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정부는 청년들의 중동 해외취업 추진과 중남미 원격의료시장 진출 등을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순방 성과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해왔다. 그런데 뉴스타파가 정부의 보도자료를 검토한 결과, 제대로 준비도 안 된 사업을 성과라고 포장하거나 부풀려 홍보한 사실이 확인됐다.

대한민국의 청년이 텅텅 빌 정도로 한 번 해보세요. 다 어디 갔냐고, ‘다 중동 갔다’고. -중동 4개국 순방 후/제7차 무역투자진흥회의(2015.3.19.)

중동, 중남미에서 우리 청년들이 해외창업과 기술전문직 분야에 활발하게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는데, 앞으로도 우리 청년들이 과감히 해외시장에 도전할 수 있도록… -중남미 4개국 순방 후/경제 5단체 초청 해외진출성과 확산 토론회(2015.5.12.)

박근혜 대통령의 순방 직후 정부는 부랴부랴 교육부, 고용노동부 등 7개 부처가 참여하는 청년해외진출 TF를 구성했다. 구체적으로 중동에는 해외연수와 연계시킨 청년취업을 늘리고, 중남미로는 청년 창업팀을 보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뉴스타파가 확인한 결과 정부는 정작 청년들을 중동의 어느 나라, 어느 분야로 보내야 할 것인지도 아직 파악하지 못한 상태였다. 겨우 기초 수요조사 단계였다.

당장 내년부터 향후 10년간 90개 창업팀을 진출시켜 최대 180명의 청년 인력을 보내겠다는 내용의 중남미 청년창업진출계획도 이제야 창업팀 수요조사 계획을 세우는 단계였다. 결국, 청년들에게 중동과 중남미에 진출하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은 사전에 철저한 준비 없이 성급히 발표된 말 잔치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셈이다.

국내에서 거센 반발에 부딪혀 사실상 표류 중인 원격의료사업도 중남미 순방에 맞춰 중요한 수출전략 산업으로 포장됐다. 정부는 이를 ‘의료 한류’라 칭하며 원격의료를 세계로 수출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이에 발맞춰 청와대는 중남미 원격의료시장규모가 12조 원이라 추정한 GSMA(세계 이동통신 사업자협회)자료를 인용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이 수치 안에 어떤 의약품이나 기기, 서비스가 포함돼 있는지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게다가 뉴스타파가 확인한 GSMA의 또 다른 보고서는 중남미 모바일 헬스 시장의 규모가 2017년에야 16억 달러(1조 7천억 원)에 이를 것이로 추정했다. 정부가 선전한 중남미 원격의료시장규모 12조 원에 비하면 10분의 1에 불과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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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순방국가와의 미래 교역규모 목표치를 설정해 이것 역시 해외순방의 성과처럼 홍보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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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보도자료 어디에도 해당 순방국가와의 교역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은 찾아볼 수 없었다. 특히 영국과는 2020년까지 양국 간 교역 및 투자를 지금의 2배 규모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담당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의 관계자조차 “2020년 정도 됐을 때 2배 정도 됐으면 좋겠다 그렇게 생각하고 잡은 것” 이라 답했다.

구체적 근거가 있는 목표치가 아니라 사실상 희망 사항이었다는 말이다. 이에 대해 명지대 경영정보학과 김호균 교수는 “미래의 교역규모가 국가가 목표를 설정한다고 해서 달성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수출하고 수입하는 것은 민간 기업의 일인데 이것을 정부의 치적으로 보기엔 궁색하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의 해외순방에 맞춰 과장되고 부풀려진 순방 성과들이 보도자료를 통해 배포됐고, 언론은 이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대통령의 치적으로 확대 재생산했다. 대통령의 이른바 “순방 쇼"가 무분별하게 내놓은 각종 성과와 목표들을 청와대와 정부가 앞으로 어떻게 주워담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