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의무 전송과 황금채널, 광고와 심의까지 온갖 특혜를 다 쥐고 출발한 종편의 꿈은 컸습니다.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2011년 1월 2일 MBC 뉴스)]
“새로운 미디어가 우리나라 방송을 진일보시키고 보다 나은 콘텐츠로 세계 시장에 나아갈 수”

그러나 종편 출범 100일이 지난 지금 종편 4개사의 평균 시청률은 0.5% 이하의 바닥 수준. 그런데도 자기들 종편 4개사만 따로 모아놓고 도토리 키재기 식으로 시청률 1위를 했다고 자랑하는 자사 홍보기사가 쏟아집니다.

종편의 모기업 신문들이 자사 홍보를 하는 것이야 그렇다 하더라도 다른 언론매체들도 종편만 묶고 시청률 비교를 하는 것은 전체 케이블 채널들과 비교할 수 없도록 만든 꼼수가 동원됐기 때문입니다.

종편 채널은 드라마와 뉴스 등 모든 장르를 다룰 뿐 기존 케이블 방송과 다를 바 없는 케이블 채널입니다. 그런데도 시청률 조사 회사들은 종편들만 모아 분석한 별도의 시청률 표를 제공합니다.

종편 4개사가 매일 받아보는 시청률 보고서입니다. 이 보고서는 방송 담당 기자들을 위한 보도자료 용도로도 쓰입니다. 현재 방송되는 케이블 채널만 100여 개가 넘는데 왜 종편 4개사의 시청률만 따로 구분해 제공하는 것일까. 종편의 시청률은 유료방송 가입 가구, 즉 케이블과 위성채널, IPTV 가입자를 대상으로 선정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존 100여 개 케이블 채널의 시청률 자료는 케이블 가입 가구가 기준입니다. 조사 모집단과 표본이 다르기 때문에 종편과 기존 케이블 채널의 시청률은 서롤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전체 케이블 채널이 아닌 종편 4개 채널, 그들만의 리그를 대상으로 서로 1위를 차지했다는 낯 뜨거운 보도가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종편의 1일 평균 시청률 산정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현재 대부분 새벽 시간대 방송을 하는데도 새벽 1시부터 앙침 6시까지 24시간 중 5시간은 시청률 조사 대상에서 빠져있습니다. 시청률이 제일 취약한 시간대가 제외됐기 때문에 실제보다 하루 평균 시청률이 높게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기존 케이블 채널은 실제 방송이 나가는 24시간 전부가 대상입니다.

종편 시청률이 이미 바닥을 기고 있지만 이마저도 실제보다 부풀려진 셈입니다. 시청률 조사회사는 종편의 강력한 요청으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관계자 시청률 조사회사]
“(종편) 각사들과 미팅을 했었죠. 자기들 원하는 걸 협의하면서... 얘기가 나왔죠.”
(따로 좀 해 달라?)
“분류를 따로.. 그 얘기겠죠. (기존 케이블과) 따로 분류를 해줬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전체 케이블 채널에서 종편 채널의 시청률은 어떤 수준일까. 정확한 비교를 위해선 시청률 조사회사의 시스템을 통해 종편과 기존 케이블 채널을 똑같은 기준으로 놓고 분석해야 합니다.

뉴스타파 취재팀이 입수한 최근 종편 4개사의 시청률과 순위입니다. 기존 케이블 채널들과 동일한 기준으로 분석한 것입니다. 노란 표시가 종편 4개사의 시청률. 1일 시청률이 0.5% 이하로 케이블 채널 10위권 안팎에 머물렀고 TV조선의 경우 23위까지 밀려나기도 합니다. 이렇게 취합한 데이터로 종편 출범 이후 100일간 평균 시청률을 집계했습니다.

0.43에서 0.334% 사이로 유료방송 가입 가구 기준으로는 8위에서 14위. 케이블 가입 가구로는 8위에서 16위까지로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종편도 똑같은 케이블 방송인데 이들만 별도 그룹으로 묶어 시청률을 산정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말합니다.

[최영묵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절대 시청률이 몇 퍼센트라고 했을 때는 크게 문제가 아닌 것처럼 방어를 할 수 있지만 다른 채널, 유사 채널들하고 비교가 됐을 때는 그 수준이 정확하게 드러나 가지고 일단 자기들의 그 지금까지 과시해 왔던, 주장해 왔던 어떤 조중동이라는 매체 그 매체력이 형편없는 걸로 드러날 수 있는 거고.”

종편이 형편없는 시청률과 저조한 케이블 순위를 제대로 드러내지 않는 이유는 광고 영업과직결돼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방송 마케팅 담당자]
“20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상황이 되다 보니까... 다른 채널과 시청률 순위가 공개되면 영업이 위축되고 효과 떨어지지 않겠나...”

현재 종편이 요구하는 광고료는 시청률에 비해 터무니없이 높다는 비판도 많습니다. 조중동 신문의 힘을 앞세운 강압적인 광고영업이 그 배경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 같은 종편의 광고 영업 방식은 과거 조중동의 유로 부수(?)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으면서 정치적 영향력으로 신문 시장을 교란시켰던 시절을 떠올리게 합니다.

[김영호 언론광장 공동 대표]
“이 때문이 이런 유료 부수를 밝히질 않습니다. 그래서 경품도 뿌리고 현금도 뿌리고 뭐 이래 가지고 묵가부수를 늘리는 겁니다. 그래서 100만 부다, 200만 부다, 이래가지고 광고 단가를 올리는 거죠.”

글로벌 미디어 육성은커녕 국내의 케이블 채널 시청률 순위에서도 최하 20위권까지 추락한 종편.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편 4개사가 올해 라디도나 IPTV 전체 채널보다 많은 3천억 원대까지 매출을 올릴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형편없는 시청률과는 무관하게 기형적인 매출 성장이 이뤄진다면 그 배후의 힘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