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타작 : 송성훈 현대차 아산공장 비정규직지회장

2013년 05월 02일 00시 52분

당신이 월차 휴가를 요구한다는 이유로 누군가 찾아와 당신의 아킬레스건을 끊어버렸다면?

2013년 5월 1일은 123주년 노동절을 맞아 '뉴스타파M'은 현대차 아산공장의 송성훈 지회장을 만났다.

10년 전 현대차 사내하청 노동자로 근무를 시작한 송성훈씨는 회사에 월차휴가를 요구하다 칼로 아킬레스건이 끊기는 테러를 당했다. 그 일이 계기가 돼 우리나라 최초의 '비정규직 노동조합'이 설립되었다.

그 후 10년이 지났지만 비정규직 노동자의 근무여건은 나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많은 비정규직이 양산되고 있을 뿐이다. 같은 노동을 해도 상대적으로 부족한 급여는 물론 인격적 모멸감까지…. 비정규직으로 산다는 것은 마음의 아킬레스건이 끊기는 것과 같다.

당신의 친구, 당신의 형제 혹은 당신 자신일 수도 있는 '비정규직'의 삶과 투쟁을 송성훈 지회장을 통해 들어본다.


사내 하청 노동자로서 언제부터 일하기 시작하셨어요?

2002년 9월 달부터 아산공장에서 일했거든요.

어떤 일을 하셨어요.

처음에 들어올 때는 자동차 그 뒷좌석 있지 않습니까. 뒷좌석을 장착을 하는 일을 하고 뭐 여러 가지 일을 했습니다.

사내하청이라고 하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시는 분들을 사내하청 노동자라고 하나요?

정규직들이 하던 몇몇 작업들을 회사 내에 사내하청 업체라는 걸 차려서 그 업체에서 업체에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그 일을 하게끔 만드는 거죠. 심지어 예전에 이제 자동차 앞뒤로 빠지는데 있지 않습니까. 그 빠지는데 저는 왼쪽 흙받이를 달고 있는데 오른쪽은 정규직이 달고 있고 울산에는 그런 일이 비일비재하죠... 작은 공장이니까.

똑같은 일 즉 동일한 노동을 하면서 동일한 임금을 받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진짜 자동차에서 뭐 3D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은 다 이제 비정규직들이 하고 있어요.

상대적으로 더 어려운 노동

어렵고 힘들고 뭐 지저분한 노동들 다 사내 전공자들이 하고 있어요. 실제로 동일 노동이 아니라 더 어려운 일을 하는 사람들인데 그런 사람들이 더 열악한 처우에 있다는 상식적으로도 맞지 않는 거고.

회사 측의 어떤 차별로도 존재하고 그럼 정규직 직원으로부터의 차별도, 인간적인 모멸도 존재합니까.

업체 관계자가 뭐 저희들 보는데서 앞에서 한다는 얘기가 니들은 무식하고 못 배워서 이런 일 한다고, 그런 얘기를 스스럼없이 하고. 사람으로 본다면 거의 그런 소리 못하죠.

아니 여성 노동자가 생리휴가를 쓰겠다는데 너 생리라는 걸 증명하는 진단서를 끊어 와라, 뭐 그렇게까지 요구하는 게 하청업체 관리자들이고. 말도 안 되는 짓을 하는 거죠.

부당한 대우 받으신 적 있으세요?

저 같은 경우는 일요일 날 친구 결혼, 친척 결혼식이 있어서 갔는데 집이 경남 마산이었거든요. 당일 올라오기 힘들겠다 싶어서 그 얘기를 하면서 월차를 월요일에 쓰겠다고 하니 바로 막 하는 얘기가 특근도 안 하는 놈이 뭐 월차냐고,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렇게 하면서 그리고 뭐 니가 회사 운영하냐, 니 맘대로 하려고 회사 들어왔냐 그런 식의 뭐 월차를 못 쓰게 하더라고요. 면담 몇 차례 하면서... 그때 이제 폭행 당하고.

폭행이요?

