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도둑' 추적, 4명 고발 이후 ..."더 센 의원들이 남아 있다"
2018년 11월 05일 18시 56분
자유한국당 곽대훈 의원이 진행한 국회 연구용역 보고서가 다른 기관의 보고서를 100% 표절한 사실이 뉴스타파 취재로 확인됐다. 곽대훈 의원은 잘못을 인정하고 연구비로 쓰인 국회예산 500만 원을 국회사무처에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곽대훈 의원(자유한국당, 대구 달서구갑)은 2016년 11월 ‘대구성서 산업단지 혁신사업 추진’을 주제로 연구용역을 진행했다. 당시 대구의 한 산업디자인 업체에 용역을 맡겼고, 국회예산 500만 원이 지급됐다.
뉴스타파 취재 결과, 이 업체가 곽대훈 의원에게 제출한 연구용역 결과 보고서는 한 달 전인 2016년 10월 한국산업단지공단과 대구시가 2억 원 규모로 발주한 입찰보고서 ‘대구성서 일반산업단지 혁신사업 시행계획 수립’ 보고서를 100% 베낀 것으로 확인됐다. 표지만 다를 뿐, 내용, 도표, 그림 등 모든 내용이 일치했다. 입찰 보고서를 표지만 바꿔 베끼는 방식으로 국회예산 500만 원을 받아낸 것이다.
한국산업단지공단 관계자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무리 용역 보고서라 할지라도 그대로 베꼈다는 것은 용역을 할 필요가 없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표절 용역을 맡은 디자인 업체 대표 이모씨는 곽대훈 의원실 이 모 보좌관과 선후배 사이로 확인됐다. 이 씨는 2016년 한 모임에서 곽대훈 의원실 보좌관을 만난 이후 용역을 맡았다.
이 씨는 “지역모임에서 서로 인사를 받다보니 알게 됐고, 이런 일들에 대한 기회를 많이 받기 위해서 부담없이 해드렸다”고 말했다. 이 씨는 또 “정말 죄송한 이야기입니다만, 500만 원 짜리 용역은 사실 부탁해서 형식적으로 해드렸다. 정말 연구를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있는 이야기를 갖고 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곽대훈 의원은 표절 사실을 인정하고 국회 예산 500만 원을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곽 의원은 “한국산업단지공단에 확인한 결과, 보고서가 완전히 표절된 것으로 확인했다. 표절된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고, 이 문제에 관해 아무리 보좌관이 했다 하더라도 관리 감독을 하지 못한 저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취재 : 문준영
데이터 : 최윤원
촬영 : 김기철 오준식
편집 : 정지성, 박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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