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롯데마트 삼겹살 갑질’ 법원도 인정, 하지만 악몽은 끝나지 않았다

2021년 07월 27일 15시 49분

뉴스타파가 보도한 롯데마트의 삼겹살 납품업체에 대한 이른바 '갑질 행위'를 법원이 인정하고, 공정위의 과징금 408억 원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뉴스타파 보도 2년 3개월 만이다. 그러나 수년에 걸친 갑질 피해로 법정관리에 들어간 납품업체는 여전히 법적인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마트 측이 김앤장 등 대형 로펌들을 선임해 대응하면서 민사소송 절차가 사실상 중단됐기 때문이다. 
▲ 2012년부터 이뤄진 롯데마트의 '삼겹살 갑질'은 여전히 소송 중이다. 법원도 최근 공정위의 과징금이 정당하다고 판결했지만 피해업체 보상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납품업체에게는 악몽이었던 3월 3일 '삼겹살 데이'

2019년 3월 뉴스타파는 <'삼겹살데이 악몽'은 끝나지 않았다>라는 기사를 통해 롯데마트가 삼겹살 납품업체에 저지른 갑질 행위를 고발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2019년 11월 롯데마트에 4백억 원대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피해업체가 신고한지 5년 만이었다. 롯데마트는 과징금 부과가 부당하다고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서울 고등법원 제3행정부(재판장 이상주 판사)는 2년이 지난 올해(2021년) 7월 22일 공정위가 판단한 롯데마트의 갑질을 인정하고 과징금 408억 원이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롯데마트 측이 대법원에 상고하지 않는다면 과징금은 이대로 확정된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공정위가 밝힌 롯데마트의 각종 갑질 행위를 모두 인정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롯데는 '삼겹살데이 행사' 등 판촉 활동을 한다는 명목으로 시가보다 낮은 가격에 납품을 강요했으며 행사가 끝난 뒤에도 가격을 올려주지 않았다. 또 납품업체 ‘신화’에게 삼겹살을 납품 받으면서 2012년부터 4년 동안 연인원으로 2천 7백여 명의 종업원을 파견 받아 고기를 자르고 진열, 판매하는 일을 시켰다. 인건비만 48억 원이 들어갔지만 롯데는 모두 납품업체에 비용을 부담시켰다. 롯데는 또 컨설팅업체와 계약을 하면서 자문료 8억 원을 납품업체 신화에 내도록 했다. 
▲ 롯데마트의 삼겹살 데이 행사. 화려한 행사 이면에는 갑질 피해 업체들의 고통이 있었다. 갑질 피해 업체는 대기업과 대형 로펌을 상대로 7년 동안 소송전만 반복할 뿐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 

도무지 끝나지 않는 대기업과의 소송전

2012년부터 롯데마트에 삼겹살을 납품하기 시작한 신화는 한 해 수십 억 원의 적자를 보다 2016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법원이 선임한 회계법인이 계산한 바에 따르면, 롯데마트와 관련된 신화의 영업손실은 109억 원이었다.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은 2015년 롯데마트에 48억 원을 보상하라는 조정안을 내렸다. 롯데마트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신화 측은 민사소송을 제기했지만 김앤장 등 대형 로펌을 선임한 롯데마트 측은 공정위 결정과 행정소송 등이 완료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2021년 7월 현재까지 소송절차를 미루고 있다. 신화의 윤형철 대표는 “아직 기약이 없는 대법원 확정 판결 이후에나 민사소송이 재개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신화는 아직 법정관리 상태에 있으며, 한해 6백억 원이 넘었던 매출액은 180억으로 줄었다. 
제작진
기자김경래
디자인이도현
웹출판허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