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학계 ‘핵피아’ 실태 ①

핵 산업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원자력 학계 주요 교수들이 원전 관련 기업의 주식을 무상으로 받아 수년 동안 보유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뉴스타파는 원자력 학계와 원전 관련 기업 사이의 유착 실태를 취재한 결과, 장순흥 한동대 총장 등 원자력 학계 유력 인사들이 대거 제자가 설립한 원전 기업의 주식을 보유해 온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됐다.

뉴스타파가 확보한 원전 관련 기업들의 주주 명단에는 장순흥 한동대 총장, 성풍현 카이스트 교수, 박군철 한국전력 원자력대학원 총장(서울대 교수) 그리고 김무환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장(포스텍 교수) 등이 나온다. 이들 교수들은 원전 기업 주식을 많게는 17%까지 무상으로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장순흥 총장, 성풍현 교수, 제자 업체로부터 주식 무상 받아 수년째 보유

장순흥 총장과 성풍현 교수는 지난 2000년 초, 카이스트 출신의 제자 김 모 씨와 최 모 씨가 설립한 원전 안전 진단과 평가 용역 업체인 <액트>의 주식을 각각 17.09%(10,340주)와 3.37%(2,040주) 씩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 총장은 <액트>의 대표 조 모 씨에 이어 이 업체의 2대 주주인 것으로 확인됐다.

제자가 설립한 원전 업체의 연구용역 수주하기도

이들 교수는 해당 기업의 연구용역을 수차례 받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순흥 총장은 2002년 <액트>로부터 2차례 걸쳐 7천만 원의 연구용역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성풍현 교수도 <액트>로부터 연구용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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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가 확인한 <액트>의 주주 명단을 보면, 장순흥 총장이 17.09%, 성풍현 교수 가 3.3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 이외에도 최 모 씨 16.95%, 한국원자력연구원 김 모 책임연구원 3.37%, 경희대 허균영 교수 1.07%로 나온다. 이들은 모두 장 총장의 카이스트 제자들이다. 원자력 학계에서 제자와 지도 교수 사이에 주식을 매개로 한 이해관계가 구체적으로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순흥 총장, 박근혜 대통령 인수위원 지낸 원자력 전문가

장순흥 총장은 박근혜 대통령 인수위에서 교육과학분과 위원으로 활동하며 현 정부의 원자력 정책을 총괄했으며, 현재 원자력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 원자력안전 전문위원장을 맡고 있다. 성풍현 교수 역시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원자력위원회 위원을 지냈고, 차기 원자력학회 회장으로 내정돼 있는 원전 학계의 주요 인사다.

원전 안전 진단과 평가 용역업체인 <액트>는 2008년부터 올해까지 한수원, 한전기술과 맺은 계약금액은 각각 326억 원과 38억 원으로 모두 360억 원이 넘었다. 원전 관련 안전진단 업체로선 상당한 규모의 계약 금액이다.

<액트>가 한수원 등으로부터 용역 계약을 따내는 과정에서 지분을 가진 교수들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한 원전 업계관계자는 익명을 전제로 뉴스타파 취재진에게 이렇게 털어놨다.

직접적으로 몇 억짜리 일 줘라 이러진 않죠. 학회나 이런 데서 모여서 말씀하시는 걸 보면, 우리 애들 이런 거, 이런 거 잘하고 있지요? 이 친구가 내 제자인데 이런 일 합니다. 이렇게 (한수원 간부들에게) 소개시켜 주고, 한번 찾아가 뵙도록 해, 그 후 찾아가면 그 때는 이미 다 연결을 시켜준 거죠. 그런 식으로 인적 커넥션을 많이 하시죠. - 원전 업계 관계자

이에 대해 장순흥 교수와 성풍현 교수는 물론 <액트> 관계자 모두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성풍현 교수는 당시 기술자문을 해주고 제자들로부터 일종의 ‘성의 차원’에서 주식을 받았으며, 이후 아무런 금전적 혜택도 받지 않았고, 액트의 사업에 아무런 관여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장순흥 총장 역시, 원전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제자 업체가 잘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용역을 딸 수 있도록 구체적인 도움을 준 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장순흥 총장, 취재 시작되자 액트 주식 17% 사회 기증하겠다고 밝혀

뉴스타파가 본격적으로 취재에 들어가자 장 총장은 조만간 <액트>의 주식 17%를 모두 사회에 기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 시기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뉴스타파는 원자력학계 ‘핵피아’ 실태②편을 통해 박군철 교수와 김무환 교수 등 또 다른 서울대 출신 주요 교수들의 제자 업체 주식 보유 실태를 보도한다.

 ▶ 원자력학계 ‘핵피아’ 실태 ② 주식 보유 교수들, 원전관련 공직 맡아 ‘이해상충’ 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