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일했던 여성 노동자가 또 다시 숨졌습니다. 32번째 희생입니다. 지난 97년, 19살에 삼성반도체 온양 공장에 입사해 6년 동안 일했던 고 이윤정씨. 2년 전부터 악성 뇌종양 판정을 받고 투병해 왔습니다.

[김현주 단국대 산업의학과 교수] “이윤정씨는 반도체 칩을 고온에서 테스트하는 업무를 했었습니다. 이 업무 과정 중에 침이 탔을 때 검은 먼지나 휘발성 유기화합물에 노출될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고 이윤정 시어머니] “아무리 눈물을 안 흘리려고 해도 지금 한창 엄마 품안에서 크고, 엄마 손이 많이 갈 텐데...”

서른 두 살 한 나이에 세사응ㄹ 떠난 이윤정씨. 그녀에게 남겨진 8살 아들과 6살 어린 딸은 아직 엄마가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실감하지 못합니다.

“대기업 삼성에 입사한 죄밖에 없습니다. 대기업 삼성에 입사해서 조금 더 나은 미래를 꿈꾸었던 것이 철전지 한이 되어 지금은 시신으로 돌아왔습니다.”

시민단체 반올림에 따르면 지난 95년 이후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일했던 경력이 있는 노동자 가운데 백혈병 등 중증 질병에 걸린 사람은 모두 80여 명. 이 가운데 지금까지 32명이 숨졌습니다.

이윤정씨를 포함해 숨진 이들은 악성 뇌종양과 백혈병 등 희귀병을 알아왔고 대부분 20-30대 젊은 나이에 발병해 사망했습니다.

[정희수 고 이윤정 남편] “어떤 일을 했었나, 궁금했어요. 제가 우리 집사람이 어떤 일을 했는지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니까. 전화를 걸어 가지고 이윤정씨가 몇 년도 몇 년도 입사를 했고, ‘근데 집사람이 어떤 일을 했어요?’ 하니까 하는 말이 무조건 자기네들은 깨끗한 사업장 지금하고 그때하고는 좀 다르겠지만 지금은 무지하게 깨끗하겠죠. 아무 이상 없다. 진짜 아주 완벽한, 깨끗한 사업장이니까. 저보고 사장님이라고 하면서 오시래요.”

[김현주 단국대 산업의학과 교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버스를 타고, 다 같이 상경을 합니다. 다 같이 상경을 해서 한 5년 정도 어떤 유해물질에 노출이 되는지 알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일을 하다가 결혼과 동시에 퇴직을 하고 결혼 수년 후에 발병을 해서 나타나는데요.”

더구나 삼성 측은 이 사안이 사회적 문제로 확산되는 것을 막는데 급급했다고 유족들은 말합니다.

[정희수 고 이윤정 남편] “자기네들을 그거죠. 한마디로. 자기네들이 도와줄 테니까 시미단체들하고는 연락하지 마라. 그거였죠. 오로지 취지가.”

[이종란 노무사] “삼성이 어떻게 알았는지... 어떻게 감시하고 어떻게 알았는지 몰라도 그 (고) 황유미씨 아버님한테 사회단체 사람들 만나지 말라. 우리가 한 10억 해드릴 수 있다. 이런 이야기를 했었어요. 집에까지 와서 계속 돈 받아라. 우리가 이 돈을 해드릴 수 있을 테니까. 이제 그만 하시라. 이런 식으로 삼성이 계속 회유를 해왔었고요. 집요하게, 그것이 단지 한 피해자 가족한테만 일어난 게 아니라 아주 여러 명의 피해자 가족한테 비슷한 일들일 발생을 했고요.”

그러나 삼성 측은 산재가 아닌 개인 질병으로 치부하며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이종란 노무사] “올해 2012년 2월 달에 발표가 됐거든요. 그때 발표된 것은 반도체 가공라인뿐만 아니라 조립라인에서도 가공과 조립라인 모두에서 벤젠, 포름알데히드, 방사선 등이 부산물로서 발생을 한다.”

