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와 해수면상승...수억 명의 터전이 바다에 잠긴다

2018년 09월 21일 10시 00분

31.5일. 지난 여름 한국의 날씨는 기상 관측 사상 가장 더웠다. 기상청이 집계한 폭염 일수가 31.5일이나 됐다. 폭염일은 하루 최고 기온이 33도 이상 올라간 날을 일컫는다. 폭염일수가 사상 두번째로 길었던 해는 지난 1994년(31.4일)이다. 3번째 높았던 해는 지난 2016년, 4번째가 지난 2013년이다. 폭염일수 많은 해 1, 3, 4위가 지난 5년 사이 다 몰렸다. 지구온난화를 한국에서도 체감할 수 있는 수치다.

지난 여름 그린란드 북부 해상의 해빙(海氷)이 사상 처음 녹아내렸다고 해외주요매체들이 보도했다. 지구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두꺼운 북극, 그린란드 해빙층이 붕괴한 것은 이전까지 관측된 바 없는 현상이라고 한다. 지구온난화로 북극과 그린란드의 빙하가 녹아내리는 것은 해수면상승의 주요 원인이다.

바닷물이 점점 해안을 삼키고 있다. 해수면 상승은 기후변화로 인해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위협 가운데 하나다.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는 기후변화와 해수면상승의 심각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국제협업 파트너 언론사인 독일 비영리탐사매체 ‘코렉티브(Correctiv)’의 ‘해수면상승’ 프로젝트를 한국어 버전으로 제작해 공개한다.

코렉티브가 2년여에 걸쳐 전세계 해수면 상승 데이터를 수집해서 분석하고, 인터랙티브 지도를 제작해 확인한 결과는 충격적이다.

전 세계 70만 군데 해수면 높이(sea level) 관측소에서 해수면 상승이 관측되고 있다. 기후변화는 해안 지대에 큰 영향을 미쳐왔다. 해수면 상승은 해안선 유실, 섬의 수몰, 해안 지역 침수를 야기해 수억 명의 삶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우리나라는 1952년 목포에서 해수면 높이 관측을 처음 시작했다. 현재 주요 항만과 연안 등에서 총 46개의  관측소가 운영되고 있다.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조사원은 실시간해양관측정보시스템 사이트에서 해수면 측정 결과를 매 분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있다.

코렉티브의 해수면상승 프로젝트는 우리나라의 경우 목포 등 19개 주요 해수면 관측소에서 측정한 해수면 상승 데이터를 수집해 인터랙티브 지도에 공개했다. 19개 관측소는 30년 이상 지속적으로 해수면 변동 현황을 측정해온 관측소들이다.

우리나라 해수면 30년 간 평균 106mm 상승, 포항 178mm 상승으로  최대

코렉티브 분석 결과 한국의 19개 조위관측소에서 측정된 해수면 높이는 지난 30년 동안 평균 106mm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통영, 완도, 여수 등 3군데 관측소에서만 소폭 상승했으며 나머지 16군데 관측소에서는 모두 해수면이 대폭 상승했다. 포항이 178mm으로 제일 큰 폭으로 올랐다. 이어 목포 156mm, 제주 150mm 순으로 집계됐다.

코렉티브 해수면상승 프로젝트는 인터랙티브 지도에서 한국 등 세계 각국의 주요 해수면 높이 관측소를 클릭하면 연도별 데이터와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위험도 등을 전망하는 정보를 제공한다.

제주항의 해수면 상승 속도, 세계 평균보다 3배 높아

▲ 제주 해수면높이 관측소 (출처: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조사원 실시간해양관측정보시스템)

국립해양조사원의 제주관측소에서 측정한 해수면은 1964년 첫 관측 시점부터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국립해양조사원은  제주항의 해수면이 전 세계 평균보다 3배나 높은 상승 속도를 보이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1985년에서 2016년 사이 해수면 변동폭은 150㎜, 첫 관측 이후 변동폭은 235㎜다.

국제협업을 통해 해수면상승 프로젝트를 주도한 독일 코렉티브는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 뉴스타파와 유사한 형태로 운영되는 비영리독립 탐사보도 전문매체로, 지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때 뉴스타파와 협업을 한 바 있다. 이번 프로젝트의 한국어 번역은 뉴스타파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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