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우진-검찰 커넥션 고발하자 수사 중단"... '윤우진 스폰서' 폭로 ①

2021년 07월 22일 14시 23분

뇌물수수 의혹으로 검찰의 재수사를 받고 있는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의 스폰서 역할을 했다고 주장하는 사업가 Y씨를 뉴스타파 취재진이 만났다. 
Y씨는 “2018~2019년 사이 윤우진 전 서장이 전현직 검사, 고위공무원들을 만나는 자리에 불려 다니며 밥값과 골프비 등을 대납하는 등 스폰서 역할을 했다”고 폭로했다. 
지난해 11월 Y씨는 이런 내용이 담긴 진정서를 윤우진 전 서장 사건을 재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에 냈다. Y씨는 뉴스타파 취재진에게 이 진정서와 검찰에서 작성한 진술조사, 윤우진의 스폰서 역할을 하면서 만난 고위공직자들에게 받은 명함, 이들에게 밥값과 골프비 등을 대납하면서 사용한 카드 결제내역, 고위공직자들을 만난 날짜 등이 기록된 개인 다이어리 등을 공개했다. 
Y씨가 공개한 명함에는 3명의 전현직 고위직 검사, 관세청과 국세청의 고위직 인사 5명, 경찰관계자 1명, 정치인 2명, 유명 기업인 1명 등이 포함돼 있었다.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이른바 ‘변호사 소개 의혹’의 당사자다. 지난해 10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수사권을 발동해 2015년 검찰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무혐의 종결했던 ‘윤우진 뇌물수수 의혹 사건’을 재수사하도록 지시한 바 있다. 현재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3부가 맡아 수사중이다. 
뉴스타파는 최근 윤우진 전 서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두 번에 걸쳐 공개한 바 있다. 윤 전 서장은 뉴스타파 취재진을 만나 “2012년 경찰 수사 당시 윤석열 부장검사에게서 대검 중수부 출신 이남석 변호사를 소개받았다”고 증언했다. 이 증언은 윤석열 전 총장이 2019년 7월 열린 자신의 인사청문회 당시 주장과 180도 다른 것이었다. 
윤우진 전 서장은 또 2012년 수사 당시 경찰에 “16명의 언론인에게 금품을 제공했고, 그 명단을 경찰에 냈다”고 주장했다. 
지난 5월 뉴스타파 취재진은 인천에서 사업가 Y씨를 만났다. Y씨는 지난해 11월 검찰에 윤우진을 수사해 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낸 바 있다. 

‘윤우진 스폰서’ Y씨, 지난해 11월 검찰에 윤우진 비리 관련 '진정서’ 제출

뉴스타파는 지난 5월 초 자신을 ‘윤우진 스폰서’라고 소개한 사업가 Y씨를 인천의 모처에서 처음 만났다. Y씨는 “지난해 11월 윤우진 전 서장의 범죄 혐의를 수사해 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서울중앙지검 형사13부에 냈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3부는 지난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권 발동으로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의 뇌물수수 의혹 사건을 재수사 하고 있는 곳이다. Y씨는 진정서를 낸 직후 검찰에서 연락을 받고 두 번에 걸쳐 진정인 조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취재진과의 문답. 
- 진정서를 내신 게 작년 11월 3일인데, 이걸 내신 다음에 검찰에서 연락이 왔어요?
 왔습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3부) 양OO 검사님한테.
- 양OO 검사?
예. 검사님이 ‘서울중앙지검 어디다’라고 전화를 직접 하셨고, 진정서 내용을 검찰에 와서 진술할 수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하겠다고 했습니다.

‘윤우진 스폰서’ Y씨와의 문답 
Y씨가 진정서를 낸 건 지난해 11월 3일이다. 6일 뒤인 11월 9일 처음 서울중앙지검에 들어가 4시간 가량 검사와 면담을 가졌다. 그리고 3일 뒤인 11월 12일 검사와 진술조서를 작성했다. Y씨는 검사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주장했다.
'저는 공익제보자입니다. 윤석열 검찰총장님에게 감정이 있는 게 아닙니다. 윤우진 전 서장의 개인 비리, 자신의 배경과 인맥을 이용한 비리를 고발하고 싶어서 공익제보를 하는 겁니다'라고 검사님께 말씀드렸습니다.

