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끝없는 해외비자금 의혹...이번에는 이재용

2021년 10월 07일 08시 00분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는 2021년 10월 4일부터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 주관으로 전세계 600여 명의 언론인과 함께 <판도라페이퍼스: 조세도피처로 간 한국인들 2021>프로젝트 결과물을 차례로 보도합니다. 국제협업취재팀은 트라이던트 트러스트, 알코갈, 아시아시티트러스트, 일신회계법인 및 기업컨설팅(홍콩) 등 14개 역외 서비스업체에서 유출된 1190만 건의 문서를 입수해 취재하고 있습니다. -편집자주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조세도피처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사실이 뉴스타파 취재 결과 확인됐다. 설립 시기는 2008년 3월에서 5월 사이다. 당시는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비자금 의혹을 폭로해 촉발된 특검 수사와 그 후폭풍이 일던 시기와 겹친다.
삼성그룹은 그동안 여러 차례 해외에서 비자금을 조성하고 은닉했다는 의혹을 받아왔지만 그룹 총수가 조세도피처 유령회사를 설립한 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07년 10월 29일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 법무팀장 출신인 김용철 변호사가 정의구현사제단을 통해 삼성비자금 의혹을 폭로했다. 김 변호사의 양심선언을 계기로 2008년 1월부터 특검수사가 4개월간 이어진다. 그 해 4월 17일 조준웅 삼성특검이 수사 결과를 발표한다. 삼성이 무려 4조5천 억 원의 이건희 회장 비자금을 그룹 임직원 이름을 차용하거나 도용해 만든 1200개 가까운 차명계좌에 은닉해 온 사실이 밝혀졌다. 
하지만 김용철 변호사가 폭로한 삼성의 해외비자금 조성 의혹은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다. 조준웅 특검은 특검은 해외비자금의 경우 사실상 수사가 불가능해 손을 대지 않았다고 말했다. 
삼성그룹과 이건희 회장에게는 사상 최대 위기였던 이 시기에 그룹 총수 후계자인 이재용이 조세도피처에 은밀하고 페이퍼컴퍼니를 세운 것이다.
이에 대해 윤영대 투기자본감시센터 공동대표는 뉴스타파와 인터뷰를 통해 “삼성 특검이 이건희 회장의 국내 은닉 자산 4조 5천 억원 가량을 찾아내긴 했지만 해외비자금 문제는 거의 들여다보지 않았다. (이재용 부회장의 페이퍼컴퍼니는) 국내에서 적발되지 않은 자산을 해외로 빼돌리거나 이미 해외에 있는 재산을 좀 더 안전한 곳으로 옮기기 위한 용도였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판도라프로젝트를 통해 이재용 부회장의 조세도피처 페이퍼컴퍼니 설립 사실을 찾아낸 뉴스타파는 이 회장과 삼성 측에 책임 있는 답변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 회장 측은 아무런 해명도 내놓지 않고 있다. 
뉴스타파는 2013년부터 조세도피처 추적 프로젝트를 계속 하고 있는데 삼성그룹 관련 의혹이 다른 기업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이 나왔다. 뉴스타파가 삼성의 해외비자금 및 자금세탁 의혹을 보도한 사례는 다음과 같다.
2015년 ‘삼성 본관’ 주소 스위스 비밀 계좌 발견(http://newstapa.org/article/21qrx)
2017년 삼성 해외법인에 유령회사 통해 수백억 원 입금(http://newstapa.org/article/43dv6)
2019년 유령회사 통해 삼성 해외법인에 천억 원 유입(http://newstapa.org/article/C0AHs)
2020년 삼성전자 수상한 외환거래, 미 금융당국에 포착(https://www.newstapa.org/article/zfQlI)
삼성 측은 그러나 뉴스타파의 이 같은 보도에 대해 지금까지 책임 있는 해명을 내놓지 못하거나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그리고 2021년 뉴스타파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의 국제협업 취재를 통해 사상 처음으로 삼성그룹 오너가 조세도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제작진
취재김용진 김지윤 이명주 홍우람 강혜인
촬영정형민 신영철
편집정지성
디자인이도현
웹출판허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