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특활비, 고위 검사들의 퇴임 전 몰아쓰기 의혹

2023년 09월 14일 13시 30분

뉴스타파와 3개 시민단체(세금도둑잡아라, 함께하는시민행동, 정보공개센터)는 사상 처음으로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의 예산 자료를 받아내 세금 오남용을 밝혀내는 <검찰의 금고를 열다>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이제 전국 지방검찰청 67개 전체로 예산 감시를 넓힙니다. 이를 위해 5개 독립언론ᆞ공영방송 (경남도민일보, 뉴스민, 뉴스하다, 부산mbc, 충청리뷰)이 ‘검찰 예산 검증 공동취재단’을 꾸렸습니다. 검찰의 예산 오남용과 세금 부정 사용을 추적한 결과를 9월 14일부터 공개합니다. - 편집자 주

전국 3개 지방검찰청, 지검장 퇴임 직전 특활비 몰아쓰기 의혹

전국 3곳의 지방검찰청이 기밀 수사에 써야 할 특활비를 지검장 퇴임이나 법무부 인사에 맞춰 무더기 집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검장 이임과 퇴임을 앞둔 시점에 특활비가 집중적으로 쓰였다는 점에서 고위 검사의 ‘전별금’으로 특활비가 유용됐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각 지방검찰청의 특활비 집행 권한은 지검장(지청장)에게 있다. ‘검찰 예산 검증 공동취재단’이 지난 3개월간 전국 67개 검찰청의 예산 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구지검과 인천지검, 울산지검에서 고위 검사의 ‘전별금’ 등으로 특활비를 유용한 정황이 드러났다.

노승권 전 대구지검장 2018년 6월 퇴임 앞둔 3주간 특활비 3,966만 원 집행 

먼저 노승권 전 대구지검장은 2018년 6월 퇴임을 앞두고 약 3주 만에 특활비 3,966만 원을 몰아 집행했다. 6월 한 달 기준, 대구지검이 집행한 특활비 총액은 4,114만여 원이다. 이는 연말인 2017년 12월을 제외하고, 노 지검장의 임기(2017년 6월~2018년 6월) 중 가장 많은 액수다.
이보다 앞서 집행된 2018년 1월~5월의 특활비가 1천만~2천만 원대인 것을 고려하면, 노 전 지검장의 대구지검장 퇴임 직전 ‘특활비 몰아쓰기’ 의혹이 더 짙어진다. 노 전 지검장은 2017년 4월 이른바 ‘돈봉투 만찬 사건’의 참석자로 이영렬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으로부터 100만 원이 든 특활비 돈봉투를 받았다.
노승권 전 지검장의 퇴임 전 특활비 몰아쓰기 의혹에 대한 자세한 기사는 뉴스민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대구지검 노승권 지검장 시절 특수활동비 지출내역 (2017.9~2018.6)
인천지검에서도 지검장 퇴임 직전, 특활비를 몰아쓴 의혹이 드러났다. 2017년 8월~2018년 6월까지 인천지검에서 근무한 공상훈 전 인천지검장은 퇴임을 앞둔 2018년 6월에 특활비 4,179만 원을 썼다. 특히 검사직 사의를 표명한 날인 6월 14일부터 퇴임 전날인 6월 20일까지, 일주일 동안 3,826만 원의 특활비를 집중 지급했다.
공상훈 전 검사장은 특활비 몰아쓰기에 대해 묻는 뉴스하다와의 통화에서 “특정기간에 몰아서 내가 다 쓴 게 아니라, 후임자는 생각이 다를 수 있어서 퇴임 전 각 부서에 특활비를 배정해준 것”이라며 “기관장을 몇 차례 했는데, 항상 후임자들에게 특활비를 넉넉히 남기고 오는 편”이라고 말했다.
▲ 인천지검 공상훈 지검장 시절 특수활동비 지출내역 (2017.8~2018.6)
대검찰청 반부패부장을 지낸 김우현 전 수원고검장도 인천지검장 근무 시절, 특활비를 몰아쓴 의혹이 제기됐다. 김 전 고검장은 2018년 7월~2019년 7월까지 인천지검장을 지냈는데, 임기 종료 하루를 앞둔 2019년 7월 29일, 21명에게 특활비 690만 원을 차등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지검과 부천지청의 특활비 검증은 ‘검찰 예산 검증 공동취재단’에 참여한 신생 탐사보도 매체 ‘뉴스하다’가 맡았다. 인천지검 특활비 집행에 대한 검증 보도는 뉴스하다 홈페이지에서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 전주지검 송인택 지검장 시절 특수활동비 지출내역 (2017.9~2018.6)
송인택 전 울산지검장은 전주지검과 울산지검에서 이임과 퇴임을 앞둔 시기에 각각 2,198만 원, 1,900만 원의 특활비를 썼다. 또한 특활비를 받은 수령자 중에는 기밀 수사와 직접 관련이 없는 ‘공판 검사’도 포함돼 있었다. 기밀 수사에 써야 할 특활비를 일종의 ‘전별금’처럼 부하 검사들과 나눠 쓴 것은 아닌지, 세금 오남용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뉴스타파를 포함한 ‘검찰 예산 검증 공동취재단’은 앞으로 이들 3곳의 검찰청 외에도 특활비 오남용 사례를 추가 검증해 보도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제작진
취재강현석 강민수 홍봄 이창원 이상원
공동취재단경남도민일보,뉴스민, 뉴스하다, 부산MBC, 충청리뷰, 뉴스타파
공동기획세금도둑잡아라,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함께하는시민행동
웹출판허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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