‘윤우진 스폰서’ Y씨
뉴스타파 취재진은 5월 초부터 최근까지 여러차례 Y씨를 만나 인터뷰했다. Y씨는 뉴스타파 취재진과 두번째 만난 자리에서 자신이 검찰에 낸 진정서와 진술조서 등을 공개했다. 진정서와 검찰 진술조서에는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을 고발하는 내용이 빼곡히 들어 있었다. “윤 전 서장이 Y씨와 공동으로 사업을 진행하면서 수억 원에 달하는 금전적인 피해를 입혔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Y씨, 윤우진 소개로 만나 접대한 전현직 검사 3명 명함 공개

그런데 진정서와 진술조서에는 피해사실 말고도 눈에 띄는 내용이 있었다. 바로 윤우진 전 세무서장의 검찰과 경찰, 그리고 정치권 인맥을 보여주는 내용이다. 일단 진정서에는 ‘윤우진 전 서장이 윤대진 검사장의 친형이란 신분을 이용해 호가호위 했고, 경찰 고위층에 청탁해 어떤 사건을 무마시켰으며, 전현직 고위공직자들을 만나는 자리에 Y씨를 불러내 밥값과 골프비 등을 강제로 내게 했다’고 적혀 있다. 취재진은 Y씨에게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물었다. Y씨는 이렇게 말했다.
윤우진 전 서장은 나에게 ‘이렇게 훌륭하고 힘있는 사람들이 내 주위에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이용해 제 사업을 도와줄 수도 있고, 해를 끼칠 수도 있다는 무언의 압력으로 느꼈습니다. 그리고 전현직 고위공무원들을 만날 때면 아무도 밥값을 내지 않아 항상 제가 내야 했습니다.

‘윤우진 스폰서’ Y씨
Y씨는 자신이 윤우진 전 서장의 소개로 전현직 검사와 고위공무원들을 만나 접대하는 자리에서 받은 명함도 취재진에게 공개했다. 전현직 검사 3명, 국세청과 관세청 최고위직 인사 5명, 경찰 관계자 1명, 정치인 2명, 유명 기업인 1명 등이었다. Y씨는 “받은 명함이 더 있는데, 현재 가지고 있는 건 이 정도”라고 말했다. Y씨는 이 명함들을 모두 2018~2019년초 윤우진 소개로 나가 밥값과 골프비 등을 대납하는 자리에서 받았다고 주장했다.
사업가 Y씨가 지난해 11월 검찰에 낸 '윤우진 진정서'와 검찰 진술조서.

“전현직 고위공무원 만난 뒤 명함 뒤에 만난 날짜 적어 뒀다”

Y씨는 이들 전현직 고위공무원에게 접대한 사실을 입증해 주는 각종 자료도 취재진에 공개했다. 이들과 만난 날짜가 기록된 다이어리, 밥값과 골프비를 댈 때 사용한 신용카드 사용내역 등이다. 이를 통해 이들을 어디에서 만나 얼마나 많은 돈을 썼는지를 일목요연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Y씨는 이렇게 말했다.
사업을 오랫동안 하다보니 사람들을 만나 명함을 받으면 만난 날짜를 적어 놓는 습관이 있습니다. 이 날짜와 카드 결제내역을 비교하면서 기억을 떠올리면 만난 장소나 시간이 대충 생각이 납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명함은 대부분 2018년에 만난 사람들입니다.

‘윤우진 스폰서’ Y씨
Y씨가 윤우진에게 불려다니며 낸 밥값과 골프비는 한 번에 최소 수십만 원, 많을 때는 100만 원이 넘는 때도 여러 번이었다. 대부분 인천의 최고급 호텔 식당이거나 서울 서초구 검찰청 인근에 있는 고급 식당, 인천 소재 골프장이었다.
Y씨는 검찰 조사를 받을 때 이 명함 속 인물들을 만난 사실을 검사에게 일일이 설명했고, 뉴스타파에 공개한 것과 같은 자료, 예컨대 명함과 카드 사용내역 등을 모두 서울중앙지검 향사13부의 담당 검사에게 제출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Y씨가 지난해 11월 12일 서울중앙지검에 들어가 작성한 진술조사의 말미에는 “진술인(Y씨)이 임의로 제출하는 윤우진의 저녁식사 참석 명함 등 사본과 법인카드 결제 내역을 별도로 편철한다”고 적혀 있었다.

