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센하임 원전과 고리 원전.

이 둘은 공통점이 많다. 프랑스와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원전인 동시에 원자력 산업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1977년에 건설이 완료됐고, 이듬해인 1978년 상업 가동을 시작한 것도 똑같다. 설계 수명은 30년이었지만 두 원전 모두 10년 씩 수명이 연장됐다. 어느덧 36년 째 가동되고 있다.

언제까지나 평행선을 달릴 것처럼 보이던 페센하임 원전과 고리 원전. 하지만 마침내 두 원전의 길이 엇갈리는 순간이 찾아왔다.

우리나라 고리 1호기는 현재 한수원의 주도하에 2차 재연장을 준비하고 있다. 10년이 연장된 수명을 다시 연장해 가동함으로서 값싼 전기를 생산하겠다는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 만들어진 에너지기본계획에 따라 정부는 추가로 원전을 늘릴 계획을 수립한 상황이다.

반면 프랑스 페센하임 원전은 폐쇄가 될 상황에 놓였다. 페센하임 원전 폐쇄는 2012년 대선 당시 현 올랑드 대통령이 내걸었던 대선 공약이기도 했다. 올랑드는 대통령 당선 후 페센하임 폐쇄를 위해 차근차근 준비를 했고, 의회는 에너지전환법을 통과시켜 노후원전 폐쇄의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에너지 전환법이란 75%에 달하는 원전의존율을 2025년까지 50%로 낮추는 것을 골자로 한다. 원전의존도를 낮추는 대신 신재생 에너지 등 대안에너지 비중을 늘려 2025년까지 전력 생산의 40%를 담당하도록 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프랑스의 이러한 움직임은 일본 후쿠시마 사고 이후 유럽 대부분의 나라들이 원전 축소 정책을 펼칠 때에도, 오히려 강한 원전 정책을 펼치던 모습과는 반대되는 모습니다. 그래서 유럽의 전문가들은 독일의 탈원전 정책보다 더 대단한 결정이라고 말한다. 프랑스가 변하게 된 이유에는 후쿠시마 이후 원전에 대한 국민들의 믿음이 깨진 데서 온 것이라는 게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우리는 지금 어떤가? 지구 반대편의 유럽 국가들이 후쿠시마 사태 이후 자신들의 원전 정책을 반성하고 새로운 에너지 대안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 하는 동안 후쿠시마 사태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았던 우리나라는 일본이 주는 경고를 무시한 채 위태로운 질주를 계속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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