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다큐] 윤석열의 내란-계엄을 막은 사람들
2024년 12월 22일 19시 50분
대선후보등록 첫날,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대통령직을 사퇴하겠다고 말했다가 번복하는 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준비된 여성대통령을 강조하는 박 후보, 하지만 중요한 순간의 말실수는 한두번이 아닙니다. 이렇게 반복되는 대통령 후보의 말실수가 그저 단순한 실수인지, 아니면 최고 지도자로서 갖추어야 할 자질의 중대한 결함인지 우려하는 시선이 많습니다.
<기자>
대통령 선거 후보등록 첫날인 11월 25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대통령직을 사퇴했습니다.
@ 천지 TV
“저는 오늘로 지난 15년 간 국민의 애환과 기쁨을 같이 나누었던 대통령직을 사퇴합니다.”
"국회의원직을 사퇴합니다. 제가 뭐라 그랬습니까?“ “대통령직이라고..”
실언이었습니다. 박 후보가 중요한 실수를 한 건 이 날이 처음이 아닙니다.
유형별로 정리하면 첫째 부정확한 어휘 사용.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선 경선 후보] “산업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 정부가 어떻게 하면은 이산화까스, 산소까스를.. 배출하는데 산업 구조조정을 통해가지고..”
@ 한나라당 서울합동연설회 2007.8.17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선 경선 후보] “차명보유에, 위장전업에..”
@ SBS 힐링캠프 1월 2일
“그 말을 쓴 기억이 나요. 그 바쁜 벌꿀은 슬퍼할 시간도 없다 그게 제 입장이었어요.”
@ 새누리당 경기도당 대통령선대위 출범식 10월 10일
“이번 논쟁을 전화위기의 계기로 삼아서 우리 모두가 흔들림 없이..”
@ 새누리당 인천시당 대통령선대위 출범식 10월 10일
“이번 논쟁을 전화위기의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서 우리 모두 흔들림 없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5.16 유신, 민혁당 사건 등은.. 헌법가치가 훼손되고..”
둘째, 무지 또는 사실 관계의 혼동.
@ 손석희의 시선집중 9월 10일
(인혁당 사건 피해자들에 대해서 혹시 사과하실 생각이 있으신 건지요?) “이제 그 부분에 대해서는 대법원 판결이 이렇게 두 가지로 나오지 않았습니까.”
@ 정수장학회 관련 긴급 기자회견 10월 21일
[주진우 시사IN 기자] (법적으로 되돌려 놓을 기회가 없다 이런 식으로 판결한 걸로 저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헌납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헌납은 아니라고..) “강압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이렇게 해서 원소 패소 판결을 했다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강압에 의해서 주식 증여의 의사 표시를 했음이 인정 된다고 재판부가 얘기를 하고 제가 아까 없다고 말한 거는 잘못 말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번 경우처럼 자신이 한 말을 순간적으로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대통령직을 사퇴합니다! 제가 뭐라 그랬습니까?” “대통령직이라고..”
하지만 이런 박근혜 후보의 말실수는 공중파 방송이나 조중동 등 이른바 메이저 언론사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선진국에서 지도자의 말실수는 언론의 중요한 화젯거리입니다. 이라크 전쟁과 집권 말기 최악의 금융위기 때문에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꼽히고 있는 조지부시 대통령. 부시 대통령은 재임 기간 동안 잦은 말실수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인터넷들(Internets)에 소문이 돈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또 다시 반복되는 표현, 인터넷들 (Internets)”
“APEC을 OPEC으로 잘못 발언”
“테네시주에는 이런 속담이 있습니다. 나를 한 번 속이면.. 부끄러운.. (까먹은 상황) 부끄러운 줄 알아라. (까먹은 상황에서도 부연설명) 한 번 속지 두 번 속지는 않는다.”
