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종교인들이 청와대 앞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민주공화국의 헌법체계를 부정할 정도의 지나친 종교적 신념의 표현들이 정교분리 원칙과 공직자 종교중립 의무를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다”며 황 후보자 지명 철회를 청와대에 요구했다. 여기에는 불교와 천주교, 원불교, 개신교를 망라해 28개 종교단체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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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후보자의 종교관이 대체 어떻길래 이처럼 논란이 되는 것일까?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 2007년 샘물교회 신도 23명이 여행제한지역인 아프가니스탄에 갔다가 탈레반에 납치돼 2명이 살해됐을 때였다. 이를 계기로 무리한 선교활동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갈 무렵, 황 후보자는 자신의 블로그에 아프간을 ‘영적으로 죽은 나라’로 폄훼하고 “최고의 선교는 언제나 공격적일 수밖에 없다” “선교에는 위험이 따를 수밖에 없다”는 글을 올렸다. 자국민의 생명이나 다른 나라에 대한 존중보다 종교적인 측면을 더 중시하는 사람이 과연 총리로 적합한가 하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황 후보자가 2012년에 발간한 책에도, 공직자의 중립성이 우려되는 대목들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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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법원이 교회 직원을 근로자로 본 것에 대해 ‘심히 부당하다’ ‘조속히 시정돼야 한다’고 서술했고, 특히 종교인 과세와 관련해서는 법원 결정이 “지극히 잘못됐다” “비난을 면할 수 없다”며 사법부를 강도높게 비난했다.

이같은 태도 때문에, 만약 황 후보자가 총리가 된다면 내년 1월1일부터 시행할 예정인 종교인 소득에 대한 원천징수 시행령이 과연 계획대로 이행될지 의문이다.

황 후보자는 사법연수원 시절에 야간 신학대를 다녔다. 그리고 자신이 다니는 교회 홈페이지에는 지금도 전도사로 소개돼 있을 정도로 독실하다. 검사 시절에는 지역에 부임하면 그 지역의 기독교 모임에 참석했다.

관련 사진을 보면, 플래카드에 ‘성시화 운동본부’라는 용어가 등장한다. 황 후보자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것이 종교적 편향성을 드러낸다고 주장한다.

이명박 서울시장이 서울시를 하나님께 바치겠다… 이것이 ‘성시화’인데요… 이런 것처럼 각 지역에서 기독교 신자인 엘리트들이 자기의 영역을 신에게 바치겠다는 선서를 하는 거예요 - 김진호 제3시대 그리스도교 연구소 연구실장(목사)

그러나 황 후보자를 지지하는 개신교측은 종교 용어를 확대 해석하지 말라고 주장한다.

불교에서는 불국사라고 있잖아요. 불국. 불교의 나라를 만든다는 불국이라는 말도 있잖아요. 겉으로 드러나는 문자적인 것을 가지고 예단할 게 아닙니다. - 김철영 세계성시화운동본부 사무총장(목사)

황교안 후보자의 이른바 ‘재소자 교화’ 발언은 위법 논란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국내 유일의 민영교도소를 운영하는 재단법인 ‘아가페’의 소식지에 2004년 황교안 후보자가 기고한 글을 보면, “재소자들을 기독교 정신으로 교화해야 한다” “높은 재범률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복음 뿐이다” “전국의 재소자들을 주님께 인도해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당시 황 후보자는 검찰 간부면서 동시에 아가페 재단 이사를 맡고 있었는데, 이 발언을 한 2004년엔 아가페가 법무부로부터 민영교도소 운영자로 선정된 상태였다. 따라서 재소자에게 특정 종교를 강요해서는 안된다는 법 조항에 대해 명백한 위반 의사를 천명한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장차 민영교도소 운영이 예정돼 있는 특정 재단 소식지에 검찰 고위공무원 신분으로 글을 쓰면서 재소자들을 기독교 믿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민영교도소의 법 취지에도 어긋나고 소위 말하면 법에서 금지하는 것을 교사하는 행위이다. - 강문대 변호사

당사자인 황 후보자는 이같은 '종교 편향성 논란'에 대해 “잘 준비해서 국민들이 걱정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종교와 이념을 아우르고 포용해야 하는 국무총리 자리에 과연 적합한 인물인지, 또 청문회를 통해 국민들의 우려가 해소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