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장악 논란’ 기조실장 유지

정부가 논란을 빚어온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에 대해 ‘기획조정실장’ 직위 등 핵심 쟁점 사항은 그대로 유지한 채 일부 문구만을 바꾸는 선에서 처리하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지난주 이 같은 내용의 수정안을 사실상 확정해 법제처에 사전심사를 의뢰했으며, 내일(29일) 공식 브리핑을 거쳐 모레(30일) 차관회의에 상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정부 시행령안이 ‘특별조사위 무력화 법안’에 불과하다며 철회를 요구해온 특조위와 세월호 유가족들의 입장과 전면 배치되는 것이어서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뉴스타파는 해양수산부가 지난 22일 법제처에 사전심사를 의뢰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 수정안(이하 수정안)을 입수했다. 이를 지난달 27일 입법예고된 시행령안(이하 원안)과 비교한 결과, 일부 수정된 항목이 있을 뿐 큰 틀의 변화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먼저 권한이 과도하게 집중돼 논란이 된 기획조정실장 직에 대해 수정안은 원안과 마찬가지로 4조에서 고위공무원이 맡도록 한 ‘기획조정실장’ 직을 명시하고, 그 아래 기획총괄담당관, 운영지원담당관, 대외협력담당관을 두도록 했다. 해수부 파견으로 명시했던 원안과 달리 수정안에서는 관련 기관과 협의를 통해 파견부처를 정한다고 해놓았을 뿐이다. 다만, 기획총괄담당관의 업무를 ‘진상규명, 안전사회대책, 피해자 지원대책에 관한 기획 및 조정’(원안)에서 ‘협의 및 조정’(수정안)으로 바꿨다.

또 5조에서 진상규명국장으로 ‘일반직 공무원 또는 별정직 공무원’을 두도록 했던 원안의 내용을 수정해 ‘별정직 공무원’으로만 규정했다. 진상규명국장 자리는 민간인으로 채울 수 있도록 한 셈이다.

이어 조사1과장의 업무를 ‘참사 원인 규명에 관한 정부조사 결과의 분석 및 조사’(원안)에서 ‘정부조사 결과 분석’, ‘조사’의 2개 항목으로 나누고(수정안), 조사2과장의 업무 역시 ‘구조 작업에 대한 정부조사 자료 분석 및 조사’(원안)에서 ‘정부조사 자료 분석’, ‘조사’로 나누어 규정(수정안)했다.

위원회 정원을 규정한 8조의 경우, 상임위원을 포함해 120명으로 한다는 원안이 수정안에도 그대로 유지됐다. 다만 원안에서는 90명(상임위원 5명, 민간 43명, 공무원 42명)으로 출발해 필요에 따라 시행령 개정을 거쳐 120명까지 늘리게 되어 있던 것을, 수정안에서는 ‘6개월이 경과한 날로부터’ 늘릴 수 있도록 규정해 별도의 시행령 개정이 필요 없도록 했다.

이 같은 수정안의 내용은 특조위와 유가족들이 주장해온 ‘전면 철회’ 요구를 수용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핵심 쟁점인 ‘공무원 파견 기조실장에 의한 조직 장악’ 우려에 대해서는 전혀 손을 대지 않은 것이다. 결국, 조대환 여당 추천 부위원장이 맡게 되는 사무처장 아래에 정부부처 파견 공무원이 기조실장 자리를 차지해 전체 업무를 총괄 조정하는 반면 각 소위원회 위원장은 허수아비로 전락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한 ‘안전사회 대책’과 관련해서도 4.16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것으로만 한정시킨 원안의 내용을 그대로 유지해 특조위와 유가족이 주장해온 ‘특별법 입법 취지’와 동떨어졌다는 비판 역시 그대로 남겨지게 됐다는 지적이다.

▲ 입법예고된 특별법 시행령 원안(3.27)

▲ 법제처에 전달된 특별법 시행령 수정안(4.22)

해수부는 당초 지난달 27일 시행령안을 입법예고하고 이달 9일 차관회의를 거쳐 14일 국무회의에 부칠 예정이었지만 특조위와 유가족의 반발로 입법 일정을 미뤄 왔다. 특조위는 지난 27일부터 정부의 시행령안 폐기를 위한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며 광화문에서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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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조위는 이번 시행령 수정안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광화문 농성장에서 연 긴급 회의에서 특조위원들은 해수부가 제대로 된 협의 한 차례 없이 수정안을 일방적으로 강행 처리하려 한다며 강력히 성토했다. 또 이 정도의 수정안이라면 결코 수용할 수 없으며 대통령 결단을 요구하는 노숙농성을 이어간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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