이 때문에 당시 미국에선 부시 대통령의 무식함을 비꼬는 신조어까지 생겼습니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 “워낙 말실수를 많이 해서 ‘부시즘(Bushism)'이라고 하는 그런 단어도 생겼었어요. 그리고 부시가 실수한 말을 모아서 책을 만들기도 하고. 그러니까 언론들이 그걸 가지고 계속 문제를 제기했었죠.”
우리나라에서도 부시 대통령의 잦은 말실수는 언론의 화젯거리였습니다.
@ 동아일보 ‘황호택 칼럼’ 2001.3.26
“정치학자들은 대통령의 말은 단어 하나 하나가 중요하다며 문법이 틀렸거나 뜻이 분명하지 않으면 그릇된 해석을 낳는다고 비판한다. 뉴욕타임즈에는 부시가 과연 외국 원수들에게 미국을 위히 분명하고 효율적으로 말하고 있는가 라고 물은 독자 편지가 실리기도 했다.”
실제로 미국 한 대학의 연구 결과 부시 대통령은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과 비교해 가장 낮은 수준의 IQ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 됐습니다.
2008년 미국 공화당의 부통령 후보였던 사라 페일린 역시 잦은 말실수로 유명했습니다.
[사라 페일린 당시 공화당 부통령 후보] “당연히 우리는 우리의 동맹국 북한과 함께 행동해야죠.” (남한이요) “네.”
당시 미국 언론의 평가는 단순한 말실수가 아니라 사라 페일린이 무식하단 것이었습니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 “미국 같은 경우에는 다양한 형태의 시스템을 가지고 검증을 하고 그것이 국민들이나 유권자들이 그걸 판단하는데 있어서 과거의 발언이나 내용 자체도 다 활용을 한다는데 우리나라하고 좀 다른 점이 있다는 거죠. 지금 현재 이미지 뿐만 아니라 그 전에 그 후보가 걸어왔던 모든 일이 지금의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거잖아요. 롬니 후보 같은 경우에 이번 대선에서 그 사람이 아주 예전에 발언했던 내용 자체의 비디오가 발각이 되면서 그게 결정적으로 그 사람이 이번에 패배하게 된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처럼 과거에 있었던 그 사람의 발언 자체가 결국은 지금의 대선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하는 부분을 명확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라는 것이죠.”
@ 일요일 일요일 밤에 1996.7.7 / 청년 100인 이회창 후보를 검증한다 2002.11.26
우리 언론이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이회창 전 대통령 후보의 건강문제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단순히 나이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조선일보 김대중 칼럼대로 나라를 다스리고 판단하는 기능에는 그 어느 것 하나 결함이 있어도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조선일보 ‘김대중 칼럼’ 2001.3.3
“단순히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판단력, 기억력, 집중력, 추진력, 유연성 결핍이라는 공식에 집어넣어 도매금으로 넘기자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나라를 다스리고, 또 보좌를 하고 판단하는 기능에는 그 어느 것 하나에 결함이 있어도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을 뿐이다."
같은 맥락에서 2005년 조선닷컴은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 후보가 돼선 안 되는 이유 열 가지를 특집 기사로 싣기도 했습니다. 여기에는 박 후보의 성장 과정에 관한 우려가 들어 있습니다.
@ 조선닷컴 2005.9.21
“정상적인 성장과정을 겪지 않았다. 열 살이던 1961년부터 1979년 까지 20년 세월을 최고 권력의 장막 속에 살았으며 아버지의 사망 이후에 은둔생활 등 박 대표의 인생은 일반인들의 그것과는 상당히 동떨어져 있다. 물론 본인이 선택한 것은 아니지만 이런 박 대표의 인생이 과연 국가 지도자로서 적합하겠느냐는 점은 논란이 된다는 것이다. 결혼도 않고 자녀도 없는 것에 대해서도 같은 맥락에서 비판하는 이들이 있다.”
