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취임 2주년을 맞아 뉴스타파가 기획한 공약 점검 프로젝트.

뉴스타파는 ‘맞춤형 복지’를 강조해 온 박근혜 대통령 공약의 이행 정도를 점검하기 위해 사회적 약자와 소외 계층의 목소리를 집중적으로 들어봤다.

#1. “공약 지켰으면 여기 안 올라왔을 거에요.”

총파업 101일차, 노숙농성 128일차, 고공 농성 19일차, 단식 농성 15일차. (2015년 2월 24일 현재)

서울 명동 한 복판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LG 유플러스와 SK 브로드밴드의 인터넷 설치 수리 기사들이 이어가고 있는 투쟁 기록이다. 이들은 실제로는 두 대기업을 위해 일하지만 형식상으로는 하청업체 소속인, 이른바 사내 하도급 노동자들이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사다리차를 타고 두 노동자가 고공 농성을 벌이고 있는 높이 15미터 광고판 위로 올라가 이들의 얘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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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너비 1미터, 길이 4,5미터 가량인 광고판 안의 좁은 공간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생리현상은 검은 비닐 봉지로 해결하면서 말이다.

이들이 이렇게까지 싸우면서 쟁취하고 싶어했던 요구 사항은,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 안에 대부분 들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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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의 공약을 지킨다면, 이들은 무사히 내려올 수 있게 될 것이다.

#2. “누구를 위한 나라인지 묻고 싶어요”

우체국의 택배기사로 일했던 고은경 씨, 일한 지 8년 째인 지난해 4월 저녁을 먹다가 갑자기 쓰러져 숨졌다. 그 날은 부부의 결혼 기념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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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복지공단의 재해 보상금을 기대했지만, 공단은 지급을 거부했다. 가장 큰 이유는 고 씨가 특수고용직 노동자로서 산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모든 노동자들은 산재보험에 의무 가입된다. 보험료는 100% 고용주가 낸다. 그러나 택배 기사나 학습지 교사, 골프장 캐디, 화물차 기사와 같은 특수 고용직 노동자들은 고용주가 보험료의 50%, 본인이 50%를 내야 하며, 산재보험 가입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이러다보니 신분이 취약한 특수 고용직 노동자들은 고용주의 뜻에 따라 울며 겨자 먹기로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를 작성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44만 특수 고용노동자들의 산재 보험 가입률은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 다만 고은경 씨는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의 서명란에 이름 대신 X표를 했으며 이를 근거로 유족들은 신청서가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 다만 고은경 씨는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의 서명란에 이름 대신 X표를 했으며 이를 근거로 유족들은 신청서가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바로 이런 문제점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당시 특수 고용 노동자들의 산재 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겠다고 공약했다. 대통령 당선 이후 이는 국정 과제로 선정되어 2013년 5월에 법안까지 발의됐으나 정작 일부 새누리당 의원들의 반대로 2년 가까이 계류되고 있다. 이 공약이 제대로 지켜졌더라면 고은경 씨의 유족들은 어렵지 않게 재해 보험금을 수령했을 것이다.

고은경 씨의 아내 이승희 씨 (가명)는 남편이 숨진 뒤 미용실에서 일하며 10살 아들과 7살 딸을 키우고 있다. 주변에 아이들을 돌봐줄 사람이 없는 이 씨로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또 다른 공약이었던 ‘초등학생 돌봄 교실’ 확대가 절실했다. 그러나 이 공약 역시 대폭 후퇴하면서 이 씨는 한부모 가정임에도 전혀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됐다. 보육의 부담을 혼자 지게 된 것이다. 이 씨의 아들은 학교가 끝나면 차례대로 학원을 돌다가 이 씨가 일하는 미용실에서 엄마의 일이 끝나기를 기다린다.

이 씨는 국가에 기대했던 것이 모두 배신당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나라가 누구를 위한 나라인가.. 그걸 묻고 싶고. 저 같은 아줌마가 이런 게 의문이 들 정도라면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 이 나라가 지금은 뭔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 3 “제발 청년의 삶을 갉아먹지 말라”

지방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의 대학으로 진학한 김희정 씨의 등록금은 한 학기에 350만 원이다. 이 가운데 100만 원 정도는 국가 장학금으로 지원 받고, 공부를 열심히 해서 성적 장학금도 일부 받고 있지만 등록금의 절반 정도는 매 학기 빚으로 쌓인다. 대학교 2년을 마친 김 씨의 빚은 벌써 천 5백만 원에 이른다.

박근혜 대통령의 ‘반값 등록금 공약’이 실현되었더라면, 소득 4분위인 김 씨는 등록금의 75%인 250만 원 정도를 국가 장학금으로 받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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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를 확충하겠다는 공약이 지켜지지 않아 비싼 월세를 내며 살아야 하고, 최저 임금 인상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공약이 지켜지지 않아 아무리 아르바이트를 해도 매달 적자가 나는 삶, 청년들의 문제가 박근혜 정권에서 시작된 게 아니라는 건 알지만 원망스러운 마음은 어쩔 수가 없다.

제발 허울뿐인 이야기 그만두고 대한민국의 청년들을 버리지 마라, 청년들에게 상처를 주지 말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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