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이후 8개월 동안 단 한 차례도 공식 기자회견 없어

16회 : 14회 : 1회

위 수치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첫 8개월 동안 국민과의 대화나 공식 기자회견 자리를 통해 국민들과 소통한 횟수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03년 2월부터 10월말까지 모두 16차례에 걸쳐 대국민 담화와 공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전 대통령은 같은 기간 동안 14차례 국민에게 현안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역대 대통령들과 비교하면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민주화 이후 취임 8개월이 지나도록 공식 기자 회견이나 국민과의 대화를 한 번도 하지 않은 대통령은 박 대통령이 유일하다. 박 대통령은 지난 3월 초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가 이중국적과 미 중앙정보국(CIA) 연루설 등으로 낙마하자 이에 대한 입장을 담화문 형태로 한 차례 발표했을 뿐이다. 그나마 인사 파동에 대한 사과나 유감 표명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나라의 정치 현실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국정원과 군 사이버사령부 등 국가기관의 대선개입과 경찰의 수사 은폐, 검찰 수사에 대한 외부의 압력 등이 속속 불거지면서 여론이 악화되고 있지만 박 대통령은 여전히 “자신과는 무관한 일”이라는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정 최고 책임자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은 화합과 소통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이후 행보는 이 같은 덕목과는 정반대로 향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국정원 뿐 아니라 군까지 대선여론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난 지난10월 20일. 박근혜 대통령이 이 문제에 대해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여론이 더욱 거세졌습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새마을지도자 대회에 참석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새마을운동은 우리 현대사를 바꿔놓은 정신혁명이었습니다. 그 국민운동은 우리 국민의식을 변화시키며 나라를 새롭게 일으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의 행복에 기여하는 글로벌 운동으로 발전해 나가야 합니다.”

일주일 뒤 박 대통령은 프로야구 한국 시리즈 시구자로 잠실야구장 마운드에 올랐습니다. 외신에서까지 국정원 선거개입 논란으로 국정이 마비됐다는 지적을 할 정도로 정국이 경색돼 있었지만 얼굴엔 웃음이 떠나지 않습니다.

이런 행보는 불통 대통령이라는 우려를 한층 높였습니다.

민주화 이후 취임 8개월이 지나도록 공식 기자 회견이나 국민과의 대화를 한 번도 하지 않은 대통령은 박근혜 대통령이 유일합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 “박근혜 대통령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국민과의 대화를 한 적이 없어요. 그러니까 수석회의라던지 국무회의를 통해서 일방적인 자기 얘기만 하지 진솔하게 국민들과 만나서 대화하는 부분이 많이 부족하다.”

역대 대통령들과 비교하면 박 대통령의 불통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3년 2월 취임 후 10월까지 모두 16차례 대국민 담화와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과 소통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같은 기간 14차례 국민에게 현안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그 동안 담화문을 한차례 발표했을 뿐입니다. 그나마 김종훈 장관 내정자가 낙마하자, 우리 정치 현실을 비판하는 내용이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미래 성장동력과 창조경제를 위해 삼고초려 해 온 분인데 우리 정치의 현실에 좌절을 느끼고, 사의를 표해 정말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지난해 대선 당시 새누리당이 만든 인터넷 광고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 여직원의 불법선거운동 혐의가 불거지자 이를 흑색선전으로 매도했습니다. 오히려 상대 후보를 공격하는데 이 사건을 적극 활용했습니다. 결국 검찰 수사로 국정원의 대선개입과 경찰의 은폐가 밝혀졌는데도 박대통령은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았습니다.

이뿐 아니라 세제개편안과 기초연금 공약 후퇴, 채동욱 전 검찰총장 사퇴 등 각종 현안에 대해서도 침묵으로 일관했습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 “대통령의 소통이 지금과 같은 방식에서 벗어나서 바뀌지 않으면 국정운영의 동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 이런 과정 속에서 만에 하나 내년 지방선거에서 집권당이 패한다 그러면 그때는 빠른 속도로 대통령의 힘이 빠져서 레임덕이 가속화 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는 거거든요.”

실제 60%대까지 올라갔던 박대통령의 지지도는 최근 공약 파기와 국정원 사태 등으로 크게 떨어졌습니다.

여론이 악화되자 박 대통령은 지난 10월 31일 마침내 ‘입’을 열긴 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개인적으로 의혹을 살 일을 하지 않았지만 선거에 국가기관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에 대해 반드시 국민에게 정확히 밝히고 책임을 물을 것이 있다면 물을 것입니다.”

하지만 박대통령에게 국정원 사건은 여전히 의혹에 불과하며, 자신과는 무관한 일이었습니다.

또 정치적 이슈에 묶여 시급한 국정현안이 해결되지 않는다며 국가기관의 불법 선거개입 문제를 야당의 정치공세로 폄하했습니다.

[임혁백 고려대 교수] “지도자와 국민들이 소통할 때는 같은 언어를 써야 됩니다. 친일교과서 사건을 보면 같은 사건을 두고, 같은 역사적 사실을 두고 다른 언어를 쓰고 있지 않습니다. 그렇게 될 경우에는 서로 소통이 안 되는 겁니다. 소통이 안 될 때 그 결과는 국가의 몰락입니다. 국가가 붕괴하는 거예요. ”

오바마 미 대통령은 지난 9월 30일 새해예산안 처리를 놓고 기자회견을 연 뒤 한 달도 안돼 다시 국민 앞에 섰습니다.

[오바마 대통령] “변명할 여지가 없습니다. 문제점은 수정되고 있습니다.”

건강보험개혁안 일명 오바마케어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부실하게 운영한 것에 대한 사과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통령이 굳이 나설 일인가 할 정도의 대수롭지 않아 보이는 사안이지만 미국의 지도자는 직접 국민 앞에 나선 것입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 소장] “대통령은 과거 높은 성 안에 갇혀 있는 지고지순한 존재가 아니라 완전히 이렇게 성문을 활짝 열고 허심탄회하게 국민과 대화를 나눠야 된다, 이런 게 소통의 가치인 시대가 온 거죠. 대통령은 야당의 압력에 밀려서거나 아니면 국민들의 지지를 받기 위해서 소통을 하는게 아니라 본인이 국민들로붜 사랑받고 지지받고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 소통해야 된는 거죠.”

메르켈 독일 총리와 할로넨 전 핀란드 대통령이 국민들의 지지와 존경을 끝까지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대화와 설득의 리더십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뉴스타파 황일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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