“‘고위직 검사에게 밥 샀다’ 증언한 뒤 검사가 연락 끊어”

그런데 Y씨는 수사 의지를 보이던 담당 검사의 태도가 전현직 검사들을 접대한 사실을 증언한 뒤부터 갑자기 달라졌다고 주장했다. 사업가인 Y씨가 고위직 검사에게 밥을 샀다는 사실을 믿지 않는 눈치였다는 것이다. 다음은 Y씨와 나눈 문답 내용 중 일부. 
제가 현직 검사님하고 밥을 먹고 밥값을 냈다라고 얘기하니까, (검사님이) 믿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윤우진 전 서장 소개로 나가 제가 밥을 산 검사님 명함을 줬더니 검사님이 명함을 들면서 ‘정말입니까?’(라고 묻고..)
- 검사를 만나서 밥을 산 게 정말이냐는 거죠?
정말이냐. 정말 만났냐. 나는 ‘만났다’ ‘밥도 샀다’고 했고. ‘윤우진 씨랑 같이 봤냐?’고 물어서 ‘봤다’고 했죠. 검사님이 ‘이 분은 현직 검사님인데 왜 윤우진하고 밥을 먹냐. 나는 이해가 안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 검사가?
네, 검사가. 그렇게 말했었어요. 그리고 제가 검사님께 그런 말도 했습니다. ‘검사님이 생각하시는 것 이상으로 윤우진 씨가 더 높은 사람도 만나고 다닙니다’라고요.

‘윤우진 스폰서’ Y씨와의 문답. 
Y씨는 “검사님이 윤우진과 그 주변 인물들의 계보도를 만들어서 한번 더 조사를 하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후 아무런 연락이 없었습니다. 수사가 중단됐다고 느꼈습니다”라고 말했다.
더 이상 연락이 없자 Y씨는 담당 검사에게 전화해 이유를 물었다고 한다. 서울중앙지검에 들어가 진술조서를 작성하고 한 달 반 정도가 더 지난 지난해 12월 30일이었다. Y씨는 당시 검사와의 대화내용이 녹음된 음성파일을 뉴스타파 취재진에게 공개했다. 다음은 Y씨가 검사와 나눈 통화내용이다. (괄호가 Y씨의 말)
(아침에 전화했던 OOO입니다.)
OOO 씨요? 잠시만요. 검사님 바꿔 드릴께요.
(안녕하셨어요? 연말도 되고 새해도 돌아오는데 전화를 안 주셔서 전화를 드렸어요.)
코로나 때문에 소환 자체를 못하고 있는데요. 좀 지켜보고 좀 진정되면 연락 한번 드리겠습니다.
(수사를 계속 하시긴 하시는 건가요?)
네, 그렇죠. 코로나 때문에 소환조사가 어려워 가지고...약간 소강상태거든요. 연락 한번 드리겠습니다.
(저는 준비하라는 것 다 준비해 놨는데요.)

‘윤우진 스폰서’ Y씨와 검사와의 전화통화 내용 (2020.12.30.)
사업가 Y씨가 공개한 명함.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불려다니며 밥값, 골프비를 내면서 만난 고위공직자들에게 받은 것이다. 
취재진은 전현직 검사들의 비위사실을 알리자 검찰이 수사를 중단했다는 Y씨의 주장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윤우진 전 서장 뇌물수수 사건을 재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에 연락해 입장을 물었다. 서울중앙지검 측은 “현재 이 사건은 진행중이고 검토중이다”라는 답변을 보내왔다.
현직 세무서장이 2012년 육류수입업자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중 해외로 도피하는 초유의 일이 일어났으나 아무런 처벌 없이 끝난 윤우진 사건. 그 배후에 검찰과 경찰의 비호가 있었을 것이라는 소문은 10년 가까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윤우진 세무서장의 뇌물사건을 수사하다 보니까 윤우진이라는 세무서장이 여러 비리가 많은 걸로 이렇게 확인이 되는 거예요. 세무공무원인데 어디에 뭐 고급별장을 가지고 있느니...그래서 국세청 감사관실에 근무하는 어떤 공무원에게 물어봤어요. 그러니까 그 감사관이 ‘그 사람(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배후에 검사들이 있어요. 배후에 특수부 검사들이 있는데 우리가 어떻게 손을 댑니까’ 이 얘기를 하는 거예요.그래서 윤우진이라는 사람의 배후에 이른바 여러 검사들이 있다 라는 얘기를 들었어요. 물론 친동생이 검사고...

황운하 전 경찰청 수사기획관 (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검찰 쪽에 혹시 일이 있으면 윤우진 씨가 좀 해결할 수 있는 것 같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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