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춘 사조직 ‘국발협’...해체됐다더니 여전히 활동

2014년 05월 15일 16시 25분


국가보훈처 나라사랑교육 강사진에는 박승춘 보훈처장이 2010년 민간인 시절 안보교육을 목적으로 조직해 초대회장까지 맡았던 국가발전미래교육협의회, 이른바 ‘국발협’ 소속 인사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발협은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보수 편향적 안보교육은 물론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해체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뉴스타파 취재 결과 지역별로 여전히 활동하면서 안보강연 등을 펼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국발협 출신 강사, 나라사랑 강연 사실상 독식

뉴스타파가 단독 입수한 2013년 보훈처의 나라사랑 전문 강사 평가 현황을 보면 우수 강사로 선정된 12명 가운데 9명, 즉 75%가 박승춘 보훈처장의 안보 사조직인 국발협 출신 강사들로 나타났다.

2014051503_01지난 해 나라사랑 강사진 100명 가운데 국발협 소속 인사들은 22명이 포함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지난해 나라사랑 강연 580회 가운데 40%가 넘는 249회를 담당했다. 사실상 박승춘 처장과 보훈처가 국발협 출신 강사들을 밀어줬다고 볼 수 밖에 없는 수치다.

국발협은 지난 해 국정감사에서 정권편향성 교육으로 대선개입 의혹이 일자 해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발협 여전히 활동, 지역보훈청과 연계 의혹도...

하지만 뉴스타파 취재 결과 국발협은 지역 보훈청과 접촉하는 등 조직적 활동을 모색하면서 여전히 안보강연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에서 만난 국발협 대구경북지회 회원이자 나라사랑 강사인 한 교수는 회원들이 친목 차원에서 모임을 이어갈 뿐 더 이상 조직 활동은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회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논의한 내용이 기록된 간담회 자료 문서는 이런 모임이 단순 친목 형태가 아님을 여실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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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건에는 안보강연 수요처 개발을 위해 3월 중 대구보훈청 보훈과장과 선양팀장을 면담했고, 인근 군청과 군부대를 방문한 사실도 기록돼 있다.

지방선거에 대비해 정치적 오해 소지가 있는 내용의 강연은 선관위 등의 조사가 예상되니 금지할 것을 당부한 내용도 적혀 있다.

충북 국발협도 자유평화교육협의회, 즉 자평교협으로 명칭을 바꿔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단체의 일부 관계자는 현재 국가보훈처 나라사랑 강사진으로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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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평교협은 지역의 안보관련 단체장들을 모아놓고 경찰서 회의실에서 안보교육 평가대회를 주최하는 등 활동을 이어가고 있었고, 사무실에 여전히 국발협 간판도 붙여놨지만 국발협과의 연관성은 부인하였다.

국발협 강원지회도 사무실을 유지하면서 강연 요청이 있으면 회원들에게 연결해주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국발협, 중앙 단위 활동 재개 논의도 진행

국발협 경남지회장 역할을 맡고 있다는 한 교수는 회원들이 모여 정기적으로 회의도 하고 지역별로 나눠 강의도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또 예전 국발협 핵심 간부들 사이에서 중앙 조직 차원의 활동 재개 문제도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2년 안에 국발협이 어떤 식으로든 부활해 활동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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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해체됐다는 국발협이 전국의 각 지역에서 버젓이 활동하고 있고, 국발협 출신 인사들이 보훈처 나라사랑 강사진의 주축이라는 것도 확인됐지만 보훈처는 회원들의 개인적인 활동일 뿐 박승춘 보훈처장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박승춘 보훈처장의 역점 사업인 나라사랑 교육을 두고 보훈처 내부에서는 이 교육 사업이 차기 대선을 앞둔 사전 포석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그 논란과 의혹의 중심에 박승춘 보훈처장과 국발협이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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