네. 면담을 하는 과정에서 뭐 좀 언성이 높아지더니 갑자기 목을 조르면서 뒤로 넘어뜨리고 뭐 그래서 그것 땜에 바로 병원에 가서 입원해 있는데 또 관리자 저녁에 칼 들고 와서 막 따지더니 아킬레스 자르고 그런 일이 이었죠.

테러 같은 건데?

네. 그냥 뭐 어느 누구도 그런 일이 벌어졌을 거라고 생가가 못했죠.

사내하청업체가 만들어지고 핵심적인 요구, 회사 측에 핵심적인 요구사항들은 어떤 것들이었어요?

실제로 현장에서는 뭐 처우 개선이니 그런 것들이 좀 많이 다루어지긴 했죠. 그런데 실제로 2004년 이후에는 불파견 문제를, 그때부터는 불파견정규직화라는 좀 그러한 얘기들을 많이 한 게 원래는 정규직이랑 똑같은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리고 제조업에선 파견이 허용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불법이고 그러면 이거는 다 정규직으로 뭐야, 운영을 해야 되는 공장이다. 즉 우리는 정규직이 돼야 될 사람들이다. 그게 법에 맞는 거다. 그렇게 주장을 하고 있는, 그래서 불파견 없애자. 이제 불파견을 현대차가 갖는 한국에서의 상징성이라는 게 크잖아요. 단지 이게 불파견이 현대차에만 있는 것도 아니고 전체 사내, 전체 제조업에 다 만연하게 퍼져있는 것이기 때문에 전 저 같이 비정규직 전체 비정규직 보면 좀 앞에서 서서 싸운다는 그런 의미들을 좀 많이 부여하고

현대차의 사내하청이 불법파견이라는 게 판결이 나왔지 않습니까. 그 판결이 나온 이후에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상당히 기대를 했을 수 있잖아요. 어땠어요?

제대로 된 법치국가라면 당연히 대법 판결나면 이행을 해야 되는 거잖아요. 대법 판결이 아니라 실제로 1심이 판결이 나도 이행하려는 노력들을 강제를 하고 좀 그런 것들이 있어야 되는데 대법 판결이 났음에도 뭐 정몽구는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고.

심지어 그 불법파견 판정을 내렸던 노동부가 2004년 10월, 12월 달에 그랬거든요. 무려 2010년까지 6년 동안 아무런 것도 하지 않았는데. 대법원 판결이 났음에도 지금 2013년인데. 3년 동안 아무 것도 하고 있지 않는 게 노동부, 정부고. 뭐 그런 걸 알다보니 뭐 자본도 현대차 자본도 야 배째라, 그러면서 10년 가까이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는데 앞으로 뭐 몇 년, 더 버티면 그냥 이대로 정리되겠지, 그런 심정 아니겠나.

그 불법 상태부터 먼저 해소하는 게 먼저인 것 같은데 신규채용들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것들이 그 비정규직 사내하청 노동자들한테는 상당한 불만일 수밖에 없겠는데.

네. 불법판정을 단 한 차례라도 인정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이고. 그러다 보니 사내하청업체를 합법도급이라고 얘기를 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자신들은 불법파견 정규직 전환을 할 의무가 없다, 고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다만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생각해서 사내하청을 대상으로 신규채용을 하는 거다. 큰 결단 했다고 얘기를 하죠. 그러면서 자신들은 언론에는 이제 불법파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이렇게 큰 결단을 내렸다, 그렇게 얘기를 하고 있는 거죠.

싸우다 보면 그런데 점거 투쟁도 하고 그러게 될 거 같은데요. 혹시 그런 강도 높은 점거 투쟁이나 이런 것도 해보셨어요? 성과가 있었는지.

