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JAsia18] 중국의 데이터저널리즘, 들어는 봤니?

2018년 10월 08일 14시 34분

사회주의 국가, 중국의 데이터 저널리즘은 어떤 모습일까요? 엄격한 검열, 부족한 데이터 문화와 사회주의는 데이터저널리즘이 과연 중국에서 가능할지 의문을 품게 합니다. 하지만 이번 IJAsia18 컨퍼런스에서 중국의 저널리스트들이 전한 이야기는 달랐습니다. 어려운 환경이지만 중국의 저널리스트들은 데이터저널리즘을 배우고 또 실행하고 있었습니다.

종이신문부터 온라인 포털까지 중국의 다양하고 많은 뉴스룸이 데이터저널리즘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데이터 저널리즘 시장은 크게 발전하고 있으며 커뮤니티 역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 발표자들의 공통적인 의견입니다.

Cui Zheng은 “현재 독립적으로 또는 매체에서 운영하는 팀이 8개 이상이며 수십 개의 매체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데이터 저널리즘 관련 과정이 10개 대학에 신설됐고, 일부 대학은 데이터 저널리즘 전공을 교육하고 있다”며 중국의 데이터 저널리즘 열기를 전했습니다.

“중국의 데이터 저널리즘(Data Journalism in China)” 세션의 패널들은 중국 시장에서 데이터 저널리즘 선도자로서 그들이 마주하는 기회와 도전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덧붙여 데이터 저널리즘팀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도 함께 공유했습니다.

중국이 궁금해?

이날 세션장은 ‘거대한 콘텐츠 시장으로서의 중국의 가치’를 증명하듯 남는 자리 하나 없이 인파로 가득 찼습니다. 청중 중 3분의 1은 중국에 거주하거나 중국 매체에 소속된 언론인이었는데요. 다수의 청중들은 ‘중국에 대한 데이터를 어떻게 찾을 수 있는지', ‘중국 관련 프로젝트를 함께 할 파트너를 구하기 위해서' 세션에 참석했다고 밝혔습니다.

세션에는 중국에서 데이터 저널리즘 정보를 제공하는 첫 번째 웹사이트 “DJ”를 만든 DJChina를 공동설립한  Yolanda Jinxin Ma가 좌장으로, Yikai 미디어그룹 The Rising Lab Project 팀장 Jolly Shen,  DataViz의 편집국장 Cui Zheng, THEPAPER.CN의 데이터 에디터 Yan Lu가 패널로 참석했습니다.

데이터로 “중국 도시 랭킹" 매겨

이날 소개된 데이터 저널리즘 사례 중 단연 눈길을 끈 건 “중국 도시 재평가 프로젝트(Re-evaluating China’s cities)”였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2016년부터 매년 업데이트된 결과물을 내놓고 있습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한 Jolly Shen은 정부에서 발표하는 데이터는 ‘경제 데이터'일뿐 사람들의 실제 삶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정부 생산 데이터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터넷 회사의 여러 데이터를 포함해 상호보완한 겁니다. 예를 들어 Taobao에서 온라인 쇼핑 패턴 데이터를 구하는 식입니다. 이런 데이터를 다양하게 모아 중국의 도시들을 평가할 ‘허브로서의 도시', ‘도시 거주민의 활동성' 등을 평가하는 새로운 분석 기준을 마련한 겁니다.

제작진들은 랭킹을 보다 유명하게 만들기 위해 가능한 많은 방법으로 시각화를 시도했습니다. 잡지에 커버스토리로 싣기도 하고 인터랙티브 미니게임, 3D 시각화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오프라인 시각화 전시회도 열었습니다.

프로젝트팀은 모든 사람이 랭킹에서 본인과 관련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매년 더 많은 국가, 더 많은 도시를 포함해 업데이트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20여 개 교육기관, 회사와 협력해 운영 중입니다.

데이터저널리즘팀으로 살아남는다는 것, 중국에서도

Yan Lu는 본인이 속한 데이터팀 구성원이 2014년과 2018년 어떻게 변화했는지 보여줬습니다. 2014년에는 데이터 기자 2명, 이미지, 3D, 일러스트레이터 등을 다루는 11명의 디자이너로 구성돼 운영됐으나, 2018년에는 8명의 데이터 기자와 보다 다양한 도구를 사용할 수 있는 13명의 디자이너로 구성돼 두 파트로 나눠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데이터 저널리즘의 열기와 함께 데이터팀 인력이 충원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사실 녹록지 않습니다. 세션에 참여한 모든 패널은 부족한 인력, 수입 문제에 대해 공통으로 고민을 토로했는데요. 중국에서 데이터 저널리즘을 한지 5년여 됐지만 광고 없이 수입을 보장하기 어려운 언론에서 데이터 저널리즘은 ‘그림의 떡'일지 모릅니다. Jolly shen은 “I’m struggling to survive.(살아남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강조해 말했습니다.

전세계 데이터저널리즘팀이 마주하는 현실적인 문제는 바로 ‘비즈니스 모델'이었습니다. 데이터 저널리즘은 기자, 프로그래머, 디자이너, 데이터 과학자 등 다양한 직군의 인력을 다수 필요로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다시 말해, 많은 비용이 든다는 의미기도 합니다.

세션에서는 수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해볼만한 방법으로 ‘데이터 판매'가 거론되기도 했습니다. 다만 원본 데이터를 판매하는 경우, “해당 데이터를 판매할 권한이 언론사에 있는가?” 또는 데이터 컨설턴트처럼 가공된 데이터를 판매하는 경우, “누가 우리의 고객이며 데이터 과학자와 어떻게 경쟁할 수 있는가?” 등의 의문은 여전히 남았습니다.

언론사와 시각화 서비스를 제휴하는 Cui Zheng은 “미디어를 둘러싼 환경은 빠르게 변화하고, 훈련된 전문인력은 터무니없이 부족한 상황이며 데이터에 접근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자본과 기술을 동력으로 미디어 혁신이 이뤄지고 있고, 핸드폰으로도 시각적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보고자 하는 수요가 늘어난다는 점은 데이터 저널리즘에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작성 : 연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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