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료원 문제를 둘러싸고 홍준표 경상남도 도지사의 ‘마이웨이’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경남도청은 지난 9월 16일 진주의료원 채권 신고 접수를 마무리했다. 진주의료원을 청산하고 매각하는 수순에 들어간 것이다.

서민 도지사를 표방하며 2012년 12월 경남 도지사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홍 지사는 취임 69일 만에 전격적으로 진주의료원 폐업을 결정했다. 경남도민들의 반발이 거셌고 국회가 국정조사까지 벌였지만 홍 지사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진주의료원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 7월에는 공공의료 정상화를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여야 합의로 경상남도에 1개월 내에 진주의료원 재개원 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했지만 홍 지사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국회의 재개원 권고에 대한 홍 지사의 입장을 들으려 경남도청을 찾아갔다.

하지만 홍 지사는 기자의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심지어 경남도청 직원과 경찰은 물리력으로 취재를 가로 막았다.

진주의료원 직원들은 최근 재개원 방안 마련을 촉구하며 경남도청 앞에서 노숙농성에 들어갔고, 홍 지사의 일정을 따라다니며 면담을 요구하는 이른바 ‘그림자 투쟁’을 벌이고 있다.

여야 합의로 마련한 국회 권고마저 무시하는 홍준표 도지사의 ‘나홀로’ 행보, 과연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앵커 멘트>

최근 경상남도가 진주의료원을 청산하기 위해 채권 신고 접수를 마무리했습니다. 지난 5월 폐업신고를 한 지 4개월 만인데요.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경상남도에 재개원 방안을 마련하라고 여야 합의로 권고까지 했지만 홍준표 도지사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있습니다.

설립된 지 103년이나 된 의료원 폐지를 임기 1년 반짜리인 도지사가 밀어붙이고 있는 셈인데요, 현재 상황을 조현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조현미 기자>

"여기 지금 완전히 폐허라 아닙니꺼. 전설의 고향이야 지금"

수풀로 뒤덮인 의료원을 바라보는 서해석 할아버지의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진주의료원 폐업 후에도 종종 의료원을 찾는다는 할아버지.

“뭐가 빨리 되면 다시 들어올라꼬.”

고혈압에 당뇨, 간경화, 췌장암을 앓고 있는 할아버지는 지난 4월 의료원을 떠나야 했습니다.

최근 경상남도가 청산절차를 밟고 있는 진주의료원입니다. 환자들의 발길은 끊겼고 의료원 앞마당은 사람들의 손길이 닿지 않아 이같이 풀밭으로 변했습니다.

[서해석 / 진주시 상봉동]

“내가 최고 마지막에 갔어요. 51병동 최고 마지막이었어요. 다른 사람 전부 다 나가고 없고...나 지금 이제 집에서 죽어야지 이제 할 수 없지 뭐.”

서해석 할아버지는 진주의료원을 폐업시킨 홍준표 도지사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영리 목적 같으면 돈 벌라고 해야지. 그런데 의료원 자체는 100년이 넘었는데 홍준표는 뭐하는 사람인데. 일제 강점기에도 이토 히로부미도 도립병원을 안 없앴어.”

지난해 12월 19일 경남도지사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홍준표 도지사. 서민도지사를 표방한 그는 취임 69일 만에 전격적으로 진주의료원을 폐업하겠다고 결정했습니다.

[윤한홍 경상남도 행정부지사]

“경상남도는 진주의료원을 폐업하기로 하였음을 말씀드립니다.”

직원과 환자, 경남도민들의 반발은 거셌습니다. 결국 국회까지 나섰습니다.

지난 7월 공공의료 정상화를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는 경상남도에 1개월 내에 진주의료원의 조속한 재개원 방안을 마련해 보고하라고 권고했습니다. 하지만 진주의료원 문제가 각종 정치 현안에서 밀려 국회 본회의 의결이 지연되고 있는 사이 경상남도는 특위 권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청산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경상남도가 밝힌 폐업의 가장 큰 이유는 누적 부채 279억원. 하지만 부채가 7000억원에 달하는 경남개발공사는 조직을 확대하면서 상대적으로 부채의 규모가 적은 의료원은 폐업했습니다.

지난 4월 의료원 정상화를 위해 대화를 시작하겠다는 경남도청과의 합의를 믿고 철탑 농성을 중단했던 박석용 진주의료원지부장은 뒤통수를 맞았습니다. 진주의료원 폐업이 이미 한 달 전 이사회에서 결정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진 것입니다.

[박석용 보건의료노조 진주의료원지부장]

“그 때 홍준표 도지사가 1개월 동안 대화를 해보겠다. 마음을 터 놓고 대화를 해보겠다. 내려 보내라. 그래서 합의를 하고 내려왔는데 홍준표는 3월 달에 벌써 이사회를 열고 폐업 결정을 이사회까지 통과시키고  거짓말을 한 거예요.”

박 지부장은 지난 9월 11일부터 도청 앞에서 진주의료원 정상화 방안을 요구하며 노숙농성에 들어갔습니다. 진주의료원 직원들은 홍준표 도지사 면담을 요구하는 그림자 투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국회의 재개원 권고에 대한 홍지사의 입장을 들으려 했으나 거절당했습니다. 할 수 없이 출근길에 그를 만났습니다.

"도지사님 안녕하세요. 진주의료원 청산하실건가요?"

경남도청측은 취재진의 접근을 가로 막았습니다. 이날 홍준표 도지사는 지역방송국의 한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했습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

“진주의료원이 없어졌다고 해서 공공의료가 없어진 게 아니고 공공병원 하나가 없어진 겁니다.”

대담을 끝내고 나오는 홍 지사에게 다시 물었습니다.

"도지사님, 국정조사 특위에서 재개원 방안 마련하라고 했는데…"

이번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들이 막아섭니다.

"국정조사에서 재개원 방안 마련하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거 무시하시는 겁니까. 네?"

기자: KBS 직원이 취재하는 다른 기자를 막은 건가요?

KBS 직원: 그거 경찰들이 와서 막았잖아.

기자: 경찰인가요?

KBS 직원: 그럼.

이날도 진주의료원 직원들은 홍준표 도지사를 기다렸지만 도지사는 이들을 따돌리고 방송국을 빠져나갔습니다.

[오주현(진주의료원 행정직 11년 근무)]

“조합원들을 안 만나줄 명분이 없는데 왜 이렇게 자꾸 피해서 도망다니시는지 이해가 안 갑니다. 우리의 사정을 좀 들어 달라고 그렇게 얘기하려고 왔는데.”

진주의료원 폐업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여론은 심상치 않습니다.

"서민들은 보통 거기(진주의료원) 많이 가는데 없어지니까 불만이 많죠."

[최정섭 / 진주시 상대동]

“지금 그 문제(진주의료원) 때문에 큰일이야 지금 진주가 앞으로 낭패라. 꼭 재개돼서 살아나야 할 게 우리 진주의료원이라. 내 뿐만 아니고 진주 시민들은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여야 합의에 따른 국회 권고안도 무시한 채 진주의료원 청산을 밀어붙이고 있는 홍준표 도지사.

하지만 진주의료원 직원과 지역 주민들은 재개원에 대한 실낱 같은 희망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뉴스타파 조현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