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한동훈 "장녀 전자책 원저자 동의... 저작권 침해 없었다"?

2022년 05월 10일 17시 42분

뉴스타파가 보도한 장녀의 전자책 표절과 관련해, 한동훈 후보자는 “원저작자의 동의를 받았기 때문에 저작권 침해의 소지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해왔다. 그러나 팩트체크 결과, 한동훈 후보자 측은 뉴스타파 보도 뒤 원저작자의 항의 메일을 받고난 다음에야 저작권 문제를 해결했으며, 따라서 최소 6개월 동안은 저작권이 침해된 상태가 유지되어 왔다.  
뉴스타파는 지난 6일 ‘한동훈 장녀, 타인 자료 무단 베낀 '표절 전자책' 출판’ 기사에서 한 후보자의 딸이 펴낸 수학 문제집에 실린 1번에서 16번까지의 문제가 전부 기존에 온라인에 게재된 무료 수학교육 자료를 베낀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출처 언급은 없었고 저자란에는 한동훈 후보자의 딸 이름과 그가 설립한 봉사단체 ‘피스 오브 탤런트’만 있었다. 이틀 뒤인 8일 한 후보자 측은 세계일보를 통해 “ 원저작자 2명의 동의까지 받았기 때문에 저작권 침해의 소지는 없다”라고 해명했다. 인사청문회 하루 전이었다. 
어제 (9일) 한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박주민 의원은 한 제보자의 메일 내용을 공개했다. 박 의원이 공개한 제보자의 메일 내용에 따르면 이 제보자의 메일을 받고 표절 사실을 알게 된 수학 자습 사이트의 원저자 D 박사가 한 후보자의 딸에게 먼저 항의성 메일을 보냈다. 그 뒤 한 후보자의 딸과 법적 책임자(수퍼바이저)가 원저자에게 회신을 보냈다.
관련 취재를 종합해 정리해보면 이렇다.
1) 뉴스타파 보도가 나가자  
2) 한 시민이 원저작자에게 메일을 보냈고 
3) 원저작자가 한동훈 후보자의 장녀에게 항의 메일을 보냈다. 
4) 그제서야 한동훈 후보자 측은 원저작자에게 사과한 뒤
5) 모종의 협의를 거쳐 원저작자의 동의를 받았다.
따라서 “저작권 침해의 소지가 없다”라는 한동훈 후보자의 말은 일부만 사실이다. 후보자 딸의 전자책이 처음 아마존에 출판된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약 6개월 동안은 저작권 침해 상태가 유지되었던 셈이다.

인사청문회 다음 날 다시 사라진 원저자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다. 뉴스타파 확인 결과 인사청문회 전날인 8일 밤 10시까지 아마존에 올라온 한 후보자 딸의 전자책 저자란에는 한 후보자의 딸과 그가 설립해 운영하던 봉사단체 ‘피스 오브 탤런트’의 이름만 있었다. 인사청문회가 열린 9일에는 저자란에 원저작자인 D 박사의 이름이 추가됐다. 그리고 인사청문회 다음 날인 오늘 (10일) 오후 4시 기준으로, 다시 저자란에서 D 박사의 이름과 한 후보자 딸의 이름이 사라졌다. 정리하면 이렇다.
1) 인사청문회 전날 밤 10시 : 한 후보자 딸과 ‘피스 오브 탤런트’가 저자로 등재
2) 인사청문회 당일 : 한 후보자 딸과 ‘피스 오브 탤런트’, 원저작자인 D 박사 등이 저자로 등재
3) 인사청문회 다음 날: ‘피스 오프 탤런트’만 저자로 등재
▲ 5월 8일 밤 10시 무렵 아마존 화면 갈무리: 해당 전자책의 저자란에는 한 후보자 딸의 이름과 '피스 오브 탤런트'만 적혀 있다. 
▲ 5월 9일 오후 아마존 화면 갈무리: 동일한 전자책의 저자란에 원저작권자인 D 박사, '피스 오브 탤런트', 원저자가 운영하는 수학 웹사이트 그리고 한 후보자 딸의 이름이 적혀 있다.
▲ 5월 10일 오후 아마존 화면 갈무리: 동일한 전자책의 저자란에 '피스 오브 탤런트'만 남아 있다.
한동훈 후보자 측에 왜 인사청문회 다음 날 전자책의 저자를 다시 바꿨는지 질의한 결과 "원저자가 저자란에 본인을 추가할 필요 없이 무료 사용을 허락"하는 것으로 마음을 바꿔 이에 맞게 정리한 것이라고 답했다. 
제작진
디자인이도현
출판허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