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 후보 검증> 김상욱 국민의힘 후보 ‘부동산 투기’ 의혹, 재산 허위 축소 신고

2024년 04월 05일 17시 00분

김상욱 울산 남구갑 국민의힘 후보가 대규모 개발이 예상되는 지역에 실제 활용하지 않는 수백 평의 토지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투기 목적으로 매입한 게 아닌지 의심된다. 김 후보가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본인 소유 부동산의 가액을 3억 원 이상 허위, 축소 신고한 사실도 확인됐다.

울산KTX역 인근에 보유한 144평 농지 직접 가보니…

김상욱 후보는 선관위에 토지 3필지를 신고했다. 이 중 2필지는 울산광역시 울주군 삼남읍 신화리에 있는 논이다. 울주군 삼남읍 일대는 현재 'KTX울산 역세권 복합특화단지(복합특화단지)' 개발이 진행 중이다. 2019년 9월부터 추진됐다. 김 후보의 땅은 개발 예정지에 바로 근접해 있다. KTX울산역에서 차로 4분 거리다.
등기부등본 확인 결과, 김 후보는 복합특화단지 개발이 추진된다는 발표가 나고 두 달 뒤인 2019년 11월 이 땅을 거래했다. 당초 1,165㎡(약 350평) 규모 논 한 필지를 다른 사람 2명과 10억 500만 원에 공동 매입했다. 김 후보의 지인인 서 모 법무사, 일면식이 없는 울산 지역 주민 김 모 씨다. 김 후보 등이 매입한 뒤 이 땅은 두 필지로 분할됐다. 김 후보 등은 부동산 업자의 소개로 땅을 공동 구매했다. 
약 350평 농지 중 김 후보는 144평 정도를 가지고 있다. 땅 매입에 4억 2,000만 원가량이 들어갔다. 평당 300만 원 정도다. 주변 공인중개사무소에 따르면, 당시 시세보다 조금 비싸게 샀다. 
김상욱 후보가 매입한 농지는 'KTX 울산 복합특화단지' 개발 지역에 바로 붙어 있다. 
변호사인 김 후보가 농지를 매입한 이유는 뭘까.
농지법에 따르면, 논이나 밭과 같은 농지는 농사를 직접 짓는 경우에만 소유할 수 있다. 300평 이하의 소규모 농지는 주말 체험 농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 뉴스타파 확인 결과, 김 후보는 주말 체험 영농을 하겠다고 지방 관청에 농업경영계획서를 제출하고 농지를 매입했다. 
하지만 취재진이 해당 농지를 방문했을 당시, 농작물을 재배한 흔적은 없었고 벚꽃나무만 가득 심겨 있었다. 농지 실태를 관리하는 울주군 삼남읍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농지에 농작물을 수확할 수 없는 나무를 심어선 안 된다. 벚꽃 나무를 심은 건 농지 목적대로 활용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인근 지역 공인중개사들도 "순수한 농사 목적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울주군 삼남읍의 한 공인중개사는 “2019년경 도시개발 소문이 나니까 투자 목적으로 땅을 매입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주말 농장을 한다면 주변에 더 싼 농지도 많은데, 비싸게 주고 개발 예정지 인근에 농지를 구입할 리가 있겠냐”고 말했다.  
김상욱 후보가 2019년 11월 주 말체험 영농을 하겠다고 신고하고 매입한 울산 울주군 삼남읍의 농지. 지목은 답(논)이다. 
결과적으로 김 후보가 '복합특화단지' 개발에 따른 시세차익을 노리고, 실제 활용하지 않을 농지를 매입한 게 아닌지 의심된다. 김 후보는 “과거에 실제 주말농장으로 활용한 적이 있었다”며 투기 의혹을 부인했다.
아버지 어머니가 농사지으면서 있고 싶다고 말씀도 하시고, 아이들이 세 명 있는데 같이 주말에 (농장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 때문에 산 거예요. 원래 다 그런 로망이 있잖아요. 부동산에 100평 정도 농장이 필요하다고 했더니, 필지를 분할할 수 있는 다른 사람들을 소개해 줘서 같이 산 거예요. 그런데 막상 농사를 해보니까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고민하다가 일손이 많이 가지 않는 벚나무를 심은 거예요. 그건 한 5년 지나면 팔 수 있으니까, 나중에 팔려고…그런데 제가 공직을 준비하면서 오해가 생길 것 같기도 해서 현재는 부동산에 땅을 내놓은 상태입니다.

