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전두환 일가의 집과 사업체에 대해 일제히 압수수색을 실시했으나 천문학적 규모로 추정되는 이른바 전두환 은닉재산을 제대로 찾아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검찰은 지난 7월 16일 전두환 전 대통령의 연희동 자택과 장남 전재국씨가 대표로 있는 시공사등 모두 17곳을 압수 수색해 미술품 등 수백 점을 압수했으나 현금성 자산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압수수색은 뉴스타파가 지난 6월초 전재국씨의 조세피난처 페이퍼컴퍼니 설립과 해외 비밀계좌 운용 사실을 폭로한 지 한 달여 만에 이뤄졌다. 

뉴스타파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와 공동취재를 통해 전재국씨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 ‘블루 아도니스’를 만들어 이 회사 명의로 싱가포르 아랍은행 지점에 비밀 계좌를 운용한 사실을 보도한 바 있다. 

검찰은 압수수색 관련 브리핑에서 전씨의 아랍은행 비밀계좌와 해외 자금 흐름 등을 조사했는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확인해 줄 수 없다고만 답했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달 초부터 아랍은행 계좌를 포함해 전재국씨와 관련된 복수의 해외계좌를 포착해 자금 운영 실태 등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검찰의 전두환 수사팀에 서울중앙지검 외사부가 합류해, 감찰이 전두환 일가의 해외재산도피와 불법외환거래 부분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하지만 검찰의 압수수색이 뉴스타파 보도 이후 한 달 이상이 지난 이후에야 실시돼 전씨 일가가 증거를 없앴을 시간이 충분히 있었고, 실제 시공사 측이 7월초 회계서류로 보이는 서류뭉치를 무더기로 트럭에 실어 빼돌렸다는 증언도 나와 검찰의 이번 압수수색이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는 불투명하다.

검찰의 대규모 압수수색과는 별도로 금융감독원도 뉴스타파가 보도했거나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조세피난처 설립자 180여명 전원에 대해 외국환 거래법 위반 여부 조사에 착수했다.


오늘 오전 9시 검찰수사관들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연희동 자택에 들어가 재산압류 절차를 진행합니다. 미납추징금 1972억 원에 대한 재산 압류 처분 절차입니다. 전직 대통령 사저에 들어가 진행한 강제 압류 절차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같은 시각.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씨가 운영하는 시공사. 검찰 수사관들이 압수수색을 벌였습니다. 경기도 연천에 전재국씨가 소유한 허브빌리지. 차람 재용씨가 소유한 비엘에셋도 압수수색에 포함됐습니다. 검찰은 파주에 있는 전재국씨의 시공사 계열사도 압수수색해 그림과 도자기 등 미술품 190여 점을 압수했습니다.

[시공사 관계자]
“1년에 한 번씩 (전재국씨가) 중국 가서 골동품 사가지고 오거든요. 골동품. 1년에 한 번씩...”

검찰이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와 관련 압수수색을 벌인 곳은 모두 10여 곳. 주로 장난 전재국씨 재산에 관련해 압수수색이 집중됐습니다. 검찰은 전재국씨가 집무실로 사용하는 시공사 3층을 중심으로 회계장부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자금의 흐름을 알 수 있는 자료들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씨가 운영하는 시공사 본사입니다. 검찰은 이곳을 포함해 모두 10여 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습니다. 오늘 검찰의 압수수색은 뉴스타파가 전씨의 조세피난처 유령회사 설립과 해외 비밀계좌 운용 사실을 폭로한지 한 달여 만에 이루어졌습니다.

지난 달 뉴스타파는 전재국씨가 지난 2004년 7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의 유령회사 블루아도니스를 만들었고 이 유령회사 이름으로 싱가포르 아랍은행 지점에 비밀계좌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그 설립 시기는 동생 전재용씨의 조세포탈 사건 재판, 그리고 거액의 전두환 비자금이 드러났던 시점과 정확히 일치했습니다. 특히 계좌 개설이 늦어지자 전씨의 돈이 묶이게 됐고 이 때문에 전재욱씨가 몹시 화가 났다는 내용도 추가로 확인했습니다. 전재욱씨가 당시 해외 비밀계좌 개설을 서둘렀다는 정황이 포착된 것입니다.

더구나 아랍 은행 측이 최소한 수백 만 달러 이상의 자금을 운용하는 경우에만 해당하는 특별서비스를 전씨에게 제공했다는 단서도 포착했습니다. 전씨의 페이퍼컴퍼니 명의의 아랍은행 계좌 운영실태가 어떤지 신속한 검찰과 국세청의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검찰은 그러나 오늘 압수수색과 관련한 브리핑에서 전재국씨의 아랍은행 비밀계좌를 조사했는지에 대한 들의 질문에 확인해 줄 수 없다, 아직 확인단계다, 라는 원론적인 입장으로 답변했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 달 초부터 전재욱씨와 관련된 복수의 해외계좌에 대한 자금 운용 실태를 포착해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에는 뉴스타파가 보도한 아랍은행 비밀계좌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실제 검찰에 전두환 미납 추징금 전담팀에는 다수의 외사부 출신 검사들이 투입돼 있습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추징금 2205억 원을 선고 받았지만 현재 1672억 원을 내지 않은 상태이며 밀린 세금도 최고 100억 원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금융감독원도 조세피난처 설립자에 대한 조사를 확대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전재국씨를 포함해 이수형 OCI 회장, 최은영 한진해운 홀딩스 회장, 조옥례 DSL 회장, 김석기 전 중앙종금 회장을 포함해 뉴스타파가 이미 보도했거나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180명 전원에 대해 외국환 거래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
“저희가 가지고 있는 명단은 그때 뉴스타파에서 보도한 그 명단입니다.”

이와 함께 검찰은 2008년 해상 초계기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거액의 리베이트를 챙겨 조세피난처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자금을 세탁한 혐의로 대우그룹 임원출신인 이덕규씨가 대표로 있는 무기중계업체 리엔장을 전격 압수수색 했습니다. 뉴스타파는 지난 5월 이덕규씨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유령회사를 설립했다는 사실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뉴스타파는 지난 5월부터 모두 10차례에 걸쳐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한국인 명단을 보도했고. 지난 6월 11일부터는 조세피난처 프로젝트를 시민들이 참여하는 크라우드소싱 형태로 전환해 모두 180여 명의 명단을 홈페이지에 공개했습니다. 이제 뉴스타파가 공개한 조세피난처 한국인들의 비자금 은닉과 탈세혐의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검찰과 국세청 등 당국의 조사는 이제 시작됐을 뿐입니다. 보다 철저하고 엄정한 조사를 통해 조세 정의를 명확히 세워야 할 시점입니다.

뉴스타파 이유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