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기스스탄 기자 인터뷰 "한국산 전자개표기는 부정선거와 관련없다"
2024년 12월 19일 20시 00분
<기자>
지난 5월 17일. MBC 뉴스데스크. 이날 뉴스의 첫 꼭지는 권재홍 앵커 겸 보도본부장이 시용기자 채용에 항의하는 40여 명의 기자들에 의해 부상을 당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 MBC 5월 17일 뉴스데스크
“어젯밤 권재홍 앵커가 뉴스데스크 진행을 마치고 퇴근하는 도중 노조원들의 퇴근 저지를 받는 과정에서 신체의 일부에 충격을 입어 당분간 방송 진행을 할 수 없게 됐습니다.”
“권재홍 보도본부장은 차량 탑승 도중 노조원들의 저지 과정에서 허리 등 신체일부에 충격을 받았고.”
자사뉴스를 첫 소식으로 다룬 것도 이례적이지만 정작 문제는 이 보도가 사실 확인 등 기본적인 기사작성의 원칙도 지켜지지 않은 채 왜곡 논란이 제기됐다는 점입니다. 권재홍 본부장이 신체에 충격을 입었다고 보도했지만 실제로는 물리적 충돌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박성호 MBC 기자회장(해고)]
“망치로 머리를 얻어 맞은 듯 한 느낌이었어요. 말로는 우리가 허위, 왜곡보도라는 표현을 쓰지만 이게 바로 허위, 왜곡보도구나. 나중에 알아보니까 황헌 보도국장이 권재홍 보도본부장에게 얘기를 듣고 기사를 직접 작성했다고 해요. 어느 일방의 얘기만 듣고 이거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을 해본다든가, 발론권을 준다든가, 하는 건 전혀 없었거든요. 수준 이하의 뉴스가 아니라 뉴스로 나갈 수 없는 뉴스죠.”
더구나 MBC 노조는 즉각 당시 촬영된 영상을 공개하며 물리적 충돌이 없었음을 다시 한 번 강조했지만 사측은 아무런 조치도 없었습니다. 정정 보도를 통해 왜곡된 보도를 바로잡지 않았고, 대신 특보를 통해 육체적 충격이 아닌 정신적 충격이었다고 입장을 바꿨을 뿐입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시청자 평가원인 김경환 상지대 교수는 옴부즈맨 프로그램을 통해 보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했습니다. 옴부즈맨 프로그램은 시청자의 의견 수렴과 MBC 자사의 보도와 프로그램이 제대로 방송되는지 감시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관련법에 의해 의무적으로 편성해야 합니다.
[김경환 교수 / 시청자평가원]
“가장 큰 문제는 (보도의) 사유화입니다. 지금까지 그런 보도 내용을 메인 뉴스로 다룬 적이 없지요.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이 뉴스가 시작되면 그것을 제일 먼저 알아야 할 만큼 중요한 아이템입니까, 그게. 그건 아니라는 거죠. 아마 누가 봐도...”
하지만 녹화 당일. 프로그램 대본을 받아본 MBC 관계자는 내용을 수정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김경환 교수 / 시청자평가원]
“대본을 녹화하기 전에 담당PD가 잠깐 보자고 얘기 하더라고요.”
(그래서 보셨더니?)
“만났더니 이 주제로는 녹화가 안 된다고 얘기를 했죠. 제가 바꿀 수 없다고 하니까 그럼 촬영 못한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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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본을 수정할 만한 이유가 있었는지?)
“정치적인 얘기가 들어 있어서 프로그램 비평으로 해달라고 한 거예요. 그런데 한 글자도 못 고치겠다고 하니까...”
(그런데 권재홍 앵커의 헐리우드 뉴스 논란과 관련해서는 이게 정치적 사안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분이 쓴 대본에 정치적인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권재홍 앵커 보도 사건에 대한 정확한 프로그램 비평을 해달라고 했는데. 다른 것(정치적 의견)을 써 왔어요. 그 분이 한 글자도 수정할 수 없다며 가버렸어요.”
김 교수가 당시 쓴 방송 대본입니다. 김 교수는 사측이 파업을 막기 위한 도구로 뉴스를 사용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관계자의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MBC는 방송내용이 정치적이라는 석연치 않은 이유로 방송불가 판정을 내렸습니다. 결국 김 교수는 시청자 평가원을 사퇴했습니다.
[김경환 교수 / 시청자평가원]
“사실은 수정 요구라는 것 자체가 이 프로그램에는 있을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법에 시청자평가원 제도가 있고 이 평가원이 하는 의견진술을 방송을 해야 한다, 이렇게 돼 있어요. 제작비를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불을 하고 만들게끔 하는 프로그램이에요. 그런데 그 내용이 우리 회사에 불리하니까 못한다는 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거죠.”
옴부즈맨 프로그램이 이런 식으로 불방 등 파행을 겪은 것은 MBC에서 처음 있는 일입니다.
실제로 방송법 90조에는 방송사업자는 방송 편성과 프로그램 내용에 관한 시청자 위원회의 의견제시나 시정 요구를 받은 경우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를 수용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방송국으로부터 시청자 평가원에 대한 비판이 제약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취지입니다.
하지만 MBC는 시청자프로그램에 대한 독립성을 엉뚱하게 이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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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부즈맨 프로그램이야 말로 제작 자율성을 최대로 보장 받아야 하고 방송법에도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시청자위원회 의견이 수용돼야 한다고 하는데.)
“그렇죠. 독립성이.. 제가 제작하는 독립성이 보장돼야죠. 그 독립성을 평가원이 침해하면 안 되죠.”
(그런데 시청자평가원의 의견도 이렇게 무시가 되고...)
“제작하는 당사자의 독립성을 침해하면 안 되는 거죠.”
법과 규정으로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하고 있는 시청자 비평 프로그램에까지 노골적으로 간섭하고 결국 초유의 불방 사태까지 불러온 MBC와 김재철 사장. 공영방송 MBC의 뉴스와 시사프로그램의 공정성 회복을 위해 MBC 노조가 150일이 넘도록 파업을 하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입니다.
[김경환 교수 / 시청자평가원]
“제가 시청자평가원으로서 프로그램에 대한 지적, 비평, 이런 것들을 해야 됨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유불리에 의해서 이런 활동들이 막히는 건 방송 전체를 위해서 결코 도움이 안 되는 거죠.”
[박성호 MBC 기자회장(해고)]
“이번 사안 자체가 지금 저희가 파업하는 이유, 공정보도 이게 현재 MBC에 얼마나 중요한가를 그대로 보여주는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청자를 얼마나 우습게 보면 그렇게 엉터리로 뉴스를 내고 사안에 직결된 주장에 거짓이 있어서 바로 잡았던 그 앵커를 뻔뻔하게 매일 밤 우리 회사의 얼굴로 내세워서 뉴스를 한다는 자체는 시청자가 안중에 없다. 이게 바로 김재철 사장의 하의 MBC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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