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는 지난 6월 예금보험공사 소속 임직원들이 IMF 직후인 1999년 조세피난처인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두 개의 유령회사를 만들어 지금까지 비밀리에 운영해온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해 보도했다. 예보는 지금까지 유령회사 설립 및 운영 사실을 관리감독 기관인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는 물론 국회와 감사원에도 보고하지 않았다. 국민세금으로 투입된 공적자금의 회수 과정이었지만 어찌된 이유에선지 지금까지 철저하게 비밀에 가려져 온 것이다. 

뉴스타파 보도 직후, 새누리당 유성걸 의원이 요청한 현안 질의 답변에서 기획재정부는 1차 조사결과, 예보의 페이퍼 컴퍼니 설립은 허가와 신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추가적으로 외국환 거래법 위반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스스로 예금보험공사 유령회사 운용의 위법성을 사실상 시인한 것이다.

문제는 예보가 15년 가까이 비밀리에 운영해온 유령회사 관련 기록이 제대로 보관돼 있느냐 여부다. 증빙 기록이 있어야 유령회사를 통한 해외 부실자산 매각과 공적 자금 회수 과정이 적절했는지, 투명하게 이뤄졌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뉴스타파는 취재 당시부터 예보 측에 삼양종금 등이 보유했던 해외 부실 자산의 구체적인 매각 목록과 매각 금액, 회수 내역 등을 공개할 것을 여러 차례 요청했다. 

뉴스타파 취재 당시 예보 측은 해외부실 자산을 효율적으로 회수하기 위한 방편으로 유령회사를 만들었다고 해명했다. 또 해외 자산 매각 리스트와 자금 거래 내역 등 유령회사 관련 증빙 자료를 찾고 있다면서, 찾는 대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관련 자료를 찾는 데 2, 3주 정도 걸린다고 했다. 

넉 달이 지난 10월, 취재팀은 다시 한 번 예보를 찾았다. 관련 증빙 자료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당초 약속과 달리 관련 증빙 자료를 확인할 수 없었다. 

 

 

예금보험공사는 대신 다섯 장의 사진을 보여줬다. 뉴스타파의 보도 이후, 예보 직원들이 문서 창고에서 유령회사 운영과 관련한 증빙자료를 찾는 사진이었다. 예보 측은 이 사진을 보여주면서 당시 자산 매각과정은 투명하게 진행됐고, 관련 자료는 모두 보관돼 있다며 자신들의 말을 믿어달라고 강조했다. 

취재팀은 자료를 찾는 장면이 담긴 사진이 아닌, 실제 찾았다고 주장하는 자료의 공개를 거듭 요청했지만, 예보 측은 엉뚱하게도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결국 예금보험공사의 유령회사 운용실태와 이를 통해 국민의 세금인 공적자금이 제대로 회수됐는지, 그 과정에 문제점은 없었는지, 그 진실을 밝히는 것은 국회 국정감사의 몫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