2006년 월간 신동아는 대선주자들의 심리분석 시리즈를 연재하며 박근혜 후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 월간 신동아 2006 7월호
“대통령은 마음에 응어리 진 한이 있어선 안 된다. 위험하기까지 하다. 박근혜는 사람에 대한 불신, 특히 배신에 대해 응어리진 감정이 너무 강하다. 박근혜는 배신에 대해 체질적으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1989년 박정희 10주년 추도식을 마친 뒤 박근혜는 이렇게 일기를 썼다. ‘수년간 맺혔던 한을 풀었지만 내 마음은 몹시 울적하다. 왜 태어났을까, 태어나지 않았으면 마음의 고통도 없었을 것이 아닌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침울한 생각 뿐이다. 80년대는 다시 돌아보기도 싫다.’ 박근혜는 이러한 한 때문에 정치 지도자로서 친화력과 포용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싫은 소리를 귀담아 듣지 못하고 반대파를 잘 포용하지 못하는 듯하다. 이는 지로자로서 커다란 문제다.”
대통령의 한순간의 판단 착오나 말실수는 특히 외교 분야에서 크게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도 부시 대통령 앞에서 슬쩍 거짓말을 했다가 바로 망신을 당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아프가니스탄 파견 문제 이것은 부시 대통령이 답변해야 되잖아요 내가 할 것이 아니고. 그러나 그런 논의는 없었다는 것을 우선 말씀을 드립니다.”
[조지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 “논의 했습니다.”
최근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폴란드에 있는 나치 수용소를 폴란드 수용소로 말했다가 폴란드 대통령에게 사과 서한을 보내야 했습니다.
남북이 대치된 상황에서 국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판단 착오는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대통령의 판단능력에 문제가 있다면 국민 전체가 큰 위험을 겪을 수 있는 것입니다.
“제가 뭐라 그랬습니까?”
[김종대 군사평론가(전 국방부 장관 특보) “박근혜 씨가 하는 건 뭐냐하면 가장 진정성 있고 어떤 근엄해지는 순간에서 나오는 말실수란 말입니다. 어떤 그 맥락 자체를 굉장히 자기 붕괴된 어떤 멘탈 상황에서 그러니까 다시 말하면 그 저기 어떤 집중력을 순간력을 잃어버리는 뭐 술 취해서 필름이 끊어진다고나 할까 이런 상태에서 나올 수 있는 말실수고, 특히 서해와 같은 어떤 굉장히 위기관리가 어려운 이런 어떤 그 해역에서는 어떤 지도자의 어떤 의지가 얼마나 신속하고 정확하게 현장지휘관에게 전달되느냐에 따라가지고 이 한반도 정세 전체가 달라질 수 있는 치명적 위험이 있습니다.”
때문에 대통령을 뽑기 전에 언론이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면밀히 검증하는 것은 필수적입니다.
[김연종 단국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표현이 미숙하다는 것은 곧 생각이 미숙하다 이렇게 연결시켜볼 수 있고요, 이 다른 말로 바꾸면 이제 사고력이 미흡하거나 부재하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습니다. 박근혜 이제 후보의 그 말하는 스타일을 보면 자기 생각을 어디선가 배워왔다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죠. 그 생각을 배웠다는 게 이제 흔히 얘기하는 외웠다 이렇게 얘기할 수밖에 없고 외웠으니까 완벽하게 재연하기가 힘들어서 까먹는 실수가 굉장히 많이 나타나죠. 참모가 적어준 것, 누가 어디로부턴가 받은 것을 가지고 단순히 전달하는 역할에만 그친다고 하면 이것은 지도자로서 우리가 기대하는 정도의 어떤 역량을 조금 의심해봐야 되지 않나 이런 생각이 좀 들죠.”
하지만 박근혜 후보는 토론을 기피해왔습니다. 그나마 한 토론도 토론이 아닌 사실상의 쇼쇼였습니다. 각본이 사전에 유출 됐고 거의 그 각본대로 방송 됐습니다.
(박근혜 후보 나와주십시오.)
"구직자의 마음으로 아주 열심히..“
(올 4월에 총선을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그래서 유독 당이 위기에 빠졌을 때 강한 면모를 보인다 이런 평가를 봤는데 자신만의 어떤 위기 관리 철학이랄까요 있으면 말씀 해주십시오.)
