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에서 ‘세월호, 안전, 7시간’ 언급 없어

오늘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모두 발언은 지난해보다 8분 늘어난 25분이었지만 지난해 가장 큰 사건이었던 세월호 참사에 대한 발언은 없었다. 안전과 관련된 언급도 없었다. 세월호 사건 당일 대통령이 7시간 동안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질문과 언급도 없었다. 다만 박근혜 대통령은 기자단과의 일문일답 과정에서 세월호 유족들과 소통을 잘했다고 자화자찬하는 과정에서 세월호를 단 한 번 언급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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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오늘 기자회견에서 “세월호 유족 분들은 여러 번 만났다. 반대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진도도 내려가고 팽목항도 내려가고 청와대에서 면담도 가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세월호 유족인 지용준 씨는 “(대통령이 세월호 유족들을) 많이 만났다 했는데 만난 적은 딱 2번이다. 진도에서 1번, 청와대에서 1번, 딱 2번밖에 없다. 자주 만났다고 하는 건 거짓말이다. 신년 인사를 보면서 대통령이나 정부가 안전에 대한 신념이라고 갖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한 달을 맞은 지난해 5월16일 청와대에서 세월호 가족대책위 대표단 17명과 면담을 가진 이후로는 공식적으로 유족들을 만나지 않았다.

편한 대로 ‘가이드라인’ 해석

박 대통령은 특히 세월호 유족의 면담 요청을 거절한 이유에 대해 “특별법안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데 대통령이 끼어들어서 대통령이 끼어들어서 왈가왈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해서 만나지 못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 대통령의 말은 청와대가 특정 사안에 대해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 안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오늘 기자회견 중에도 금리인하 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며 독립기관인 한국은행에 일종의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는 언급을 했다. 지난해 말에는 정윤회 관련 문건 파동과 관련해 사건의 성격과 검찰 수사의 결론을 정하는 듯한 발언으로 논란이 됐다. 또 재미교포 신은미 씨가 출연한 토크 콘서트에 대한 논란이 일자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 자리에서 이른바 종북콘서트라고 자체 결론 내리기도 했다. 대통령이 자신의 발언과 행위가 ‘가이드라인’인지 아닌지를 편의적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비정규직 관련 발언은 ‘유체이탈’

오늘 청와대에서 신년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광화문에서는 ‘쌍용차 해고자 복직과 비정규직 철폐’ 등을 외치며 오체투지를 하는 행렬이 경찰과 대치를 벌이고 있었다. 어제 시작된 오체투지 행렬이 청와대 쪽으로 방향을 틀자 경찰이 막았기 때문이다. 오체투지 참가자들은 오늘 오늘 대통령 기자회견 시간까지 철야 농성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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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비정규직 생각하면 참 마음이 무거워진다. 비정규직 문제 해결되려면 무엇보다 불합리한 차별, 임금 차별이 없어져야 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말 비정규직 사용 기한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오체투지에 참여하고 있는 유흥희 금속노조 기륭전자분회장은 “박근혜 정부가 비정규직 종합대책을 세우면서 오히려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기만하고 양산하는 대책을 세웠다. 마음이 아프다면서 비정규직을 더 늘리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어법으로 국민들을 희롱하는 것은 대통령으로서 할 도리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