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이후 공격적으로 원전 확장 정책을 펴고 있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세계 각국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 에너지 정책을 전면적으로 수정하고 있다. 2011년 탈핵을 선언한 독일의 경우 전체 17개 핵발전소 가운데 지금까지 9개의 핵발전소를 멈췄고, 2022년까지 나머지도 모두 중단할 계획이다.

이렇게 핵발전소를 멈추면 전기 수급에 문제가 생기지 않았을까. 혹은 전기료가 오르지 않았을까. 핵산업 집단의 반발은 없었을까. 독일의 연방환경청에서 지속가능전략국장으로 탈핵 정책을 주도하고 있는 하리 레만 씨가 한국을 방문했다. 뉴스타파는 레만 국장을 직접 만나 궁금한 부분을 물어봤다.

▲ 물리학자이기도 한 하리 레만 국장은 독일 연방환경청에서 지속가능전략국장으로 탈핵 정책을 총괄하고 있다.
▲ 물리학자이기도 한 하리 레만 국장은 독일 연방환경청에서 지속가능전략국장으로 탈핵 정책을 총괄하고 있다.

Q.한국은 수명 30년이 만료된 월성 핵발전소1호기의 수명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수명 연장을 어떻게 하고 있나. A.독일은 원전 수명 연장은 하지 않는다. 사물은 낡게 된다. 그리고 기술 실패의 위험부담은 낡을수록 높아진다. 그래서 유지만으로는 (위험을) 해결할 수 없다. (원전 수명 연장은) 위험부담이 큰 게임이다.

Q.핵 발전의 위험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나. A.물리 법칙은 바꿀 수 없다. 그리고 그 물리법칙은 원자력 발전소가 안전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물리법칙에 반하는 원자 핵 에너지는 성립할 수 없다. 따라서 일반적인 관점에서 원자력은 사람들이 주장하는 대로 언제나 건강하고 안전할 순 없다. 이런 주장(원자력이 안전하지 않다)은 사회적으로 공론화해야 하며, (원자력이 안전하다는) 생각과 특정 두뇌집단들을 허물어뜨려야 한다. Q.독일의 경우 탈핵 정책을 추진할 때 핵 산업계의 반발이 없었나. A.독일은 1990년대 탈핵과 관계없이 재생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는 논의를 시작했다. 2000년대부터 시나리오를 작성, 2020년까지 온실가스 40% 감소를 목표로 설정했다. 2008, 2009년 원전 업계는 목표달성이 어려워 보이니 원전수명을 연장하여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독일에서 (탈핵을 주장하는) 많은 시위가 있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후쿠시마 사고 발생했다. 2011년에 탈핵법을 제정하며 재생에너지에 대한 지원을 하게 됐다. Q.그렇다면 탈핵 정책 이후 전기 요금은 얼마나 올랐을까. A.전기 생산 비용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탈핵으로 전기요금을 받지 않았다. 산업용 전기에 있어서는 2000년 이후 영향이 없었다는 걸 공식적으로 말할 수 있다. Q.하지만 독일의 가정용 전기료는 오르지 않았나. A.가정용 전기료는 탈핵을 추진하기 전인 2000년부터 지속적으로 올랐다. (핵발전이 줄고) 재생에너지가 늘었기 때문에 요금이 인상된 것이 아니다. 원자력이 다른 에너지보다 값싸다는 건 오해다. 만약 누군가가 (원자력으로) 에너지 비용을 더 값싸게 할 수 있다고 말한다면, 그 의미는 부족한 안전성과 보안 문제를 은닉하고 있다는 뜻이다. 오늘날까지도 핵폐기물을 위한 해결책은 없다. 고위 방사성 폐기물에 대한 해결책이 있다는 건 거짓말이다. 이 비용은 아직 측정되지도 않았다. Q.독일이 탈핵 정책을 시작한 이후 에너지 수급에는 어려움이 없는가. A.없다. 우린 전기를 수출하고 있다. 우린 에너지 수출국이다. (독일 에너지 정책의) 첫 번째 기둥은 에너지 효율의 증대이다. 두 번째 기둥은 우리의 에너지 상품을 핵, 화석 연료에서 재생 가능한 연료로 변화하는 일이다. Q.에너지 정책을 논의할 때 어떤 부분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한가. A.당연히 민주주의 환경에서는 원자력을 지지하는 사람들과 원자력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동시에 있다. 하지만 과학자들 언론인들, 매체, 정치인들이 정직하게 논의를 한다면 원자력이 미래를 위한 값싼 에너지가 아니라는 것을 한국 사람들도 깨닫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또 지속가능성이란 의미는 곧 미래 세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원자력은 분명 미래 세대가 행복해질 기회에 해악을 끼치는 기술의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