김상욱 국민의힘 후보 (울산 남구갑)

2015년 '영덕 택지개발' 지역에 산 80평 대지…10년 째 방치

김상욱 후보가 경북 영덕군 강구면 신오포리에 보유하고 있는 땅도 투기성 매입이 아닌지 의심된다. 김 후보는 2015년 2월, 267㎡(약 80평) 규모 대지를 1억 원 정도에 매입했다. 김 후보가 이 땅을 사들이기 1년 전, 영덕군은 이 지역 일대를 개발정비구역으로 지정하고, 택지 조성 사업에 나섰다. 국비와 지자체 예산 115억 원가량이 투입되는 사업이었다. 
김상욱 후보가 2015년 2월 매입한 경북 영덕군 강구면 오포리의 대지. 10년째 방치돼 있다.
김 후보는 택지 조성 사업에 참여해 영덕군으로부터 땅을 불하받았다. 하지만 주택은 짓지 않았다. 취재진이 직접 이 땅을 찾아가 보니, 공터에 건축 자재만 흉물스럽게 가득 쌓여 있었다. 김 후보는 “별장을 지으려고 산 땅일 뿐, 투기 목적은 아니다”고 말했다. 
 10년 전 영덕군에 오고 갈 일이 많았는데, 그때 영덕군이 땅을 불하한다는 걸 알고 입찰에 참여해 매입했어요. 당시 어린 마음에 별장을 지어 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땅을 매입했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꿈이었어요. 이제 별장을 못 짓겠다 싶어서 팔려고 하는데, 잘 팔리지도 않고...잘못 산 땅이에요.

김상욱 국민의힘 후보 (울산 남구갑)

‘논’을 ‘대지’로…땅 값은 3억 가량 허위, 축소 신고  

뉴스타파 취재 결과, 김 후보가 선관위에 본인 소유 부동산 매입 가격을 허위, 축소 신고한 사실도 확인됐다.    
김 후보는 2019년 4억 2,000만 원 정도에 산 KTX 울산역 인근 땅을 1억 600만 원 정도로 신고했다. 2015년 1억 380만 원을 주고 산 영덕군 땅은 약 9,200만 원으로 신고했다. 토지 가격만 3억 원가량 축소 신고한 것이다. 실제 매입가는 김 후보가 신고한 토지의 등기부등본을 통해 확인했다.
김상욱 국민의힘 후보는 울산시 울주군 농지와 경북 영덕군 대지 가액을 3억 원 가량 축소해 선관위에 신고했다
김 후보가 신고한 토지 값은 공시지가로 보이는데, 법규정을 위반한 허위, 축소 신고다. 공직자윤리법의 시행에 관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규칙에 따르면, 공직 후보자는 부동산 소유 내역을 신고할 때 개별공시지가와 실거래가 중 더 높은 가격을 신고해야 한다.
게다가 김 후보는 답, 즉 논인 울주군 삼남읍 땅을 일반 대지로 신고했다. 엄격하게 매입이 제한된 농지를 누구나 구매할 수 있는 ‘대지’로 허위 신고한 것이다. 김 후보는 “선거 사무장이 규정을 모르고 한 잘못"이라고 말했다.
재산신고는 제가 잘못한 부분입니다. 제가 일일이 규정 확인을 못하고 사무장님께 부탁을 드렸는데 사무장님께서 공시지가로 해도 된다고 알고 그렇게 신고를 했더라고요. 저희가 뒤늦게 알고, 바로 선관위에 저희가 ‘잘못했습니다’라고 가서 신고를 드렸습니다.

김상욱 국민의힘 후보 (울산 남구갑)
김 후보는 뉴스타파 취재 후인 지난 3일, 당초 12억 4,300여만 원으로 선관위에 신고한 재산을 15억 7,500여만 원으로 변경 신고했다. 현재 선관위 홈페이지에는 변경된 재산이 올라와 있다. 하지만 이미 울산 남구 유권자들에게는 잘못된 재산 정보가 들어 있는 선거 공보물이 발송된 상태다. 울산 남구 선관위 관계자는 “이미 발송된 공보물까지 수정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잘못된 공보물로 생긴 피해는 후보가 져야 한다"고 말했다. 재산 축소 신고 부분에 대해선 "고의성 여부를 따져 조치할 것”이라고 했다.
제작진
취재홍여진 이명주
영상취재오준식 김기철
편집장주영
디자인이도현
CG정동우
출판허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