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스트레스 받아서 담배 피는 사람, 힘 없는 사람들 호주머니 긁어내서 세원 확보하는 거 전 나쁘게 봐요

박근혜 정부가 최근 무더기로 쏟아낸 세금 인상안들에 대해 국민적 분노가 심상치 않다.

지난 11일 정부는 종합금연대책이라며 담뱃값을 기존 2500원에서 4500원으로 2천 원 인상하겠다는 사실상의 담배세 인상안을 발표했다. 나흘 만인 지난 15일에는 향후 2, 3년에 걸쳐 주민세를 100% 인상하고, 자가용과 생계형 승합차를 제외한 자동차세도 2배 이상 올리겠다고 입법예고했다.

지난해 목표액보다 무려 8조 5천억 원이나 세금을 덜 징수한 정부 입장에서는 향후 점증하게 될 복지재원 마련 등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한다. 하지만 야권과 시민단체들은 정부가 담배세와 간접세, 주민세처럼 일반 국민들의 호주머니를 통해 쉽게 거둘 수 있는 세금만을 주로 증액시키고 있다며 가뜩이나 불평등한 경제구조에 세금 불평등까지 가속화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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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과 부자들에게는 더 이상 증세할 수 없다는 성역을 만들어 놓고, 재정은 파탄났고,최경환 장관이 들어서서 돈을 더 쓰겠다고 이야기하니까 돈이 없고.그러니까 별 수 없이 서민들에게 부담을 해야되겠다...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실제 박근혜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이명박 정부의 부자 감세 기조를 이어왔다. 이명박 정부 때 3% 포인트 낮춰버린 법인세율은 그대로 두고, 더 나가 주로 부자들이 대상인 배당소득에 대한 세금을 깍아줬다.

이른바 최경환 노믹스에 따라 앞으로 대기업들이 배당을 확대해서 세제 감면혜택을 받게 되면,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나 현대차그룹의 정몽구 회장 등은 최소 백억 원 대의 배당세를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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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 이건희 회장이 2000억 원의 배당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기존에는 약 680억 원의 배당세를 내야 하지만 새로운 세제에 따르면 500억 원만 내도 된다. 이건희 회장에게 180억 원 정도의 세금 혜택이 돌아간다는 말이다.

지난 연말 정부가 부동산 경기를 활성화 시킨다며 내놓은 취득세 영구 인하정책도 결국 가진 사람들이 가장 큰 혜택을 보는 것은 마찬가지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9억 원을 초과하는 아파트까지 취득세를 4%에서 3%로, 1% 포인트 인하키로 한 결과 강남 한복판의 시가 12-3억 원 짜리 아파트를 취득하는 사람의 경우는 천만 원이 넘는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또 기존엔 3주택 이상인 사람이 임대사업을 하면 임대소득이 얼마든 종합과세대상자가 됐으나 이제는 소유 주택수에 상관없이 연 임대소득이 2천만 원이하면 상대적으로 세율이 낮은 14%의 분리과세를 적용받게 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월세를 150만 원쯤에 맞춰 연 임대소득이 2천만원이 넘지 않게 해 세금을 회피하려는 주택소유자들도 생겨났다.

뉴스타파 취재진이 만난 서초구 반포동의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는 전세금액만 10억 가까운 고가의 아파트 소유자들도 이를 반전세로 돌릴 경우 연 임대소득을 2천만 원 이하로 낮추려는 경향이 굳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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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국회 기획재정위의 류성걸 의원 등 새누리당 의원 10명은 조부모가 손주들에게 교육비 명목으로 증여를 하는 경우 1억 원까지는 증여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되는 '조세특례제한법'을 최근 발의하기도 했다.

결국 정부와 집권여당이 경기부양을 핑계로 소수 부자들에게는 각종 세제 혜택을 쏟아내면서도, 세수가 부족해지니 손쉽게 담배세와 같은 간접세나 국민 전체로부터 걷는 주민세 등을 올리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각종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상위 10%가 45%에 가까운 소득을 독식하면서 OECD국가 가운데 미국 다음으로 불평등 지수가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고, 1926만명의 소득자 가운데 644만 명이 월 최저 임금인 95만 7천 원도 못 버는 것으로 확인됐다.

※ 우리나라의 소득불평등 수준을 볼 수 있는 월드톱인컴데이터베이스. 데이터베이스 사이트에 들어가 ① 한국(Korea) 선택 ② 전체(All) 선택 ③ 상위 10% 소득 비중(Top 10% Income Share)을 선택한 뒤 검색(retrieve)을 누르면 소득 상위 계층이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알 수 있다.

최근 공격적으로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증세안을 내놓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12년 대선 TV토론에서는 세금 인상 없이 기초연금 등 자신이 공약으로 제시한 모든 복지정책들을 충분히 실현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었다. 특히 일반 국민에 대한 증세를 통한 복지정책은 정책도 아니라고 단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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