니까? 불가능합니다.

산업은행 같은 경우는 지분을 어떻게 팔아야 될지 방법조차도 논의된 게 없습니다. 그러니 올해 안에 팔기는 어려운 거죠. 그런데 2012년 예산에는 떡하니 잡혀 있습니다. 결국 이런 문제 때문에 인천공항 주식이래도 빨리 팔아야 할 안타까운 상황에 놓여있는 것이죠.

그런데 재정이 나쁘면 나쁜 대로 내보이면 되는 것이지, 어떻게든 아까운 재산이라도 팔아서 뭐 이렇게 수입을 잡고 균형을 맞춰놓으려고 하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대통령 선거 때문에 그렇습니다. 대통령 선거전이 한창 치열할 때 정부는 2013년도 예산을 내놔야 됩니다. 그걸 보고 국민은 이명박 대통령의 5년 치적을 또 평가를 하게 되고 그 평가는 당연히 여당에 대한 평가로 이어집니다. 그런데 선거를 치루면서 국민 앞에 구멍투성이의 적자 가계부를 내놓을 수 없는 것이죠. 어떻게든 균형 재정, 건전 재정, 숫자를 맞춰가지고 내놔야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사정이 딱하다고 하면서도 뭐 8조 원, 10조 원이 들어가는 전투기를 또 사들인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결국 국책은행과 인천공항 팔아서 전투기를 사는 셈인데 그나마도 또 타보지도 않고 사오겠다는 건 무슨 뜻인지를 모르겠습니다. 22조 원이 들어간 4대강은 가뭄에 아무런 구실도 하지 못했습니다. 답답한 노릇이죠.

흔히 정치와 정책을 좌지우지 하는 사람들은 말에 올라타기만 하지 말을 몰 줄은 모른다고 하더니 정말 권력에 올라타서 누리기만 하지, 그 권력을 가지고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할 줄은 모르는 사람들처럼 보입니다.

결국 문제는 정치이고 해결의 당사자는 국민입니다. 대통령이 민심을 읽지 못한다고 한다면 더욱 뚜렷하지 못한 민심에게도 책임은 있는 것입니다. 지도자의 훌륭한 통치는 지도자만의 몫이 아니라 국민의 책임이고 구민의 소임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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