[삼성전자 홍보실 부장] “이때까지 뉴스나 이런 쪽에서 얘기를 쭉 많이 했고, 또 해왔었는데 상당히 사회적으로 자꾸 논란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오늘 지금 그 박 기자님이 말씀하시는 이윤정씨와 관련해서는 고인의 명복을 저희들이 비는 것 외에는 따로 인터뷰를...” (그럼 공식 입장은 전혀 없는 겁니까? 명복을 빈다는 것 외에는요?) “네. 전혀 없다고 그러면 이상하지만요. 그, 고인이 되셨는데 무슨 공식입장이라는 게 좀 이상하고요. 여하튼 박 기자님 죄송한데 인터뷰는 저희가 죄송하지만 정중하게 사양을 할게요.” (이렇게 말씀 안 하시면 무책임하다는 느낌도 들 텐데요?) “아이고 뭐 말해도 무책임하다고 하실 겁니다.”

지난 2008년. 악성 뇌종양 판정을 받은 35살의 한혜경씨. 그녀 역시 19살에 산도반도체 기륭공장에 들어가 6년 동안 일했습니다.

[한혜경 삼성반도체 노동자 출신 뇌종양 환자] “냄새요? 냄새 나는데. 하루종일 그 냄새, 화학물질 냄새죠. 안 좋은 냄새. 기분 안 좋아요.” (그 냄새하루종일 맡았던 거예요? 일할 때?) “그냥 코에 배어있다 그래야 되나? 그냥 냄새 나서 나는구나, 그냥 코에 달고 살아요.”

뇌 수술을 받아야 했고 이젠 혼자서는 거동을 하지 못합니다. 결국 1급 장애인이 됐습니다.

[한혜경 삼성반도체 노동자 출신 뇌종양 환자] (예전엔 되게 쉽게 하던 걸 이제는 힘들게 해야 되네요?) “예.” (어때요. 좀 화나고 그러진 않아요?) “화나죠. 화나는데. 이게 내 팔자잖아요. 그러니까 받아들여야지. 그냥 그렇게 받아들이면서 살아야죠.”

[김시녀 한혜경씨 어머니] “뭐가 팔자야. 팔자는. 억울하면 억울한 만큼 보상을 받아야지. 억울한 만큼 싸워야지. 엄마는 끝까지 싸울 거야. 오늘 아주 하는 행위(삼성본관 정문에서의 고 이윤정씨 영결식 거부) 들어보면 더 괘씸해서라도 엄마는 끝까지 싸울 거야.”

꽃다운 나이에 병실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혜경씨. 그녀의 소원은 아주 소박했습니다.

[한혜경 삼성반도체 노동자 출신 뇌종양 환자] “나아서 제일 먼저 하고 싶은 거는 엄마랑 마트 가고 싶어요. 무료 식품 코너도 가서 먹어보고 싶고요. 이것저것도 사고.”

[김신범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산업위생실장] “(삼성반도체 공장의)클린룸을 보면 제품에 대한 예의는 아주 잘 갖춰져 있지만, 그 안에 사람에 대한 예의가 없는...장애인 되고... 한혜경씨는 자기를 바보라고 부르죠? 바보가 되고... 꿈이 엄마랑 쇼핑가는 게 꿈인... 아주 일상적인 행복들을 그런 식으로 빼앗겨도 되는가, 에 대해서는... 글쎄요, 그건..”

이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장애인이 되고 또 숨져가고 있지만 이들 가운데 직업병으로 인정받는 경우는 극히 적습니다. 한혜경씨도 직업병 인증을 위해 삼성 측과 힘겨운 소송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종란 노무사] “삼성은 정말 아주 오만하고 나쁜 기업이죠. 아주 악덕 기업이고 그런 말로도 다 표현하라 수 없을 만큼 나쁘다고 생각을 해요. 이렇게 많은 피해자들이 죽고 질병에 걸렸는데 어떻게 단 한 마디도 자기들이 ‘사회적인 책임을 지겠다’ 내지는 ‘유감을 표명한다’ 이런 얘기라도 안 하는지 정말 용서할 수 없는 기업이다. 이렇게 생각이 들고.”

[삼성전자 홍보실 부장] (공식입장은 전혀 없는 겁니까? 명복을 빈다는 것 외에는요?) “네. 전혀 없다고 그러면 이상하지만요. 그, 고인이 되셨는데 무슨 공식입장이라는 게 좀 이상하고요. 여하튼 박 기자님 죄송한데 인터뷰는 저희가 죄송하지만 정중하게 사양을 할게요.” (이렇게 말씀 안 하시면 무책임하다는 느낌도 들 텐데요?) “아이고 뭐 말해도 무책임하다고 하실 겁니다.”

몇 년 전 대대적으로 전파를 탔던 삼성의 광고. 그러나 이 광고와는 딴판인 현실.

삼성이 감추고 싶은 진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