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가 최근 유출된 ‘MBN 미디어렙 업무일지’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MBN이 가장 정확하고 공정해야 할 뉴스 프로그램에서도 의도적으로 광고주를 부각 시키려다 사실과 다른 엉뚱한 뉴스를 내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또 뉴스 프로그램에 지자체장을 출연, 시정 홍보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줄 테니 광고비를 더 달라고 지자체에 요구한 사실도 드러났다.

엉뚱한 질문, 근거 없는 사실... MBN 뉴스 ‘광고주 띄우기’

지난해 12월 6일 보도된 MBN 뉴스프로그램 ‘경제포커스’는 지난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가 혈세 낭비인지, 미래를 위한 투자인지에 대해 진단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두 명의 전문가를 초청, 중간 중간 제작된 리포트를 보면서 앵커와 전문가가 질의 응답을 나누는 토크쇼 방식이었다.

보도 내용 대부분은 석유공사, 광물공사, 석탄공사, 가스공사 등 대표적인 에너지 공기업의 막대한 투자 손실에 대한 비판으로 채워졌다. 이날 참여한 전문가들도 “자원외교가 41조원의 국부유출 사례”, “공공성 유린 사건”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런데 방송 중간 즈음, 앵커가 뜬금없이 한국전력공사를 콕 찝어 “한전 같은 경우는 (해외 자원개발이) 잘 진행이 되는 거 같아요. 어떻습니까?”라는 질문을 전문가에게 던진다. 이에 대해 전문가는 한전을 특정 짓지 않고 일반적인 전력회사의 구조는 타 에너지 기업에 비해 수익 창출구조가 안정적이라는 식으로 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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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앵커는 “전문회사다 보니까 경험이 많이 쌓여있는 거네요”라며 스스로 한국전력공사를 치켜세운다. 자막 역시 ‘한전, 전문회사로서의 경험 살려 안정적으로 자원 확보’라며 한전만 해외자원개발을 잘하고 있는 것처럼 나갔다.

이날 패널로 참여한 전문가도 석연찮은 앵커의 질문에 이상한 점을 느꼈다고 뉴스타파 취재진에게 털어놨다. 신현돈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한전만 특정해서 잘한다고 말한 적도 없고, 한전의 자원개발 사업은 계속 팔로업하지 않아 잘 모르는데 앵커가 한전에 대해서 질문을 하니까 구조가 비슷한 전력회사의 일반적인 사례를 이야기 한 것”이라며 “MBN이 일부러 그런 질문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특이한 질문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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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의 질문만 석연찮은 것이 아니다. 앵커멘트와 함께 방영된 리포트는 마치 한전이 해외자원개발로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것처럼 보도됐다. “한전은 전세계 20개국에 37개의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며 2013년 기준으로 3조원의 매출을 올렸고, 2014년 4조 5천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된 것이다.

그러나 한전은 1조6000억원을 해외자원개발에 투자했다 후속조치가 미진해 손실이 우려된다고 최근 국정조사에서 질타를 받은 바 있다. 실제 해외자원개발로 4조원대 매출을 냈는지 역시 불명확하다. 한전의 경영공시 어디에도 4조5천억원의 매출은 찾아볼 수 없었다.

뉴스타파가 직접 한국전력공사 해외사업본부에 문의한 결과 이 매출은 해외 자원개발 관련 매출도 아닐 뿐만 아니라 해외사업본부에서도 알지 못하는 수치였다. 해외사업본부 관계자는 “전혀 확인이 안 되는 매출”이라며 “MBN이 직접 취재한 적 없었고, 우리도 보도를 보고 오히려 홍보팀에 어떻게 된 것이냐고 물었다. 소위 말해 황당한 뉴스가 나간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황당한 뉴스가 나간 배경에는 ‘광고비’가 있었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MBN 미디어렙 업무일지 12월 2일자에는 ‘선 청구 되었던 건을 경제포커스에서 소진’, ‘12월 6일 경제포커스에서 자원외교편이 다뤄지며 한국전력공사 부각 예정’이라고 적혀있다. 결과적으로 남아있던 광고비를 뉴스를 통해 사용, 한전을 의도적으로 띄우려다 보니 뉴스 내용 자체가 왜곡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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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2일 업무일지에는 광고주 LH공사와 관련해 ‘12월 2천(만원) 경제포커스’라고 적혀있다. 12월 6일 경제포커스 ‘이슈의 현장’이라는 코너에는 LH 관계자가 나와서 5분간 LH 공공임대주택에 대해 설명하는 리포트가 보도됐다. LH 역시 2천 만원의 광고비를 받고 보도를 내보낸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종편 뉴스 출연하려면 돈 더 내라? 국민 세금 쓰는 공기업,지자체에도 협찬금 요구...

MBN 경제포커스에 지방자치 단체장을 출연 시켜주는 대가로 협찬, 즉 돈을 요구한 정황도 업무일지에서 포착됐다. 광고주 ‘인천시청’으로 적혀있는 12월 22일자 업무일지에는 ‘광고 건 외에 시장 출연 협찬 제안’이는 문구가 나온다.

이에 대해 인천시청 대변인실 관계자는 뉴스타파 취재진에게 “뉴스에 시장을 출연 시켜주고 광고비를 더 달라는 건데, 인천시청은 돈이 없다보니까 그러한 MBN의 요구를 반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단 MBN 뿐만 아니라 여러군데에서 그런 요청이 들어온다”고 덧붙였다. 공기업이나 지자체는 국민 세금을 재원으로 운영하는 만큼 언론의 더욱 철저한 감시가 필요한데, 오히려 언론이 돈에 따라 이들의 홍보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는 말이다.

보도국 데스크, 출입기자가 직접 광고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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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만드는 보도국 데스크가 광고영업에 직접 나선 정황도 문건에 담겨있었다. 업무일지 12월 1일자, 광고주 ‘KB금융지주’와 관련한 내용에서 “보도국 경제부 최 모 부장이 KB금융지주 홍보부장을 미팅해 올해 MBN 예산이 2억원 부족하니 광고로 최대한 풀어달라 요청”했다고 나온다.

또 올해 1월8일자 광고주 ‘부산시청’과 관련한 내용에는 “안 모 주재기자를 통해서 올해 예산 증액 작업 예정”이라는 문구가 나온다. 기업, 지자체 등을 비판, 감시해야할 기자를 광고영업에 동원하고 있는 것이다.

뉴스타파는 이 같은 MBN 미디어렙의 광고영업 행태가 적절했는지, 또 MBN 보도국이 광고국 요청에 따라 뉴스를 의도적으로 제작한 사실이 있는지 MBN측에 수차례 확인을 요청했으나 답변은 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