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지난 2010년 5억 8,500만 유로, 한화로 8,0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매입한 독일 베를린의 복합 시설인 소니센터의 지주회사가 해마다 장부상 수백억 원대의 손실을 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뉴스타파는 지난 11월 ICIJ, 즉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와 공동으로 다국적 기업들의 룩셈부르크 조세피난처 이용 실태를 보도하면서 국민연금이 소니센터 투자를 위해 룩셈부르크에 페이퍼컴퍼니 ‘LuxCo 113’을 설립한 사실을 확인했다.

‘LuxCo 113’이 독일에 있는 3개 회사를 경유해 최종적으로 소니센터를 소유하는 투자 구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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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뉴스타파는 이 같은 투자 구조를 확인하고 국민연금 측에 소니센터의 실제 투자 성과를 물었는데, 국민연금 관계자는 개별 투자 실적은 공개할 수 없지만 전반적으로 예상치를 상회하는 좋은 투자 성과를 얻고 있다고 밝혔다.

2010년 소니센터 매입 당시 전광우 국민연금 이사장도 언론 간담회를 통해 투자수익이 좋을 것이라고 장담한 바 있다.

뉴스타파는 독일 연방관보에 공시된 ‘LuxCo 113’의 연결 재무제표를 최초로 입수해 국민연금 소니센터의 투자 성과를 확인해 봤다.

글로벌 회계법인인 어니스트앤영의 외부감사를 받은 것으로 기록되어 있는 연결재무제표에는 소니센터 지분을 실제 소유한 독일 내 계열사들의 재무 상황이 함께 담겨있다.

▲ 독일 연방관보에 공시된 LuxCo 113의 재무제표
▲ 독일 연방관보에 공시된 LuxCo 113의 재무제표

그런데 기대 이상의 투자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국민연금의 말과는 달리 매입 3년째인 2012 회계연도의 ‘소니센터’ 지주회사 연결재무제표 상 당기순손실이 1,700만 유로, 한화로 230억 원 이상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의 결손은 1,900만 유로를 넘었다.

매입 첫 해인 2010년부터 3년 연속 결손으로 2012년 자기자본은 마이너스 4,700만 유로를 넘어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 측은 뉴스타파에 서면답변을 통해 회계상 손실이 난 건 맞으나 운용상의 손해는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2011년은 7.5%, 2012년은 6.5%, 지난해엔 5.6%의 배당수익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국민연금 측은 연결 재무제표 상의 이자 지급액 등이 배당수익이라고 밝혔는데, 실제로 ‘LuxCo 113’의 손익계산서를 보면 2011년부터 1,200만 유로 이상이 계열사 등에 대한 지출로 비용 처리되고 있어서 내부 대출과 이에 따른 이자가 투자 수익이 되는 구조로 추정된다.

재무제표 상 소니센터의 자산가치도 계속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손익계산서에서 자산가치 손상으로 감액 처리된 비용 항목이 매입 첫 해인 2010년 9백만 유로에서 2011년 1,600만 유로로 뛰었고, 2012년에는 이보다 좀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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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가 접촉한 독일 조세전문가들은 ‘LuxCo 113’ 재무제표 상 ‘가치조정’이란 항목은 매년 일정 비율을 회계적으로 비용처리하는 감가상각비와는 다르게 실제 시장 가치에 따라 자산을 재평가한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이런 추세가 계속 된다면 향후 소니센터 매각 때 시세차익을 노리기 어려울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의 소니센터 매입 당시 투자 자문과 함께 현재 운영, 관리도 국민연금의 위탁 운용사인 미국 부동산 투자회사 하인스가 맡고 있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해외 부동산 투자 실적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 상황에서 외국 위탁 운용사들이 국민의 자산을 제대로 관리하는지 국회나 국민들이 제대로 감시하기는 어렵다.

뉴스타파와 ICIJ의 공동 프로젝트를 통해서 그동안 비밀로 감춰져 있던 국민연금의 해외부동산 투자 단면이 또 한 번 베일을 벗었다. 국민연금의 소니센터 지주회사가 매년 수백억 원의 결손을 내고 있고, 자산 가치도 매년 하락하고 있다는 사실이 최초로 확인되면서 국민연금 기금 운용의 투명성과 전문성을 강화할 필요성이 또 다시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