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회] 변상욱 칼럼_지도자의 조건과 국민의 자세

2012년 05월 26일 06시 04분

요즘 사람들은 모이면 다음 대통령 얘기를 많이 합니다. 이제 그럴 때죠. 그런데 다음 시대가 요구하는 대통령은 어떤 인물이어야 할까. 이거는 건너뛰고 누가 일등 할까, 이것만 자꾸 얘기하는 것은 많이 아쉽습니다.

오늘 몇 가지만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먼저 대통령이라고 하는 국가 지도자는 개인을 넘어서 집단적인 리더십입니다. 그러니까 그 후보만 보는 게 아니고 그 후보를 떠받치고 있는 사람들, 그 후보가 나중에 데려다 쓸 사람도 함께 살펴야 되는 것입니다. 그러지 않으면 또 대통령 측근들끼리 모여서 잘 해 드시다가 영등포 구치소에 모여서 자기들끼리 뒷풀이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 우리 시대가 갈구하는 지도자의 요건은 진정성입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는 뭐 상생, 공존, 공동 번영, 구호는 요란했지만 사실 사회에서는 탐욕이 사람들을 짓밟았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을 보호해야 될 공권력은 수구 기득권을 보호하는데 동원됐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땀 흘리는 사람들의 가치를 진정으로 인정해 주고,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는 진솔하고 정의로운, 진정한 지도자를 갈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다음에 필요한 것은 지도자의 카리스마입니다. 그런데 돈 많고 권력이 많아서 생기는 카리스마는 사람을 굴복시킬 수는 있지만 하나로 묶어내지는 못합니다. 대신 사람들 가슴속에 자기의 신념과 가치를 심고 자기가 솔선수범해서 그 가치를 키워낸 지도자는 사람들로부터 카리스마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한 사회적인 카리스마는 사람들로 하여금 스스로 결단해서 공동의 과제, 공동의 책임, 공동의 비전을 갖게 합니다. 그러면 우리 사회에 ‘우리’라고 하는 진정한 운명공동체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이 ‘우리’라는 운명공동체는 내가 남을 필요로 할 때 남을 달려오게 할 수 있는 힘이고, 남이 나를 필요로 할 때 내가 달려 나가는 힘이 됩니다.

IMF 환난 위기 때 금반지를 빼들고 달려가는 것이 그렇고. 시커먼 기름 때를 닦으러 태안 앞바다로 함께 달려간 것도 그런 힘입니다. 그런데 작은 우리도 있고 큰 우리도 있습니다. 통합진보당이 구당권파와 비당권파로 나뉘어 다투다가도 당사가 압수수색을 당한다, 하니까 당사로 달려가서 하나가 되는 것은 우리의 힘이죠.

그렇지만 당원들은 달려갔는데 시민들은 달려가지 않았습니다. 발로 뛰어가는 게 아니라 가슴이 뛰어야 가는 것인데 가슴이 뛰지 않은 것이죠. 이것은 더 큰 우리를 만들지 못한 것입니다.
자, 우리는 어떻게 하면 정치적으로 더 큰 우리를 더 강한 우리를 만들 수 있을까. 여러 가지 있겠습니다만 오늘은 한 가지만 얘기해 보겠습니다.

그것은 정권에 대해서, 권력에 대해서 국민들이 꾸준히 진지한 관심을 갖는 것입니다. 국민이 그저 흥미로운 관심이 아니라 권력을 향해서 집중력 있는 진지한 관심을 갖는 것은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토대입니다.

권력을 향해 진지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은 동포를 사랑하지 않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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