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처럼 금남로에 뿌려진 붉은 피 - 오월의 작사가를 찾습니다.

2018년 05월 25일 18시 55분

꽃잎처럼 금남로에 뿌려진 너의 붉은 피
두부처럼 잘리어진 어여쁜 너의 젖가슴

왜 쏘았지 왜 찔렀지 트럭에 싣고 어딜 갔지
망월동에 부릅뜬 눈, 수천 개 핏발 서려 있네
오월 그날이 다시 오면 우리 가슴에 붉은 피 솟네

‘오월의 노래 2’는 ‘임을 위한 행진곡’과 함께 광주 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노래다. 노랫말은 에돌지 않고 직선적이다. 마치 카메라로 현장을 촬영하듯 80년 광주의 참상을 묘사한다.

그래서일까 일부 광주민주화운동 유족들은 부르길 꺼리기도 한다. 엄혹했던 군부독재 시절부터 많은 사람이 이 노래를 불렀다. 지난 38년 동안 광주의 정신을 지탱해준 곡이다.

▲광주 시민군으로 참가했던 화가 홍성담의 오월 판화

 

 ‘오월의 노래 2’의 멜로디는 1971년 프랑스 가수 미셸 폴나레프(Michel Polnareff)가 작곡한 누가 할머니를 죽였는가?(Qui A Tue Grand'maman) 에서 빌려왔다. 1975년 가수 박인희 씨가 부른 번안곡 ‘사랑의 추억’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다만 ‘오월의 노래 2’의 ‘꽃잎처럼 금남로에’의 멜로디는 ‘누가 할머니를 죽였는가’의 1/16박자가 아닌 ‘사랑의 추억’과 같은 1/8박자다.

하지만 노랫말을 쓴 작사자는 아직 미상이다. 지난 2015년, 5.18 정신이 담긴 노래를 담은 앨범을 낸 가수 김원중 씨는 저작권을 위해 작사가를 수소문했지만 찾지 못했다고 한다.

일부에서는 사실적으로 그려진 가사로 볼 때 5.18 당시 현장에 있던 광주 시민일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또 지금까지 작사가가 밝혀지지 않은 점에 미뤄볼 때 오래전 사망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오월의 노래 2’는 4절까지 노랫말이 전해진다. 1, 2절과 3, 4절의 노랫말 결은 조금 다르다. 1~2절은 80년 광주 학살의 현장을 목격자로서 고발하고 있고 3~4절은 잔혹한 계엄군의 진압 이후 살아남은 사람들의 각성과 신군부 등 학살의 책임자를 고발한다.

이 때문에 여러 사람 또는 대중이 함께 노랫말을 만들었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구전 가요 특성상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며 가사가 조금씩 바뀌고 시차를 두고 3, 4절의 가사가 추가되었다는 것이다.

‘오월의 노래 2’가 처음 등장한 시기도 명확하지 않다. 80년대 중후반부터 들었다는 광주시민이 있는가 하면 1981년 하반기 서울의 대학가에서 처음으로 들었다는 증언도 있다.

꽃잎처럼 금남로에 뿌려진 붉은 피 - 오월의 노래의 작사가는 누구일까? 과연 찾을 수 있을까? 이번 방송의 내레이션은 ‘바위섬’을 부른 가수 김원중 씨가 맡았다.

내레이션 김원중
취재작가 오승아
글 구성 김근라
촬영 길바닥저널리스트
취재 연출 박정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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