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로 이름 바꿨지만 근본적 변화 의문...전문가 “수사권 제한해야”

국정원이 7월 28일 중앙합동신문센터(합신센터)의 명칭을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로 바꾸고 오해 소지가 있는 시설과 업무관행을 대폭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합신센터는 그동안 간첩조작 의혹 등과 함께 인권침해 논란을 빚어온 곳이다.

국정원은 조사실을 개방형으로 바꾸고 여성 변호사 등 법률전문가를 인권보호관으로 임명해 탈북자를 대상으로 법률 상담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탈북자의 70% 이상이 여성인 점을 감안한 것이다.

그러나 조사실을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에도 공개하겠다는 것인지, 법률전문가는 외부에서 위촉하는 것인지 국정원 직원으로 할 것인지 등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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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원은 지난 7월 28일 인권침해 논란을 빚어온 중앙합동신문센터를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로 바꾸고 오해 소지가 있는 시설과 업무관행을 대폭 개선하겠다고 밝혔다.(사진=국정원)

모든 탈북자들은 한국에 들어오는 즉시 합신센터에 수용돼 최장 6개월 동안 조사를 받아야 한다. 길면 수개월, 짧으면 일주일 정도를 달력도 없고 CCTV로 샤워실 내부까지 감시를 받는 1인실에서 국정원 조사관들의 신문을 받아야 한다.

2008년 문을 연 합동신문센터는 그동안 간접조작의 산실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의 피해자 유우성 씨의 여동생 유가려 씨는 1인실에서 수개월 조사받은 끝에 오빠가 간첩이라고 허위자백을 했다. 최근 북한에서 회피약물을 받아와 국정원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통과했다는 여간첩 혐의자도 합신센터 직원의 강요를 못 이겨 허위자백을 한 것이라고 뉴스타파에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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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7월 구속기소된 보위사 직파 여간첩 혐의자는 최근 합신센터 직원의 강요를 못 이겨 허위자백을 한 것이라고 뉴스타파에 고백했다. 

국정원은 “명칭 변경을 계기로 탈북민 보호에 더욱 내실을 기할 것"이라며 “탈북민이 입국해 처음 머무는 곳임을 감안해 오해가 없도록 탈북민 보호, 조사 과정 전반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정원의 이런 방침만으로는 근본적인 변화가 어렵다는 평가도 있다. 지난 6월 25일 북한 보위사령부 직파간첩이라는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홍 아무개 씨 변호인단은 합신센터가 행정조사를 하는 기관임에도 사실상 수사를 해 헌법위반 행위를 하고 있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이처럼 조사와 수사를 마음대로 넘나드는 행태가 합신센터의 근본적인 문제지만 국정원은 이에 대해 아무런 개선안을 내놓지 않았다.

김용민 변호사는 “국정원 직원은 합신센터에서 조사만 하고 수사를 할 일이 생기면 수사기관에 고발하거나 통보처분을 하는 방식으로 수사가 별개의 절차로 진행돼야 한다"며 “그래야 최근에 문제가 됐던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조작 사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