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도둑' 국회의원 추적⑪ 곽대훈, 보좌관 지인 통해 보고서 100% 표절

2018년 11월 13일 13시 00분

자유한국당 곽대훈 의원이 진행한 국회 연구용역 보고서가 다른 기관의 보고서를 100% 표절한 사실이 뉴스타파 취재로 확인됐다. 곽대훈 의원은 잘못을 인정하고 연구비로 쓰인 국회예산 500만 원을 국회사무처에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 곽대훈 자유한국당 의원

곽대훈 의원(자유한국당, 대구 달서구갑)은 2016년 11월 ‘대구성서 산업단지 혁신사업 추진’을 주제로 연구용역을 진행했다. 당시 대구의 한 산업디자인 업체에 용역을 맡겼고,  국회예산 500만 원이 지급됐다.

보좌관 지인에게 국회 연구 맡겨, 연구보고서 100% 표절로 확인

뉴스타파 취재 결과, 이 업체가 곽대훈 의원에게 제출한 연구용역 결과 보고서는 한 달 전인 2016년 10월 한국산업단지공단과 대구시가 2억 원 규모로 발주한 입찰보고서 ‘대구성서 일반산업단지 혁신사업 시행계획 수립’ 보고서를 100% 베낀 것으로 확인됐다. 표지만 다를 뿐, 내용, 도표, 그림 등 모든 내용이 일치했다. 입찰 보고서를 표지만 바꿔 베끼는 방식으로 국회예산 500만 원을 받아낸 것이다.

한국산업단지공단 관계자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무리 용역 보고서라 할지라도 그대로 베꼈다는 것은 용역을 할 필요가 없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표절 용역을 맡은 디자인 업체 대표 이모씨는 곽대훈 의원실 이 모 보좌관과 선후배 사이로 확인됐다. 이 씨는 2016년 한 모임에서 곽대훈 의원실 보좌관을 만난 이후 용역을 맡았다.

이 씨는 “지역모임에서 서로 인사를 받다보니 알게 됐고, 이런 일들에 대한 기회를 많이 받기 위해서 부담없이 해드렸다”고 말했다. 이 씨는 또 “정말 죄송한 이야기입니다만, 500만 원 짜리 용역은 사실 부탁해서 형식적으로 해드렸다. 정말 연구를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있는 이야기를 갖고 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해명했다.

곽대훈 의원 “관리 감독 책임 인정, 예산 500만 원 반납하겠다”

이에 대해 곽대훈 의원은 표절 사실을 인정하고 국회 예산 500만 원을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곽 의원은 “한국산업단지공단에 확인한 결과, 보고서가 완전히 표절된 것으로 확인했다. 표절된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고, 이 문제에 관해 아무리 보좌관이 했다 하더라도 관리 감독을 하지 못한 저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취재 : 문준영
데이터 : 최윤원
촬영 : 김기철 오준식
편집 : 정지성, 박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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