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지난 2월 10일과 11일 두 차례에 걸쳐 뉴스타파가 4대강 보 하류 강바닥의 대규모 협곡 발생과 보 내부 누수현상을 폭로하자 국토토양부 장관이 직접 진화에 나섰습니다.

@ 4대강 사업 추진현황 관련 브리핑

“반갑습니다. 국토해양부 장관입니다. 지금까지 제기되었거나 앞으로 예상되는 문제점을 꼼꼼히 점검하기 위한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민, 민간 합동점검단을 구성하여 특별 점검을 실시하겠습니다.”

이 민간 합동 점검단 가운데 민간 점검단은 과연 어떤 인물들로 구성됐을까. 국토해양부는 관련전문가 44명으로 구성했다며 민간 점검단의 명단을 국회와 언론에 공개했습니다. 이틀 뒤 민간점검단에 포함된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어봤습니다. 놀랍게도 자신이 점검단에 포함됐는지 모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 녹취

(교수님이 낙동강 점검이시더라고요?)
“저도 내용을 정확하게 안 받아서 모르는데.”
(통보는 언제 받으셨는지?)
“통보는 아직 안 받았는데.”

일부 이사의 경우 국토부가 본인의 동의나 통보절차도 없이 점검단에 포함시켰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자체 회의 한 번 열리지 않았습니다. 악화되는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민간점검단 구성 사실만을 급하게 발표부터 한 것으로 보입니다.

@ 녹취

(전체적으로 회의는 한 번도 안 하신 거네요?)
“그렇죠. 저는 전혀 그쪽에 관련이 돼 있지 않습니다. 회의도 d나한 상태고 어떤 분들이 조사단에 들어가 있는지도 제가 잘 모르겠고.”

관련 전문가라고 보기에는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토지주택공사의 화력발전 담당자도 4대강 민간점검단에 포함돼 있습니다.

@녹취

“글쎄요, 이거 뭐 얼떨떨합니다.”
(강이나 강 시설물 관련해서는 담당하신 적이 없으신 거네요?)
“저희 회사가 원래 강을 뭐 어떻게 하는 회사는 아니거든요.”

지난 20일 국토해양부 장관이 민간점검단을 구성하겠다고 발표할 때 사전 원고에만 있었고 실제는 언급되지 않았던 부분이 있습니다.

@ 4대강 사업 추진현황 관련 브리핑

“민간합동점검단을 구성하여 특별 점검을 실시하겠습니다.”

국토해양부 홈페이지에 남아있는 권도엽 장관 발표문 원고에는 민간 전문가를 중심으로 운영하여 객관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도록 하겠습니다, 라는 대목이 들어있습니다. 그러나 권 장관은 이 부분은 빼고 다음 문장으로 넘어갔습니다.

@ 4대강 사업 추진현황 관련 브리핑

“그러면 최근 거론된..”

민간점검단 명단을 보면 권 장관이 이 부분을 왜 빼고 잃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먼저 4대강 민간점검단 총괄 단장. 국토해양부 4대강 추진본부 수자원분과위원장입니다. 지난 2009년에는 낙동강과 금강 살리기 용역을 맡아 연구비도 받았습니다.

[윤세의 교수]
"무슨 용역을 했는데요? 낙동강은 없는데... 아... 뭘 했는지 모르겠는데요. 기억이 잘 안 나는데요.“

총괄단장으로 위촉된 윤세의 교수를 만나기 위해 대학 사무실로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이거를 연구를 하셨는데 점검단에 총괄단장을 하시는 게 좀 부적절하지 않은가요?)
“이거는 턴키일 때지, 추진본부하고 전혀 관계없는 거야.”
(그리고 (4대강) 추진본부에 수자원분과 위원장을 맡고 계신데 안전진단에 총괄단장을 하는 것이 부적절한 건 아닌가요?)
“그거는 나중에 결과를 보고 말씀해주세요.”
(아니 좀 부적절한 것 같아 가지고)
“아니 결과를 보고 말씀해주세요.”
(부적절하다는 의견에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거는 노코멘트입니다.”
(분과위원장을 하시면 사실은 특수관계시잖아요.)
“노코멘트입니다. 노코멘트. 죄송합니다.”

낙동강 점점 단장을 맡게된 교수와도 통화를 시도했지만 질문을 하자마자 전화를 끊어버립니다.

[한건연 경북대학교 교수]
(4대강 살리기 위원회 위원이시고요?)
“차가 좀 복잡해가지고요. 전화를 받을 수가 있는 상황이 안 됩니다. 나중에 통화하겠습니다.”

뉴스타파 팀이 4대강 민간점검단 44명을 소속을 분석한 결과 발주처인 수자원공사, 시공업체인 현대건설, 그리고 설계 감리업체 임직원들도 다수 점검단에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돈을 쓴 사람이 자기가 쓴 돈의 내역을 감사하겠다고 나선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
“점검하는 사람이 양심껏 왜곡되지 않게만 한다 그러면 그 부분은 나중에 공개할 거니까, 그때 가서 보시면 알 거 아닙니까.”

문제는 이들에게 갈수록 확산되고 있는 4대강 안전문제와 부실시공 의혹에 대한 점검을 맡길 수 있느냐는 겁니다. 특히 민간점검단에는 건설기술연구원과 시설안전공단 같은 국토해양부 산하 국책 연구기관도 포함돼 있습니다. 이렇게 구책연구기관이 포함될 경우 과연 성역 없이 국토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조사를 할 수 있을까.

지난해 12월 보의 안전성 문제가 붉어지자 국토부는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한 결과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힌바 있습니다.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
“한국시설안전공단에서 안전점검을 실시한 결과, 안전이 확인되었고.”

당시 안전진단을 실시한 곳은 다름 아닌 국토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시설안전공단. 그런데 이 안전 점검은 국토부의 설명과 달리 반쪽 짜리 조사에 불과했습니다. 취재팀의 확인 결과 당시 시설안전공사는 보의 안전 여부를 진단하면서 고정 보 등 보의 바깥 시설만을 조사했고 정작 발전 설비 등 내부 시설은 점검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시설안전공단 직원]
(보 발전소 내부에는 문제는 없나요?)
“발전소 내부는 저희가 조사를 못했습니다. 그거는 이제 육안으로 볼 수 있는 게 아니고 터널식으로 돼 있거든요.”

결국 국토부의 감사를 받고 예산도 통제받는데다 이사장도 국토부 고위 관료 출신인 국책연구기관이 사실상 상부기관인 국토부를 상대로 4대강 사업이 안전진단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런 우려에 대한 어떤 대책이 있는지,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에게 물어보기 위해 국토해양부를 찾아갔습니다. 출근 시간이 지날 때까지 기다리다 장관실을 직접 찾아갔지만 장관은 자리에 없었습니다.

[국토해양부 대변인]
(장관님 언제 뵐 수 있을지 그것만 좀 여쭤보려고요.)
“찍지 마시라니까요. 제가 말씀드리잖아요. 이거는 공정한 방법이 아니에요.”

민관 점검단의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교수나 시민단체는 배제했다고 밝힌 국토해양부. 점검을 받아야할 대상에게 오히려 점검을 맡기면서 이른바 4대강 사업 민관합동특별점검은 시작부터 객관성과 신뢰성을 잃었다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