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der_election

(3월1일, 일부 내용이 보강됐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가 최종 대선 후보를 선출할 때까지 경선 후보간에 10차례에 걸쳐 토론회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탄핵 전 한 차례를 포함해 총 9차례의 합동토론회를 하겠다고 밝혔다가 문재인 전 대표를 제외한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 등 나머지 경선후보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탄핵 심판 전에 인터넷 매체 토론회를 한 차례 더 포함시킨 것이다.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측은 지상파TV 토론을 포함해 탄핵 심판 전 토론회를 더 늘려야한다고 반발했다. 두 후보 측은 그동안 “이번 경선이 깜깜이 선거가 될 우려가 있다”며 당 선관위의 방침에 반발해 왔다.

특히 이재명 성남시장과 최성 고양시장 측의 반발이 심했다. “당 선관위가 규정도 어기고 약속도 어기고 있다”는 것이다. 이재명 시장은 지난 25일 “탄핵 전 3번을 포함해 11~12번으로 논의되던 토론회가 9번으로 줄었고 탄핵 전 토론도 1번으로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민주당 선관위는 "탄핵심판을 앞둔 엄중한 시국에 토론회를 자주 개최하면 마치 민주당이 집권에만 관심을 두는 것처럼 비쳐 부담이 된다”는 입장이다. 줄곧 여론조사 지지도 선두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후보 측은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 민주당 대선 예비경선에 등록한 후보는 문재인과 안희정,이재명, 최성 등 모두 4명이다.
▲ 민주당 대선 예비경선에 등록한 후보는 문재인과 안희정,이재명, 최성 등 모두 4명이다.

그렇다면 민주당 선관위는 과연 당규를 어긴 것일까?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월 24일 제 19대 대통령선거후보자 선출규정을 마련해 발표했다.  이 규정의 제 12조에는 합동토론회에 대해 이렇게 정하고 있다.

제12조(합동토론회) ①선거관리위원회는 예비경선후보자 등록 전에 예비후보자간 합동토론회를 개최하여야 한다. ②합동토론회의 실시방법과 횟수 등은 선거관리위원회의 의결로 정한다.

민주당의 예비후보자에 등록한 사람은 문재인,안희정,이재명,최성 등 모두 4명으로 등록은 지난 2월15일 마감됐다. 예비경선후보자 등록은 탄핵 인용 다음날로 예정돼 있었다. 당규에 따른다면 민주당은 탄핵 인용 전에 합동토론회를 개최해야 한다. 지난 2월 13일 당 선관위는 전체회의에서 “토론을 가능한 많이, 길게 하겠다”는 원칙을 마련했다.

[참고]민주당의 예비후보자와 예비경선후보자, 예비경선과 경선 예비후보자로 등록하면 제한된 범위 내에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다. 예비후보자로 등록하려면 민주당의 경우 5천만원의 기탁금을 내야한다. 예비후보자가 예비경선에 나가기 위해서는 예비경선후보자에 등록해야한다. 민주당은 이번 19대 대선에서 예비후보자가 7명 이상이 될 경우 예비경선을 실시하기로 했다. 예비경선을 통과하면 다시 본경선 후보자에  등록해야한다. 본경선 후보자에 등록하려면 기탁금 3억 5천만 원을 내야한다.

예비후보자 등록이 끝난 뒤 안희정,이재명,최성 3명의 예비후보는 당규에 근거가 마련된 ‘예비후보자간 합동토론회’ 개최를 줄기차게 요구했다. 합동토론회를 열지 않는 것은 19대 대선후보자 선출규정 제12조를 위반하는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그런데 민주당 선관위는 지난 2월 24일에서야 예비후보자간 토론회 일정을 발표했다. 탄핵 전 1회가 포함된 총 9회의 토론회 일정이었다. 예비경선후보자 등록 예정일 이전에, 즉 탄핵 전에 예비후보자간 합동토론회를 1회 열도록 했으니 당규 위반은 가까스로 벗어난 셈이다.

그러나 ‘예비후보자간의 활발한 토론을 최대한 보장한다’는 당 선관위의 원칙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결정이었다. 결국 이재명 시장 등 다른 예비후보자들의 요구를 민주당 선관위가 수용해 탄핵 전에 1차례 더 토론회를 개최하는 것으로 토론회 일정이 확정됐다.

사실 합동토론회는 열릴 기회가 있었다. 지난 2월12일 광주에서 더불어민주당 전국광역의원·기초단체장협의회 주최로 대선후보 초청 합동토론회가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당시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가 불참하겠다고 통보하면서 토론회는 취소됐다.

물론 이 토론회는 민주당 선관위가 주최하는 토론회가 아니기 때문에 당규에 규정된 예비후보자간 합동토론회라고 볼 수는 없다.

일각에서는 이번 민주당 대선 경선의 예비후보자가 4명이어서 예비경선이 치러지지 않기 때문에 예비후보자간 토론회는 하지 않아도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 않더라도 당규 위반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 2012년 제 18대 대통령선거 때는 민주당의 예비후보자가 8명이어서 5명을 뽑는 예비경선을 실시했고 예비후보자간 합동토론회가 2회 열렸다.)

그러나 예비경선이 없더라도 예비후보자로 등록했으면 토론회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민주당 선관위의 입장이다.

민주당 선관위의 양승조 부위원장은 “예비후보자간 합동토론회를 열지 않는 것은 당규위반이라는 일부 예비후보자들의 지적은 일리 있는 말”이라면서 “선관위도 그래서 후보들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라고 밝혔다. 예비후보자간 토론회 기회를 많이 가져야 지지자와 당원들에게 검증기회를 폭넓게 제공할 수 있다는 게 선관위의 입장이라는 것이다.

양 부위원장은 “이미 대선 관련 당규를 제정할 때부터 예비후보자간 토론회를 상정해서 기탁금 5천만 원을 수익자 일부 부담 원칙에 따라 받은 것”이라고 설명하고 “예비후보자로 등록했으면 예비 경선이 없더라고 토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본경선 후보자 등록은 탄핵이 인용된 후에 받을 예정인데 그 이후의 토론회는 예비후보자 4명이 모두 참여하는 것은 아니고 추가 기탁금을 내고 본경선 후보자에 등록한 사람만 참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즉, 탄핵 전에 진행될 2차례의 토론회는 당규 12조에 규정된 예비후보자들의 토론회이고 그 이후에는 열리는 토론회는 본경선 후보자들의 토론회라는 것이다.

결국 토론회를 둘러싼 논란은 민주당 선관위가 당규와 원칙대로 조기에 토론회 일정을 마련했으면 발생하지 않을 논란이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양 부위원장은 ‘탄핵 전에 토론회를 많이 하는 것이 탄핵에 집중해야 한다는 여론과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많아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취재:최기훈 조현미