2010년에 이제 11월 15일 날 울산 공장에서 동성기업 시트, 동성기업 계약해지를 시작으로 해서 시청에서 전국투쟁을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제 울산만 싸우는 것이 아니라 울산만 싸우는 것이 아니라 그때 당시 대법원 판결이 난 이후에 계속 투쟁을 준비하는 울산, 아산, 진주가 같이 투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울산만 싸우는 게 아니라 아산과 같이 싸워야 된다고 해서 같이 파업에 들어갔거든요. 그래서 아산은 10월 17일부터 전면파업을 하면서 공장 이제 점거 투쟁을 하겠다고 라인을 세우는 투쟁을 하겠다 했는데. 11월 17일, 18일 이틀 동안 어떻게 뭐 라인에서 싸웠는데 결국 라인을 세우지 못하고 뭐 회사 말로는 세웠다고 그러더라고요. 10분 정도 세웠다고 그러더라고요.

몇 분요?

10분 정도.

10분 점거 하고 끝났어요?

파업을 이어가야 된다, 그래서 12월 19일 날 다시 점거를 시도해서 결국 한 40분을 세웠습니다. 한 시간 가까이 세웠는데 그때도 한 열댓 명이 뼈가 부러져서 끌려 나가고 저도 두 차례 하면서 허리 쪽 뼈도 부러지고 갈비뼈도 부러지고 얼굴도 막 타박상도 입고. 저만 아니라 다 딴 조합원들이 다 그렇게 거의 개 맞듯이 끌려 나가고 12월 9일 날 점거한 당시에는 2층 위에 아산에도 CTS라고 조금 좁은 공간이 있는데, 거기에서 점거를 했는데. 그 밑에 이제 피가 흥건하게 고일 정도로 끌려, 맞으면서 진짜 다들.

뭐 농성도 하고 점거도 하고 분신도 하고 자살도 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상당히 절박하게 근 10년 동안 싸워왔음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그 현실이 바뀌지 않는 것. 그거에 대해서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세요?

조합원만이 아니라 전체 산내하청을 정규직으로 하자, 그렇게 하는 것은 이 투쟁이 단지 나의 문제로만 그쳐서는 이 사회를 바꿔낼 수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이제 그것이 단지 우리 싸우는 조합원들만의 힘으로는, 힘만으로는 절대 바꿔낼 수 없는 거잖아요. 현대차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돈과 권력을 갖고 있는 입장인데. 그래서 이러한 투쟁들이, 투쟁들이나 사회문제에 실제로 같은 노동자들이 실제 함께 내가 관심을 갖고서 싸워나가는 것이 필요하지 않느냐.

그렇게 안 되면 결국 자본과 정권은 물론 시혜적으로 해줄 순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자신들의 입맛에 맞춰서 할 수밖에 없는, 자본가들은 고용, 구조조정이란 그런 용이성을 하기 위해서 지금 비정규직 제도를 해야 되고. 또 정권은 정권대로 그런 필요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쉽게 해주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결국 노동자들이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당사자고 주체일 수밖에 없겠다.

주변에서 너 왜 그렇게 사냐, 딴 짓, 다른 거 하거나 그만 좀 포기하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어요?

많죠. 친구들하고 진짜 우리 동생도 그런 얘기 하고

뭐라고 그래요?

왜 그러냐고. 돈도 못 받으면서. 그런 구속까지 되고. 심지어 뭐 다치기까지 하는데 왜 그렇게 사냐고. 이제 그만할 때도 되지 않았냐.

왜 그렇게 사세요?

우선 저는 이제 그렇게 물어보면 옳은 거잖아요. 그냥 내가 옳은 내 권리를 찾겠다고 하는 게 이제 어느 누구도 권리라는 게 누가 가져다 주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내 권리를 찾겠다는, 그리고 누군가의 희생을 통해서 그런데. 그리고 희생뿐만 아니라 내 스스로도 뭐 그걸 갖다가 하기 위한 노력들이 필요한 건데. 그리고 어쨌든 제가 시작을 한, 어찌 보면 제가 시작을 했는데. 저도 그것에 대한 책임으로 자유롭지 않은 것도 있고. 지금 또 지회장에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뭐 어떻게든 싸움을 이기고 끝내야죠.

현대차 내에 비정규직 없는 공장을 만드는 게 결국에는 이기는 게 아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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