“이제 어떻게든지..” (근데 하나만요, 여기 아주 흥미있는 게 자신있는 요리가 비빔밥 쓰셨어요. 이거..)
박 후보 측은 사전에 각본이 있었단 사실을 부정했지만 방송을 보면 신기하게도 박 후보가 수첩을 보고 답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 접한다는 질문에 답이 수첩에 이미 들어있는 것입니다. 이쯤 되면 기적의 수첩이라 부를만 합니다. 사회자가 IMF 외환위기를 1985년이었다고 말 실수를 했는데도 박 후보는 아무런 지적 없이 답변 합니다.
(1985년에 15대 국회의원으로 정치에 입문을 합니다.) “우리나라가 그 IMF 관리 체제로 들어가면서 제가 굉장히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악수를 거부하는 인터넷 사진은 악랄하다 주장했지만
“그 전에 이제 어떤 어르신이 잡은 게 아팠어요 제가. 그래갖고 제가 이렇게 하면서 이걸 주무르면서 아유 아파가지고 또 다른 분 또 악수를 해야 되니까 이렇게 제가 주무르면서 마사지를 하고 있는데 그 어르신이 오신 거예요. 그래서 이제 웃으면서 제가 손이 아파서요 이렇게 하면서 얘기를 했는데 그 사진을 딱 찍어가지고 이제.. 그것도 악랄하게.. 그 유포를 시켰는데..”
해당 언론이 촬영한 연속 사진을 보면 박 후보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프롬프터를 보고 줄줄 읽는 연설은 이른바 단독 토론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여러분 오늘 저의 국민 면접 어떻게 보셨습니까.”
이제까지 공중파 방송사에 비춰진 박 후보의 모습으로는 그의 진면목을 제대로 알기 힘듭니다. 하지만 박근혜 후보는 무슨 이유 때문인지 문재인 후보와의 양자토론은 계속 거부하고 있습니다.
@ CBS 김현정의 뉴스쇼 11월 7일
[이정현 새누리당 공보단장] (그러면 TV 토론은 야권에 한 사람이 정해질 때까지는 못 나가겠단 입장은 확실하신..) “우리는 무조건 합니다 후보 결정돼서 나오면.” (결정 되면 그때부터 하겠다.“ “저희들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 오히려 TV 토론입니다.” (알겠습니다.)
@ 11월 7일 인터뷰
[백기승 새누리당 공보위원] (11월 25일 전까지 단일화를 하고, 공영방송사에서 뭘 하겠다.. 양자토론을 하자.) “만드세요.” (하실 의향이 있으세요?) “아 그럼 지금 뭐 못할 게 뭐 있습니까 하시면 되죠. 윌링리 그런 부분에 대해서 저희들은 말씀드릴 거고 할 겁니다.”
단일화가 되면 한다고 했던 양자 토론도 유세 일정이 겹친다며 거부 됐습니다.
@ SBS 출발 모닝와이드 11월 29일
[박선규 새누리당 선대위 대변인] “박근혜 후보는 토론을 기피하지 않습니다. 상대 후보가 너무 늦게 결정 되면서 시간이 촉박해졌고..”
양자 토론에서의 단 한 번의 말실수는 대통령 선거의 승패를 가를 수 있습니다. 1976년 미국의 포드 대통령은 지미 카터 민주당 후보와의 양자 토론에서 소련은 동유럽을 지배하지 않는다고 실언했다가 재선에 실패 했습니다.
대통령 후보가 자신의 진면목이 드러나길 바라지 않는다면 국민은 과연 그런 후보를 어느 정도까지 믿어야 하는 것일까요.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 “국민의 알 권리를 대신해서 언론이 검증을 하겠다고 나서는 건데 그 검증대에 서려고 하지 않는 것 자체는 아주 오만한 태도이고, 국민들을 무시하는 태도이고, 대통령 선거로서 대통령 후보로서 자격 자체가 없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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