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 잡는 해병대
2017년 10월 25일 15시 38분
조직 내부의 비리를 알게 됐다. 몇 달을 고민했다. 두려움도 있었지만 밝히기로 결심했다. 그 후 그의 삶은 완전히 바뀌었다.
'너 밥 혼자 먹었냐? 오늘도?'
김용환 (2003년 대한적십자사 오염 혈액유통 공익제보자)
밥 때가 되면 걱정이에요
혼자 먹어야 하니까 구내식당에서
나하고 인사하기 전에 뒤를 살펴보더라고
나하고 인사하는 것을
쳐다보는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고 인사를 합니다
그걸 보고 나니까 내가 괜히 미안한 거야
그 사람을 괜히 어렵게 하는 것 같아서
징계는 그래도 견딜만했다. 친했던 동료들이 등을 돌리기 시작한 게 힘들었다. 철저히 혼자였다. 아무도 자신에게 말을 붙이지 않았고, 밥 같이 먹자는 이도 없었다. 투명한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했다며 대통령 표창까지 받았다.하지만 십여년의 세월, 가슴깊이 맺힌 멍울은 그대로다.
김용환 씨는 공익신고를 하라는 광고를 보면 지금도 마음이 불편하다고 했다. 김 씨는 2003년 적십자사 혈액사업본부가 에이즈, 간염, 말라리아 바이러스에 감염된 혈액을 유통했다는 사실을 내부 고발했다.
1990년 이문옥 감사원 감사관의 내부 고발 이후 공익 제보는 꾸준히 이어졌다. 그 기간 한국사회는 독재에서 벗어나 민주주주의 길을 걷고 있다. 그러나 공익 제보자에 대한 우리의 시선은 여전히 변하지 않고 있다.
이번주 목격자들은 공익제보자들을 취재했다. 그들이 내부 고발의 결심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내부고발 이후 삶은 어떻게 달라졌는지, 그들을 진짜 힘들게 했던 것은 무엇인지, 공익제보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 시선은 어떤지 등을 취재했다.
취재작가 김지음
글 구성 고희갑
연출 박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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