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0일, 정부의 세월호 선체처리기술검토TF는 세월호 인양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인양 방법도 언급했다. 지난해 11월 세월호 수중수색을 종료하고 TF가 출범한 지 5개월만의 일이었다. 그 사이 세월호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은 남은 9명의 실종자 수습과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해 조속히 세월호를 인양하라고 요구해 왔다. 그러나 정부는 일절 응답하지 않고 있다가 지난 4월 6일 대통령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오면 인양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언급하자 곧바로 기술검토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그런데 뉴스타파 <목격자들>의 취재 결과 정부가 이번에 발표한 기술검토 결과는 이미 지난해 상반기에 정부가 국내외 연구소와 인양 관련 업체들에 의뢰해 조사한 기초조사 내용과 별 차이가 없었다. 지난해 정부는 소나를 이용한 세월호 상태 검측, 유속과 수심, 지질 등 세월호 주변환경 분석 등 인양을 위한 기초조사를 벌인 바 있다. 당시 조사 결과의 상당 부분이 이번 발표 내용과 유사하다. 때문에 무려 5개월의 시간을 끌어온 선체처리기술검토 TF의 작업은 사실상 ‘시간벌기용’에 불과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정부는 실제로 세월호 인양을 언제부터 준비했던 것일까. <목격자들>의 취재 결과, 정부는 세월호 참사 발생 이틀째인 지난해 4월 17일, 전남도청 앞 모처에 인양 준비를 위한 실무팀을 가동시켰다. 이어 4월 23일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시진핑 주석에서 전화를 걸어 인양에 필요한 장비 지원을 요청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 뒤이어 해경과 해수부 공무원들이 중국으로 건너가 실무 협의를 한 사실도 확인됐다.

특히 이 시기에 작성된 해경의 공문에는 해경이 이미 언딘을 인양업체로 선정했다는 대목이 나와 충격을 준다. <목격자들>이 입수한 이 공문은 해경 이춘재 경비안전국장이 중국 해난구조인양국에 보낸 것이다. 언딘이 세월호 인양 업체로 공식 선정되었으니 장비와 전문가들의 지원을 바란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정부가 세월호 인양업체 공모에 들어가기도 전에 작성된 이 문건은 해경과 언딘의 유착 의혹에 대한 움직일 수 없는 증거다.

<목격자들>은 인양과 관련한 언딘의 내부 문건도 확보했다. 언딘은 참사 발생 직후부터 세월호 인양 기술검토를 거쳐 인양 시뮬레이션까지 마쳤고, 앞서 언급된 것처럼 해경의 도움을 받아 준비 작업을 벌였다. 2014년 7월 10일까지 세월호를 인양한다는 마스터플랜까지 준비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5월 들어 언딘과 해경의 유착의혹이 확산되자 정부는 영국의 인양전문컨설팅사인 TMC에 인양 자문을 의뢰하게 된다.

이후 정부는 인양보다는 수중수색을 통한 실종자 수습이 우선이라는 여론에 밀려 더 이상의 인양 절차를 진행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당시 준비되고 있던 내용은 이번 선체처리기술검토 TF에게 그대로 인계됐고, TF는 이를 토대로 일부 조사 내용을 추가해 발표 시기만을 기다리다가 대통령의 언급이 있자 즉각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

기록: 416 기록단 연출 : 이승구, 임유철, 박정남 글.구성 : 정재홍

뉴스타파는 권력과 자본의 간섭을 받지 않고 진실만을 보도하기 위해,
광고나 협찬 없이 오직 후원 회원들의 회비로만 제작됩니다.
월 1만원 후원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