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학계 ‘대부’들, 원전 기업 주식 무상 소유 드러나
2014년 11월 04일 22시 03분
지난 11년 동안 집행된 원자력 R&D(연구개발) 예산은 무려 1조 7천억 원에 이른다. 이 천문학적 돈을 누가 얼마나 받아갔을까?
뉴스타파는 2003년부터 2014년까지 미래창조과학부가 발주한 원자력 관련 R&D 사업 자료를 분석했다. 미래부가 지난 9월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위원회 문병호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다. 이 가운데 2014년 자료는 집행 내역 결산이 아닌 계획 예산이므로 분석에서는 제외했다. 또 산업자원통상부를 통한 원자력 R&D 예산은 제외했다.
지난 11년 동안 미래창조과학부가 발주한 원자력 R&D는 모두 3,527건이었다. 원자력 R&D 예산 총액은 1조 7,492억여 원, 연평균 1,590억여 원이 집행됐다. 모두 1,159명의 연구 책임자들이 원자력 R&D를 수주받았다. R&D 사업 한 건 당 평균 예산은 4억 9천여 만 원이다. 이 예산은 모두 미래부의 원자력연구개발기금에서 나온다. 기금은 한국연구재단을 통해 집행됐다.
먼저, 연도별 원자력 R&D 예산 총액 추이를 살펴봤다.
신월성, 신고리, 신한울 핵발전소 건설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005년과 2007년에 가장 많은 원자력 R&D 사업예산이 집행됐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이 1,695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후엔 한해 1,500억 원 대로 떨어졌으나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UAE 원전 수출 이후인 2011년부터 해마다 1,600억 원이 넘게 집행됐다.
원자력 R&D 수주현황을 건수 별로 보면,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꾸준히 증가해 UAE 원전 수출 직후인 2010년에 가장 많은 460건을 기록했다.
뉴스타파는 R&D 사업을 수주한 사람들이 누구인지도 살펴봤다. 지난 11년 간 3,527건의 R&D 연구 용역 가운데 15건 이상을 수주한 연구자는 20명이었다. 그 명단은 아래와 같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가 26건으로 가장 많았다. 정 교수는 미래창조과학부 정책조정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고, 한국연구재단의 원자력 분야 연구관리를 총괄하는 한국연구재단 국책연구본부 원자력단장(PM)을 지냈다. 그 다음으로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이병철 연구원이 25건을 수주받았다. 황일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가 21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황 교수는 현 원자력안전위원회 전문위원이다.
200억 원 이상 원자력 R&D 사업을 수주한 연구책임자의 연구용역 액수와 건수는 아래와 같다.
연구책임자 개인별 원자력 R&D사업 수주액수가 가장 많은 사람은 한국원자력연구원의 백원필 원자력안전연구 본부장이다. 백원필 본부장은 원자력안전위원회 전문위원을 맡고 있다. 연구과제 8건에 모두 526억여 원을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타파는 또 원자력 R&D 사업 수주 건수를 기관 별로 분석했다. 기관 유형은 대학, 원자력 관련 기관, 공기업 및 정부기관 등 8가지 유형으로 나눴다. 대학이 2,523건, 71.5%를 수주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다음으로 한국원자력연구원이 546건으로 15.4%,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등 공기업 및 정부기관이 178건, 5%로 그 뒤를 이었다.
원자력 R&D 사업 수주 금액도 기관 별로 살펴봤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1조 1,369억 원, 64.9%로 가장 많았다. 이어 대학이 1,938억 원(11%), 정부기관 및 공기업이 1,846억 원(10.5%)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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