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째, 양천우체국에서 우체국위탁택배업에 종사하고 있는 최승원 위탁택배기사. 최씨는 한달 간 평균 2500개에서 3000개 가량의 소포를 배달하고 약 300만 원의 월급을 받는다. 하지만 정작 최씨가 가져가는 몫은 월 100만 원 남짓에 불과하다. 개인사업자로써 각종 비용을 스스로 충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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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씨의 월급명세서를 보면 위탁업체 수수료 약 30만 원, 영업용 번호판을 대여하는 비용 약 18만 원, 차량보험비 및 유류비`통신비`차량 유지비 등으로 약 70만 원이 차감된다. 여기에 영업용 택배차량을 구매한 할부금 약 50만 원도 지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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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탁업체 수수료는 물건을 하나 배달 할 때마다 평균 9%의 몫이 위탁업체에게 돌아간다. 최씨가 맡고 있는 택배업무는 위탁업체가 지역우체국으로부터 낙찰받은 사업권 안에서 위탁업무를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우체국택배업무의 특수한 구조가 있다.

우체국 위탁택배업무는 우정사업본부가 지역별 공개입찰을 통해 화물운송을 담당하는 물류업체와 위탁계약을 맺는다. 낙찰받은 위탁업체는 다시 개별 개인사업자인 택배기사들과 재계약을 맺는 이중 위탁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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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위탁 구조 하에서 진행된 위탁택배조합원과 위탁업체 간 단가협상은 진통을 겪었다. 협상 과정에서 위탁업체들이 택배기사들에게 해고위협을 가하기도 했다. 계약하지 않으면 계약거부로 간주해 조합원 750명에 대한 전원 해고를 각 우체국마다 공고문을 내려보낸 것이다. 조합원 개개인에게는 해고협박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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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사업본부 측은 일련의 단가협상 과정 중에 벌어진 해고협박, 합의 불이행의 문제와 관련하여 “개인 사업자간 계약의 문제”로 판단, 적극적인 중재역할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협상에 참여하는 일이 “재산권 침해이자, 경영권 침해"라고 말했다. 향후 지금의 위탁방식은 경영효율성과 비용절감의 이유로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위탁의 재위탁 형태의 인력운영방식은 비정규직보다도 더 퇴행적 방식이라는 지적이 있다. 공공기관도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려는 흐름 속에서 우정사업본부의 행태는 이에 역행한다는 것이다. 김상은 변호사는 현재 우정사업본부의 인력구조는 “위탁업체에게는 이윤을 챙겨주고,  택배기사들에게는 끊임없는 고용불안을 느끼게 만드는 형식"임을 강조하며 현 사태에 우정사업본부의 책임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우체국위탁택배기사와 위탁업체 간 협상이 진통 끝에 합의됐다. 그간 지역별로 상이하던 영업용 번호판 지입료를 10만원으로 통일하고, 현장대리인 선출에 조합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여전히 택배 단가 1035원이 전국 단위에서 통일되지 않는 등  앞으로 세부협상이 더 남아있는 상태다. 합의는 이뤘지만 위탁택배기사들의 이중 위탁의 채용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우체국 위탁택배기사들의 고용불안과 처우개선은 요원한 일이 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